[2023 인문 다큐 영화제] 소리꾼 윤석기

[2023 인문 다큐 영화제] 소리꾼 윤석기 - 히판소리 [Hip; 한소리]

관악구 청년 소리꾼 윤석기의 삶의 순간들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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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관악구 신림동에서 30년째 거주 중인 소리꾼 윤석기입니다 
판소리는 10살 때부터 하게 됐는데 바둑을 두다가 자연스럽게 소리를 하게 된 특이한 경우입니다 
바둑 사범님의 어머니가 인간문화재 성우향 선생님이셨습니다 
바둑 학원도 신림동에 있었고 판소리 학원도 신림동에 있었습니다 
근데 선생님이 작고 하시고 난 후에 판소리 학원이 없어져서 좀 씁쓸해요 
무형문화재 제5호 김세종제 춘향가 이수자를 2007년도에 최연소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영화, 연극, 뮤지컬, 한국무용, 현대무용 등등 다양한 분야, 장르에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비드 사태가 일어났을 때 2년치 공연이 다 취소가 됐어요 그래서 먹고 살기가 너무 막막한 거예요 
월세도.. 밀린 상태였고 그러다가 부모님이 요식업을 하시고 은퇴를 하셨는데 부모님께 여쭤뵙고 요식업에 뛰어든 케이스고 현재는 삼겹살집을 하고 있어요 

얼씨구 이 놈이 어떤 놈인고 하니 예나 지금이나 전통과 현대를 마구마구 넘나드는 놈이라 또 한 번 전통과 현대를 사부작 사부장 넘나들어 보는데 이번에는 댄스 필름을 찍는다 허여 작당 모의를 허여 보는데 (내레이션)

그래서 이제 보면 내가 정인이 바디 코디네이션이나 신체 조정 방식이나 이런 거를 또 생각을 하면서 음악을 만들었고 
그런데 처음부터 뭐 아니리는 괜찮다고 해도 그 박을 일정하게 맞춰주는 게 좀 필요해 
조금 더 네가 좀 더 디테일하게 접근을 해야 돼 

저는 무용가이면서 그리고 음악가인 김재덕입니다 
윤석기란 친구도 워낙에 전반적인 예술에 다양한 예술에 대해서 되게 관심이 많았었으니까 저 같은 경우도 그랬고 좀 더 깊이 대화하고 나누다 보니까 지금까지 인연이 된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들어봐 봐 확실히 네 목소리가 워낙에 저음이 강하니까 좀 와일드한 느낌이 날 수 있게했어 그러면서도 팝적인 느낌이 같이 융합될 수 있는? 
일단 한 곡은 갖고 왔거든 스케치로? 
응 해봐 그러면
우물가 두레박소리 얼른 듣고 나설 적에 한 손에 지팡이 짚고 더듬더듬더듬더듬 
근데 지금 네가 지금 박자를 맞추고 있는 거야? 
응 맞추고 있는 거야 지금 
그러니까 내 입장에서는 박자를 맞추는 것처럼 안 들려  완전 다 엇박같이 느껴지고 
다음 원(one)에는 그래도 맞아야 돼 
우물가 두레박소리 지팡이 짚고 더듬더듬더듬더듬
아니야 
아이고 쉽지 않은 길이라 (내레이션)
얼른 듣고 나설 적에 한 품에 아이를 안고 내 자식 몸에겐 늘 참아구해 
원(one)
봐봐 원이 안 되잖아 
심! 심! 
그러게 이놈아 도전이 쉬운 줄 알았드냐? (내레이션)
전반적으로 아까 한 말하고 내가 할 말이 똑같아 
아 그러니까 이게 장단을 무시하고 하면 또 8카운트에 맞추면은 
아니 왜 그게 장단을 무시하는 거야 
그니까 전통이 가지고 있는 장단을 말하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음악에 있는 이 MR 장단 여기 있는 장단에 니 판소리의 워드를 사용을 하라는 거지 
근데 거기서 전통이 어느 정도 뭐 피해가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피해는 아닌데 이게 장단이니까 열두박이거든? 
근데 열두박을 내가 지금 형이 말한 8카운트에 맞추려니까 안 맞아서 일단 중중모리는 포기하고 8카운트에 지금 내가 
그러니까 그럼 중중모리나 이런거를 거기에서 있는 장단을 생각하지 말고 여기에서 주는 장단에서 니가 최대한 맞춰보라고 하는건데 그게 왜 즉흥적으로 안돼? 지금 니가 가지고 있는 그 워드 가지고 
그냥 틀어줄 테니까 화장실 갔다 올 테니까 들어봐 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네가 한번 답을 한번 찾아봐 봐 
아이고. 이놈아. (내레이션)

