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인문 다큐 영화제] 매미와 들개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그곳에 있었던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과 그 후손들의,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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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들개(3m22s)

41년생 박윤규입니다. 어려서 히로시마에서 태어나고 원폭을 당했다는 것 이외는 아무것도 모르고...
이게 이렇게 옆에 있으면 말하는데 불편하지 않으세요?

나야 뭐 전혀 그런 건 (없지) 둔해도 많이 둔해 일반인들이 상상한 것보다는 무지하게 둔해 아프다 뚜드러 팬다 맞는다 맛없다 먹는다 뭐 한 것도 하여튼 많이 둔해 

또 저그 내가 들릴 데가 있다. 맞다 저길 가면 돼지 뼈다귀를 수거할 데가 있거든. (좋습니다)
거기 한 번 또 딱 가보자 

이집은 내가 오기만 하면 이런 걸 치워주니까 좋다고 하잖애
그랑께 나는 간데마다 음식점에를 가도 거기서는 쓰레기를 가져간다 하지만 나는 개밥을 가져온다고 하면 돈을 번 것 아니여. 

자들이 지금까지 있는갑다 쟈들이 지금까지 있다 오케이
요것이 내가 개 키운데. 저 산밑에 이제 개집 줄줄이 있고 

그랑께 요 모든 것을 다 쓰레기라고 주워다 놓은 것이 나한테는 쩌 안에 들어가면 전부 다 보물이여 그랑께 안에를 들어가서 보면 엉망이여


2부 매미(2m12s)

(유영) 원폭 2세 환우회 회장님이신 한정순 선생님을 박수로 맞이해주시길 바랍니다.

(박수)

(웃음)
아이고 땀이 졸졸난다

2010년도에 합천 평화의집도 이제 2010년도에 
만들어졌으니까
같이 모여 앉아서 얘기할 곳이 생겼다 라는 데
의의를 두고 너무 좋았고 같이 갈 곳이 있고

합천 하면은 2세 환우회 쉼터가 있지 그런 거
자 한 개 맞출 때마다 하나씩 시작


지금 합천 평화의 집에서도 지금 이제 내가 그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픽업을 하러 가잖아요 데리러 가는 거 이것도 누군가가 그 당사자, 또 평화의 집에도 2세 환우회라는 간판이 붙어 있잖아요 2세 환우회 쉼터라는 간판이 붙어 있듯이 그 쉼터 운영을 제대로 하려고 하면 
당사자 누군가가 있어야지만이
그래서 아 그 누군가 한사람이 해야 된다면 그 사람이 내가 되어야 되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좀 더 컸기 때문에 아마 지금까지도 이렇게 그냥 묵묵히 지키고 있는 것 같고

3-1부 들개의 증언(2m00s)
(어르신 이제 시작할게요.) 예

태어난 곳이 일본 히로시마 인자 원폭을 당했던 곳은 관음본정 944번지
그때가 몰라 9시인가 몇 시인가 원폭 떨어진 시간
(아 히로시마요? 8시 15분 아침에 그럼 선생님은 집에 계셨고 남동생은)
남동생은 집에 있고 어머니랑 셋이 그때 기억나세요? 
그랑께 나는 집속에 갇혀가지고 집이 허물어버렸으니까 뭐 
어머니가 나를 끌어내는 동안 나는 집속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던 모양이야 동생은 나올라고 난리를 하니까 온 몸이 상처투성이인데 나는 집속에 가만히 있다 보니까 상처가 안 났어
누나는 등허리가
원폭을 당해버려가지고 아예 등허리가 다 타버렸고
그랑께 큰아버지가 똥구루마를 가지고 우리를 다 태운 것 같애 그래서 거기서 안자라는 큰 병원이 하나 있더만 거기
그란디 입원할 데도 없고 뭣하니까 고구마를 심어둔 밭에 전부다 놔뒀다
나중에 텐트를 친 것 같아. 
요 건물을 그대로 놔두고 공원을 해부렀어... 
(부모님이 히로시마로 가신 거죠) (끄덕끄덕) (그럼 그때 어떻게 일본으로 가시게 되었는지 아세요?)그러니까 고흥군 도양면 장계리 와동이라는 참 바닷가도 아니고 산도 아니고 그 조그마한 17가구인가 19가구인가 사는 가난한 동네에 사는 머슴으로 사는 할아버지/ 머슴으로 와서 머슴으로 살다가 인제 우리 아버지가 태어났는데 그랑께 배고프고 가난하고 천대받고 소외받고 참 완전히 말할 수 없는 그런 속에서 불만을 가지고 일본을 들어간 거지. 그러니까 죽기 살기로 일본으로 들어 간 거여.
(그러면 고흥에서는 어머니가 다 혼자 아이들을 키우신건가요?) 그렇지 그란디 인자 여기 와서 다 죽어부니까 뭔지 모르고 죽어불고 뭔지 모르고 죽어불고 뭔지 모르고 죽어부니까 (누가.. 누가 더) 동생 동생 동생이 셋이가  일본에서 원폭 맞았던 놈도 죽어버렸지 여기 와서 난 놈도 죽어버렸지 여기 와서 난 놈도 죽어버렸지 난 놈마다 다 죽어버리니까 7남매 중에서 다섯이가 다 죽어부렀다고 한 이야기가 그래서 한 이야기야 다 죽어버렸어

3-2부 매미의 증언(2m21s)
제가 15살 때 그러니까 중학교 2학년 때 즈음에 그때부터 다리에 통증이 심하게 왔습니다. 학교를 가려고 해도 걸음을 걸을 수가 없고
아파서 병원에 가면 나 같은 경우에는 이게 완전히 괴사가 되어야지 나타나는 병이고 그렇다보니까 괴사되는 과정을 그대로 고스란히 어떠한 병명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내가 겪어야 했던 고통이라든지 과정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나는 내가 겪으면서도 몰랐던거지 왜 내가 이런 병에 걸리고 왜 내가 이 고통을 겪어야 되고 왜 내가 이걸 해내야 하고 이겨 내야하는지를 몰랐던거지
그러니까 한 번의 수술로 끝나는 게 아니라 수차례의 마모가 되면 다시 교체를 해야 하고 다시 재수술 또 재수술
3차, 4차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 이 과정들이 나한테는 지옥같은 생활이었고 또다시 해야 된다는 불안감.
그 우리 아들이 그때 아직 어릴 때부터 장애로 불편하게 태어났으니까
병원에 갈 때마다 애기가 어리다보니까 병명을 알 수 없다고 얘기를 했는데
내가 여기저기 병원마다 다니면서 조금이라도 나을 수 있는 게 있나 해서 
이병원 저 병원 다니다 보니까 의사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 /
여섯 살을 넘기지 못할 거라고 얘기를 했을 때 정말 차라리 인연이나 되지 말걸 
그랬으면 이렇게 아프지도 않을 거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 / 
나도 우리 부모님이 내가 아프다 할 때 바라봐야만 했던 그걸 내가 지금 하고 있는거야. 아들한테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 
늘 아들한테 미안해야 되고 죄인이어야 되고.

3-3부 들개의 이야기(ca. 1m06s)
그러면 눈이 안좋은 것은 원폭 때문이라고 생각 하셨어요? 
몰랐지 그때 당시는 인자 보니까 인자 세월이 우리 아들이 콩팥이 없다 뭣이 없다 그래서 일본을 가 가지고 방사능이라는 이유 때문에 그런다 하니까 아 나도 내 눈도 그라면 방사능이 원인이지 않느냐 생각이 들어서 인자서 장애인이라는 소리를 한 거지. 그때 당시는 장애인이라는 소리도 안했던 때고 /
눈이 조금만 뭣하면 이렇게 이렇게 눈이 앞이 안 보여 칠판이 안 보여 불고 그래서 내가 아직도 우리 철자법을 몰라서 받아쓰기를 못해.
어르신 광주에서는 원폭 관련해서 얘기할 곳이 없으시죠
할 사람도 없고 어따 물어볼 데도 없고 
여탰네 나하고 이야기 해준 사람도 없고 나 혼자 였고 나 혼자서 판단해서 행동했고 (나 혼자서 어디서 듣고 일본을 갔고 일본말을 몰라서 혼자 뛰어댕기면서 이렇게 했는데 인자는 옆에 사람이 나같은 사람이 있다면 쉽게 가는 방법을)
전혀 나 혼자 딱 떨어졌어 