일단 협업이란 자체는 일단 왜 어렵냐면 우리는 완벽한 소통을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일로써도 소통을 해야 되니까 
거기다가 또 추상적인 어떤 요소가 들어간 예술을 하다 보니까 그게 더 어려운 거예요 
거기에 전통이라는 구두 전수 혹은 전수를 통해서 받은 대한민국의 전통 예술가들과 또 일한다는 건 진짜 어렵죠 
모든 것을 현대적으로 현대적 사고를 통해서 앞서가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고 그리고 전통하는 사람들은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란 말이에요 
대화 자체가 같은 언어를 사용해도 또 다르게 표현될 수밖에 없거든요 
서로 깨달았을 때는 너무나 행복을 주지만 끝도 없이 깨닫지 못할 때는 너무나 힘들게 그 시간을 갖고 가야 되는 순간들이 많아요 

작곡된 음악을 받고 그 음악에 맞는 판소리 대목을 찾는 게 제일 힘들고요 
작곡된 음악을 하다 보면 전통 판소리의 장단을 무시하고 버려야 되는 거죠 그리고 그 버리는 순간 굉장히 힘든 경우가 있고 그런데 거기서 또 깨닫는 게 있어서 그 찰나의 순간을 되게 즐기는 거 아닐까 그래서 너무나 힘이 들지만 그래도 그 힘이 든 만큼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보슬보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첫 연습에 가는 저놈 맵시 좀 보소 돌덩이 같은 몸을 이끌고 연습실을 가는 디 (내레이션) 
이리 오너라 
아이고 저 속알머리 없는 놈(내레이션)

그 안무가님하고 대화를 하면서 관악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됐는데 누후된 주택들도 많고 고령층이나 젊은층 연대에 대한 필요성 그리고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작품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댄스필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요 내가 가장 크게 생각하고 있는 키워드는 일단 소통의 부재야 감정의 폭발력 이런 것을 조금 더 사용해서 그것을 조금 더 쉽게 전달한다 가 가장 큰 목표가 될 것 같아요 
음악은 뭐 재덕이 형이 작곡을 해서 석기랑 1차 녹음을 내가 오늘 받았어 아아 
소리가 이제 아쟁 연주를 맡아서 해주고 수어나 제스처적인 움직임을 기반으로 
일단 대목은 심봉사가 심청이 업고 젖동냥한 대목 들어보고 의견을 나누는 걸로 하자고 
네 두둥 마음에 안 들 수도 있잖아 두둥  음악을 일단 들어봐야지 두둥 한번 음악부터 들어볼게요 
네 좋아요 
(음악)
어째 분위기가 요상스럽겄다 (내레이션)
소리가 들어오면서 조금 더 감정이 오르락내리락 해야 되는데 
저저저저 얼굴 좀 펴라 이놈아! (내레이션)
감정에 플러스가 되는 느낌이 아닌.. 그러니까 조금 더 공감이 쉬우면 좋지 
그럼 아예 곽 씨 부인 죽는 대목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사뭇 아람이 차 놓으면 울도 못하고 뛰고 미치는 법이었다 그러니까 에너지는 주는 거지 
아이고 우리 곽 씨가 죽었소 아이고 동네 사람들 
세세한 것까지 살아있는 거구나 그치 다 있지 
얼쑤(내레이션) 
좋은 거 같은데? 응 오우 지금 갑자기 거만해지는 느낌
아까보다는 훨씬 나은 거 같은데 그치 너도 그러냐? 소름 돋았어 오우 진짜로 하하하 
그렇게 하고 그러면 이 대목 가지고 소리가 아쟁을 좀 즉흥으로 연주해줘 MR을 틀어줄게요 
해보고 느낌 봐서 이제 우리가 정말.. 
한참을 소리하고 보니 딱 들어맞는 대목이 정해지는지라 이놈들이 신명나게 판을 한번 벌려보는디 (내레이션)
 아따 소리 좋다  역시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내레이션) 