3-4 매미(1m49s)
백효순씨라고, 이 사람이 근이양증으로 고생을 많이 하기는 했어요 근데 그 딸도 엄마랑 똑같은 병에 걸린 거야 마지막 내가 봤을 때는 마지막인데 또 중환자실에 있다고 해서 올라갔어. 그게 이제 마지막이었던 거지. 베개에다가 이렇게 베개에다 글을 쓰는데 병원비만 잔뜩 쥐고 오빠한테 맡겨놓고 가기가 너무 마음이 무겁다 이 병원비를 어떻게 다 갚아 라고. 그렇게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2세 환우회가 조직이 된게 김형률씨가 조직을 만들었는데요 2세들이 그런 경우가 많다고 자기도 처음에는 몰랐대요 몰랐는데 폐렴으로 고생을 하면서 나중에 우연찮게 차트를 보니까 자기가 연구 대상이었대요 그래서 원폭 때문에 그렇다라는 걸 알아차리고 그러면 우리 한국인 원폭피해자들도 엄청 많을 것이다 그러면 후손들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고 세상에 드러낸거예요. 지금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또 세상을 떠났습니다. 형률씨가 떠나고 없으니까 또 누군가가 이 일을 해서 좀 밝혀내고 좀 힘들게 사는, 죽을 만큼 힘들 때 따뜻하게 손한번 잡아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4부 들개(ca. 5m)

트라우마센터에 인제 나가기 시작했어. (무슨 센터요?) 트라우마 센터 (그거는 뭐죠?) 그리스어로 상처라는 이야긴데, 신경에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트라우마라고 그러는데 지금 광주에 트라우마 센터가 생긴지가 10년이 됐단디 지금 내가 네 번 째 나갔나. 내가 이제 그때 당시는 원폭이 트라우마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인자 보니까 내가 원폭에 당해서 이렇게 갇혔던 것도 트라우마였고 내가 공권력에 의해 독방에 갇힌 것도 트라우마였고 
그래서 나보고 이제 오늘 배운 것은 나 몸한테 내가 고생했다, 미안하다, 혹사시켜서 미안하다 앞으로 잘할게 하는 치유 방법을 한가지 또 배워갖고 왔지. 

우리 8남매가 장애를 다 입고 죽어 불고 해가지고 나하고 누나 하고 살아서 있는데 둘다 장애에요. 누나는 팔이 썩어 부러서 없고 나는 눈이 안보여서. 그런 장애를 가지고 살면서, 그걸 감추고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이렇게 계신지도 모르고 나 혼자만 그런지 알고 감추고 살았는데 이제 이렇게 불러주셔서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은 많이 자유로워졌어. 참말로. 워매. 그 그러니까 여태까지 원폭을 당해가지고 그런 충격을 받아서 소심해진지 그렇게 부끄럼이 많고 그렇게 못났는지도 모르고 그라고 그런 것은 모르고 살아왔제. 인제 지나보니께 그 원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랬어. 
가난하다 보니까. 체는 이렇게 큰데다 먹는 것이 없다 보니까 배가 고프면 사람이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 그냥 가만히 있고 싶어. 밖에 나가기가 싫어져 불고 
상대를 보면 부끄러워져 불고 상대를 보면 기피하고 싶고 그란디 이제 그것을 화가 안으로 딱 가니까 밤만 되면 누구를 딱 패 불고 싶고 
그런 식으로 성격이 그렇게 달라져 버리더만. 혼자 소외되어 불고. 생각은 이렇게 영리한데 글씨부터 못쓰니까 멀어져 불고 남하고 어울리지를 못하다보니까 자꾸만 외톨이가 되게 되고. 이렇게 사람이 이렇게 이상하게 됐어.
참말로 소외받고 말도 못했던 내가. 그래서 고흥 간다면 최고 좋다니까. 
내가 나와서 살았던 집 얼마나 뭣한 동네인가 가보면 알아.
그라고 인자 여가 인제 관리라는 동네여. 여가. 여가 관리라는 동네고 내가 살았던 동네는 그 재 넘어 저 산 밑에 동네가 내가 살던 동네고. 
나하고 쩌 합천으로 그래서 저 저수지 어렸을 때 수영했던 거
이 뭐시랄까. 여기서는 가난하게 살고 없이 살았던 그 뭐시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생각도 하기 싫은 그런 것만 머리에 뜨제 좋았거나 즐거웠거나 뭐 했던 것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 그것 참 희안하네.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감추고 살았던 그 이야기들이여. 그란디 인자 이렇게 자신있게 내가 이렇게 노출해놓고 말할 수 있고 누구하고 같이 여기에서 수영했다 여기서 뭐했다 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여태 감추고 살았던 이야기여 누구한테 말도 못하고 살았던 이야기들이제 가난하고 없이 살고 무시당했던 그 이 고장에  
내가 당당하게 저 사람들 앞에 이라고 이야기하고 말할 수 있고 이라고 학생들하고 같이 경로당에를 갈 수 있고 이렇게 얼마나. 워메 참. 
인자 녹동 갔다 왔어. 사진 좀 찍고. 워째서 이러고 만나서. 
그랑께. 
우리 국민 학교 동창. 
국민 학교 동창이 하나밖에 안남았어

5부 매미(4m18s)

자 우리 다 갇이 묵념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동 묵념. 바로.