저는 현대무용가 이어린입니다 전통예술을 정말 사랑하는 예술가의 입장에서 전통의 재창조는 현대적 맥락에서 부활시키는 거라고 저는 봐요. 
우리 전통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존중하는 그런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이런 시도들은 새로운 세대들에게 전통과 연결되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하죠 이
런 것들이 문화적 연속성을 유지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제가 판소리 학사를 마치고 그리고 연극학사 및 석사 연극을 하면서 느낀 점이 뭐냐면 이해시키다 보니까 끝이 나더라고요 
현대무용이 좋은 점은 굉장히 추상적인 게 있거든요 굳이 설명을 안 해도 이해가 될 수가 있거든요 
판소리를 이해시키기보다는 추상적으로 한다? 내 소리로 춤을 춘다? 이런 느낌으로 표현을 해서 굉장히 재밌어요 
힘들지만 불현듯 찾아오는 이런 쾌감? 이런 느낌에 굉장히 즐기고 또 즐기는 것 같아요 

정인이랑 통화했어 어? 정인이랑 통화했어 얘기 좀 들었어 
느낌 안 온다지? 그래서 내가 심봉사가 자기 마누라 죽고 자탄하는 대목을 선생님 것도 보내주고 내가 들려줬는데 좋대 
뭔데? 그게 뭔데? 
심봉사가 자기 마누라가 죽게 생겨서 약을 지러 한약방 갔는데 그 사이에 곽씨 부인은 죽었던거야 근데 이 사람은 안보이잖아 그래서 약을 지어서 먹이려고 하는데 움직임이 없어 그리고 숨을 안쉬고 그때부터 오열을 하고 실성발광으로 미치는데 그거를 표현한 대목 
강렬하네 잠깐만 그 느낌만 보자 
심봉사!(판소리)
괜찮은 것 같아 
괜찮아? 
응 그러니까 나도 그 저번에는 너무 욕심을 부렸던 것 같아 너무 박을 너무 그니까 컨타이즈를 하려고 너무 애를 썼던 것 같은데 문제는 그런 게 아니었던 것 같아 
근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네가 이 음악을 이해해서 가져온 대목이라는 거야 
응 맞아?
이 대목이 맞는 것 같아 박자 쪽 한번 잠깐 가볼까? 
오케이 
약지러 갔다오니 그새에 죽었네 
오케이 좋은 것 같아 녹음 들어가 볼게 녹음 들어가 볼게 오케이 괜찮은 것 같아 오케이 느낌이 오는 것 같아 넌 어때? 
와요 
와? 오케이 
그분이 와요 
오케이 오케이 좋아
이거 아니리도 뭐냐 약간 각색해서 선생님이 알려준 거에서 약간 더 극적인 글로 바꿔서 
여보 마누라 인명은 제천, 하늘의 뜻인데 사람이 병든다고 다 죽을까나 
근데 여기에 약간 연극적으로 더 풀어서 대사를 넣었어 어려운 말은 조금 들어가 어려운 말 
상당히 현대적 작업이네 
그새에 죽었네 어때? 좋아요 피크 안 뜨죠? 
어, 안 떠요 더 다이렉트 말고 뭉그러지게 뭉그러지게 네 뭉그러지게 뭉그러지게 자, 가볼게요 
심봉사 아무런 줄 모르고 여보 마누라 죽을 줄 알았으면 약 지러도 가지 말고 마누라 

그가 가지고 있는 전통적 본인들의 관점을 들어보는 거예요 그런 소통을 통해서 저도 그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저도 배우고 그러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현대적 사고를 하나하나 끼워 맞춰나가기 시작해요 그리고 끼워 맞춰나가기 시작하다 보면 여기서 정말 재밌고 파생시키고 싶은 어떤 점이 생겨요 포인트가 생겨요 이때 그 포인트가 작품의 컨셉이 되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영감을 운동할 때나 아니면 대중교통 이용할 때 아니면 여가 시간에 음악을 항상 들으며 받는 편인데 이번에는 작곡된 곡을 계속 듣다가 순간 생각이 나는 판소리 대목이 있어서 판소리 대목을 바꾸게 됐고 다시 재배열해서 재편성해서 굉장히 색다르게 한번 메고 끊음을 이용해 본 것 같아요 