형률씨 뿐만이 아니라 원폭피해자, 원폭피해자의 자녀로서 삶이 얼마나 잔인했고 얼마나 힘들었을 거라는 거를 그거를 이렇게 함께 추모하면은
또 같이 묵념도 해주고 싶고 또 기억하는 같이 기억할 수 있는 그런 계기를 좀 만들고 싶었는데 앞으로도 점점 늘어나겠지 사람은 앞으로도 늘어나겠지만 그래도 함께했던 사람들이고 
내가 기억해야 할 사람들이고 
19대 국회 때 그나마 반쪽짜리 특별법이 제장이 되었지만 정말 저희들이 20대 21대 국회 와서
어떻든 2,3세 후손들도 피해자다라고 하는
이 조항을 넣기 위해서 애를 썼다만은 아직도 역부족입니다
그 이런 얘기하면 내가 제일 화가나는 거는 과학적으로나 의학적으로나 증명할 수 없는 일이다 지금 뭐 실태조사를 그러면 하는 척 이게 너무 싫어 정말 싫어 
한양대학교에서 코호트조사를 지금 한데요 그걸 할려면은 지금하면 벌써 그거 피폭이 원자폭탄이 떨어진지가 / 
80년이 다되어갑니다 8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지금에 와서 1세 어르신들이 거의 다 돌아가신 다음에 누구를 보고 누구랑 역학조사를 한다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알 수가 없고 그게 인정하기 싫다라는 거잖아요 / 
우리는 지금 힘들어서 2세 환우들은 아파서 정말 죽을 만큼 아파서 결국은 세상에 제대로 꽃 한 번 피우지도 못하고 세상 제대로 햇빛 구경 한번 제대로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 누구의 책임인가요? 결국 본인이, 우리들의 책임인가요? 그건 아니잖아요? 그 누구의 책임일까요? 그것마저 뚜렷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도 입 다물고 있고 일본은 식민지 때 강제징용으로 끌고 가서 즈그 맘대로 했잖아요 우리가 피폭 당하고 싶어서 일본 갔겠습니까? 왜 우리 정부는 또 가만히 있습니까? 누구에게라도 책임을 지라고.
지금에 와서 그거를 조사를 해서 언제 끝나서 지금 우리 2세들이 다 죽고 나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죽기를 기다리는지 
정말 나는 배운 게 없어서 아는 것도 없어요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도 그 의사들 연구하는 그런 사람들 쓰는 용어들 그런 거 아무것도 몰라요 자기네들 뭐 얘기 하는 거 내가 그렇지만 느낌으로 우리가 그 고통의 느낌은 안다는 거야 고통의 느낌은. 그런 걸 봤을 때는 정말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야 나도 마 이거저거 다 치우고 그렇다면 나도 마 여기서 포기하고 말겠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어요 그래도 이걸 떨쳐버릴 수가 없더라고 

6부 클로징(2m56s)

그런데 우리 집 부근에도 그런 사람 있었고 우리 사촌 형도 그랬고 그 멤바들이 같이 갔다 왔던 사람도 있는데도 다 죽어 불고
누가 증언할 사람들도 없고. 그라고 일제 강점기 때 갔다 온 사람들도 광주 동구도 산 사람들도 신청을 했을 때도 신의가 안 가게 동구청에서 대해가지고 
신청을 못하고 몰르고 다 죽어부렀서.
다음은 앞서가신 원폭 2세님들은 한정순 환우 회장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그올해는 특별히 우리 먼저 가신 분들과 함께 추모제에 추모하고 싶은 마음은 늘 간절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고 백효선님. 
근 위양증으로 2009년에 타계
고 한상철님 2010년 투병 중 간암으로 타계. 
고 조정숙님 뇌성마비와 폐렴으로 투병 중 2012년에 타계.