워따 이놈 걸음걸이 한번 그냥 아주 관악구 터줏대감도 이런 터줏대감이 없는지라 (내레이션) 
엄마 물티슈 왔어 
어, 아들 거기다 잘 둬 
헌디 윤 사장 얼굴 표정 좀 보소 
엄마 
어 
쌈장 시켜 놓은 거 어디 있어? 
아빠가 쌈장 만들었는데 
상추는? 엄마, 상추는? 
상추? 아빠가 배추 사왔는데 
손님들은 상추를 찾는다고 했잖아 
봐봐, 엄마 쌈장을 사놓으면 왜 이렇게 짜게 된장으로 만들어놓냐고 - -
아서라, 이놈아 어머니에게 하는 모냥 보소 (내레이션) 
정성이 얼마나 들어간 줄 아냐? 세상에 거기에 시골 된장도 넣고 막 그랬다, 양념 젊은 친구 맛있게 해준다고 
아 왜 아귀찜 할 때 비싼 된장을 만들어 놓냐고 
무겁디 무거운 마음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내레이션)

가게는 저희가 한 40년간을 이제 우리 석기 아빠랑 저랑 운영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성공한 케이스예요 고생도 많이 했고 
자꾸만 우리 아저씨는 옛날 것을 고집을 하고 우리 아들은 요즘 거, 젊은 취향에 맞는 걸로 하려고 하니까 자꾸만 아빠하고의 그런 의견충돌이 난다 
뭐 된장 하나도 옛날 것을 방식을 고집을 해요 요즘 젊은 층은 그렇게는 안 먹는다 그래도 이제 아빠는 고집을 또 부리는 거에요 내가 40년 동안 요식업계에 이렇게 종사한 사람인데 내가 왜 모르겠냐 하고 아빠하고 석기하고 의견 충돌이 많아요 
장사도 중요하지만 나는 우리 아들이 우리 것을 잊지 않고 자기가 하는 목표가 있으니까 소리끈 윤석기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부모님 눈에는 제가 모자라죠 부모님이 어느 순간 제 가게를 지배를 하시고, 잘하고 싶은데 부모님 눈에는 성이 안 차고, 저는 거기서 갈등이 생기는 거죠 

왔니? 
어 죽것다 야 손님이 없다 
없어 아니 옆에 가봐 여기도 삼겹살집, 저기도 삼겹살집 가봐 상추 안주는 삼겹살집 봤어? 전세계에서 여기가 최초야 
또 시작이네 또 시작이야(내레이션) 
아버님이 전통예술가라서 그런거야 
가게에서는 부모님이 전통예술가 윤 사장은 현대 예술가로 바뀌는 순간이로구나(내레이션)
고기 오늘 괜찮아 보인다 
오늘 어, 남미꺼야 하하하 
아따, 이 예술쟁이들이 또 한 번 걸지게 한 판 벌리는구나(내레이션)
아쟁이 지금 문화재 된 지 얼마 안 됐어 근현대, 원래 궁중악기 대아쟁인데 그게 민속악 악기로 계량되면서.. 
웃고 마시고 예술 이야기하고 한 잔 술에 마음이 스르륵 녹아내리니 (내레이션)
내 탓이요, 내 탓이요 내 탓이로소이다 
허나 세상살이 정답이 어디 있으랴 평생을 예술하는 이 사람들의 밝은 이면 속에 저 깊은 내면에 어둡고 외로운 쓸쓸한 그을음 가끔은 달기도 쓰기도 한 끝없는 꿈은 계속될 것인디 (내레이션)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함께 세월을 먹고 사는 거시기 친구 둘이서 터덜 터덜 집으로 돌아가는디 (내레이션)

여기 진짜 변하질 않아 
여기는 항상 똑같아 
재개발하겠지 허허허
이 골목이 우리한테는 좀 큰 골목이야 
그렇지 변한 게 없잖아 
그니까 
같은 공간, 다른 시간 그리고 지금 공허한 세상을 살아가는 서로를 바라보며 세월도 참 유수 같다, 허겄다 (내레이션) 
그러니까 정답도 없고 오답도 없어 
그렇지 지켜내는 것이냐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도전하는 것이냐 이건데 
근데 우리 20대 때는 그게 새로운 거라 생각했다? 
그렇지, 그렇지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새로운 게 아니라 그냥 도전했던 것 같아 
계속해서 이 길로 쭉 가봐야 될까? 라는 생각은 계속 의문이 들어 
오.. 
그러니까 사실 시대가 어찌됐건 간에 입장의 차이인 거고 
맞아, 맞아 
그럼 우리는 그냥 우리의 입장에서 우리가 하는 행동들, 우리가 하는 작업들이나 도전들이 맞는 방향을 이기를 바라는 거지 
맞아, 정답도 없고 오답도 없고 
하루 가고 이틀 가고 5, 6일이 되어가고 그렇게 하루하루 견뎌가는 이놈들의 삶은 또 시작되는구나 (내레이션)

(음악)
심봉사 아무런줄모르고 여보마누라 인명은 제천인디 아 사람이 병든다고 다 죽을까나 내 의가에 가서 약 지어올 터이니 부디 안심하오 심봉사 급한 마음에 약을 지어가지고 속히 돌아와 수일승 전반부에 얼른 다려 짜가지고 방으로 들어가 죽은 마누라에게 약을 권하겄다 여보마누라 아 일어나 약자시오 이약자시면 그냥 즉효오리랍디다 아유 어서 일어나 이약자쇼 어서 일어나 약자시오 아무리 부른들 죽은 사람이 대답이 있것느냐 어? 식음을 전폐허니 기어여 이러는가? 일으키려 만져보니 허리는 뻣뻣하고 수족은 늘어지고 또한 콧궁기에서는 찬김이 나니 그제야 죽은 줄 알고 심봉사 뛰고 미치것다 심봉사 기절허여, 섯다 절컥 주저앉으며, 들었던 약 그릇을 방바닥에다 메다치며, 허허, 허허, 약 지로 갔다오니, 그 새에 죽었네. 병불능살인이요, 약능활인이라더니, 약이 도리어 원수라. 죽을 줄 알았으면, 약 지로도 가지 말고, 마누라 곁에 앉어, 서천서역 연화세계 환생차로 진언외고, 염불이나 허여 줄  걸, 절통하고 분하여라. 가삼 쾅쾅 뚜다려 목제비질을 덜컥, 내리둥굴 치둥굴며, 아이고,  마누라! 저걸 두고 죽단 말과? 동지 섣달 설한풍으 무얼 입혀 길러내며, 뉘 젖 멕여 잠을 잴꼬. 꽃도 졌다 다시 피고, 해도 졌다 돋건마는, 마누라 한번 가면, 어느 년 어느 때, 어느 시절에 오려나? 삼천벽도 요지연의 서왕모를 따라가? 황릉묘 이비 함끄 회포말을 허로 가? 천상의 죄를 짓고, 공을 닦으러 올라가? 나는 뉘를 따라 갈거나, 밖으로 우르르 나가드니, 그 자리에 엎더지며, 아이고, 동리 사람들. 속담에 계집 추는 놈 미친 놈이라 허였으나, 현철허고 얌전한 우 리 곽씨가 죽었소! 
 
일단 DNA는 말할 것도 없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석기는 열려있고요 그리고 깨어있고 그리고 새로운 것을 하는 것에 대한 갈망이 항상 있어요 그래서 역량이 엄청 풍부하고 범주가 엄청 넓어요 그래서 누구보다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엄청 다양한 소리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전통을 보존하고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존중하려고 항상 엄청난 공부를 하고 노력하는 그런 친구예요 사실 준비되어 있는 재창조자라고 저는 이야기하고 싶어요 

계속되는 갈등 속에 저만의 맛없는 꿈을 꿀 것 같아요 맛없는 꿈, 그 꿈을 향해 갈 것 같아요 이렇게 계속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찰나의 순간 해결책이 제시되고,
 상처 없는 예술을 하고 싶어요 열심히, 열심히 

방으로 더듬더듬 더듬더듬 들어와, 마누라 목을 덥석 안고, 낯을 대고 문지르며, 아이고, 마누라. 재담으로 이러나? 농담으로 이러나? 실담으로 죽었는가? 이 지경이 웬일이여? 내 신세는 어쩌자고 이 주검이 웬일이여.