매미와 들개

1945년 8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

그곳에 있던 한국인 원폭피해자들과 그 후손들의,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연출: 구가연, 박세은, 최연 촬영: 구가연, 박세은, 최연

편집: 구가연, 박세은, 최연

출연: 한정순, 박윤규

기획 의도

이 작품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 1세대 광주지역 구술채록을 진행하던 중 기획되었다. 한국인 원폭피해자 문제는 한국인들 대다수에게 너무 낯선 문제이다. 1세대 피해자들은 평균 연령 89 세로 매우 연로하여 곧 사라질 세대이다. 2세, 3세 등 후세대의 경우 방사능 유전으로 인한 질병과 장애가 이어지고 있다. 원폭피해자들의 역사는 지금껏 제대로 기록되지 못했으며, 기록들이 연결되어 있지도, 이들의 이야기와 투쟁은 당사자들 바깥으로 전달되지도 않고 있다. 우리는 이들의 이야기가 밖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며 카메라를 들었다. <매미와 들개>에 담길 한국인 원폭 피해자 1세 박윤규와 2세 한정순(2세 환우회회장)의 삶은 피해 경험을 소화하고 트라우마와 함께 살아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매미와 들개>는 한국인 원폭 피해문제를 주제로 다루지만, 역사가 한 사람의 몸과 삶을 관통하는 방식, 한 사람의 몸이 역사와 어떻게 맞물려 지속되는지 또한 중요하게 주목한다. 이 작품을 통해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풍부해지고 그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이 나눠 가져가게 되기를, 그렇게 해서 이름 없이 사라진 사람들에게 마땅한 이름을 되돌려 주는 일이 반복되기를,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한 애도가 시작되기를 희망한다.

줄거리

20년 동안 한국인 원폭 피해자 2세 당사자로서 앞장서서 투쟁한 한정순. 원폭피해자 1세로, 질곡의 현대사를 몸으로 통과한 박윤규. 한정순은 숙련된 활동가이다. 그는 오랫동안 국회로 거리로 대사관으로 일본과 제주로,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자신의 이야기를 반복해서 해왔다. 박윤규는 “험하게 살았어, 별 일 다했어, 아주.” 라고 말하며, 최근 원폭피해자 당사자로서 말하기를 시작했다. 그는 오랫동안 쌓인 이야기를 두서없이 풀어낸다. 최근 박윤규는 광주트라우마센터에 다니기 시작했다.

대구와 합천을 오가며 지내는 한정순은 합천 원폭2세 평화의 집을 지키고 있다. 한정순은 평화의 집에 오는 이들에게 식사를 내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준다. 원폭피해는 박윤규와 한정순 개인의 일상에 깊이 뿌리를 내렸다. 원폭 투하라는 역사적 사건은 박윤규와 한정순이라는 개인적 역사를 만들어 냈다. 들개와 매미는 한국인 원폭피해자이다. 활동가 한정순은 원폭피해 특별법과 그 담론에 1세뿐 아니라 그 후손들에 대한 인정과 보상을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20년간 내어왔지만 그의 이야기는 여러 층위로 주변화되어 있다. 수많은 원폭피해자와 그 후손들의 죽음을 지켜 봐온 한정순은 그들의 이름을 마음에 새겼다. 그들을 함께 추모하고, 운동을 계속해서 해나가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한다.

믿을 수 없고 알아 듣기 힘든, 분절된 방식으로 말을 하던 박윤규는 “트라우마가 그리스어로 상처란 뜻이래. 나는 평생 그게 트라우마인지도 모르고 살았어”라는 말을 반복해서 말하며 유별난 하나의 일화들로 이야기되던 자신의 과거를 피해 경험 트라우마 이를 극복하기 위해 했던 자신의 노력이라는 서사로 엮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여전히 현금을 지갑에 두둑하게 넣어 다니고, 식당에서 밥을 남기지 못하고, 남은 밥은 개에게 주려고 포장을 부탁하고, 헌 옷 수거함과 길거리에서 버려진 옷가지와 물건들을 줍는다. 그리고 영화의 말미, 세상을 떠난 원폭피해자 2세 환우들을 애도하는 의식을 담는다. 영화는 한정순의 목소리를 통해 2세 희생자들을 호명한다.

윤**

2023-12-18

원폭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하지만 한국인도 원폭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영상을 보고 처음 알게된 사실...
2세, 3세 등 후세대 들에게 질병가 장애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 집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가 많이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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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인문360˚

[2023 인문 다큐 영화제] 매미와 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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