소리꾼 윤석기 - 히판소리 [Hip;한소리]

관악구 청년 소리꾼 윤석기의 삶의 순간들

#소리꾼 #윤석기 #판소리 #현대 #전통

연출: 이어린 [이정인] 기획: 장인지 촬영: 쿤스트[전혁진]

편집: 전혁진, 이어린[이정인] 음악: 김재덕

음향: 허성은 출연: 윤석기, 이어린, 김재덕, 엄세영, 김소리

기획 의도

관악구에 거주하며 세대간 소통의 부재, 젊은층의 지역 유대에 대한 무관심을 느껴왔다. 코로나 사태 이후로 더욱 사람들과의 연대가 메마르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는 요즘, 관악구에서 오랜시간 예술활동을 펼치고 생계를 이어가는 이웃, 소리꾼 윤석기의 삶을 미디어 콘텐츠로 제작하여 소통을 목표로 한다. 침체된 분위기 속 생기를 불어넣는 지역 예술 활동을 펼치고자 기획하게 되었다.

관악구 곳곳에 담긴 청년 소리꾼 윤석기(무형문화재 제5호 김세종제 춘향가 이수자)의 ‘전통적 삶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와 도전적인 삶을 통하여, 인간과 전통문화에 대한 존중과 선진 시민의식을 향한 고찰을 담아낸다. 전통 계승자와 현대 예술가가 함께하는 공동작업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대립 속 ‘화합’과 타 장르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그려내고, 전통의 이야기와 멋을 전함으로 세대를 이어줄 수 있는 작품 개발을 목표로 모두가 지역 시민연대와 공감대를 만들어갈 것을 기대한다.

줄거리

예술작품의 탄생과정과 인터뷰의 병행적 매치의 구성으로, 소리와 춤이 어우러진 다큐멘터리. 판소리 현대화의 선봉장으로 나선 관악구의 소리꾼 윤석기. 전통 예술가로서의 고뇌와 열정의 여정과 그곳에 담긴 소리꾼의 서정을 섬세하게 담아낸다.

곽씨 부인을 잃은 심봉사의 처절한 애환을 담은 ‘심청가’의 한 대목을 현대무용가와 현대음악가와의 협업을 통해 재해석하여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탄생시킨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리얼하게 담고, 오랜 시간 운영하고 있는 냉동삼겹살집 사장님으로서의 모습을 함께 담아 전통 예술가이면서 가정의 일원, 그리고 지역 시민으로서 세상과 소통하는 윤석기의 삶을 밀접하게 담아낸다. 전통 계승자로서 겪어온 내, 외면적 갈등과 고민들이 고스란히 비춰진다.

1장 소리꾼 윤석기, 그리고 삶의 공간.

2장 엠비언트 비트에 판소리를 얹는다? 이것은 전통을 훼손하는 것인가. 전통 계승자와 현대무용가, 현대음악가와의 협업 과정에서의 불협화음. 융합을 시도하지만 자신의 영역에서 좀처럼 꺾이지 않는 황소고집과 예민함을 드러내는 예술가들. 깊어지는 전통과 현대 양극의 대립.

3장 작업을 마치고 돌아온 가게.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고깃집에서는 옛 된장을 고집하는 아버지와 요즘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춘 쌈장을 주장하는 아들. “ 요즘 애들은 단, 짠 이라고 ! ”대립되는 세대간 차이.

4장 마침내 심봉사의 한 맺힌 ‘심청가’ 에 새로운 에너지를 입혀 재탄생한다.

하**

2023-12-15

내가 감상한 작품 : "소리꾼 윤석기 - 히판소리 [Hip;한소리]"
감상평 : 서양의 음악과 k-pop, 대중가요를 즐겨 들었지만 우리의 소리 또한 아름답다. 우리의 소리에 대해 더욱 더 많이 보고 듣고 즐기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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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인문 다큐 영화제] 소리꾼 윤석기 - 히판소리 [Hip; 한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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