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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책과 아이들 한기훈 협업자 : 900억 광년의 우주, 우리의 이웃은 어디에

2021-02-23

 

책과 아이들, 900억 광년의 우주, 우리 이웃은 어디에, 한기훈 인문협업자



이 광활한 우주에 인간 말고 다른 지적 생명체는 없을까?

만약 있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이러한 물음들이 진지하게 오가는 인문프로그램이 있다.

부산에서 ‘900억 광년의 우주, 우리 이웃은 어디에’를 진행하는 한기훈 인문협업자를 만나보자.




 

 

우주적 관점에서 인간 존재를 성찰하다

 

 

프로그램 관련 서적



‘900억 광년의 우주, 우리 이웃은 어디에’는 천문학자인 한기훈 협업자와 함께

앤 드류얀의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을 읽고 토론하며 과학을 토대로 인문적 사고의 폭을 넓혀가는 프로그램이다.

2019년 진행한 <앞마당에서 토성으로>를 잇는 프로그램으로, 교양과학 분야의 고전인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완독한 데 이어 

올해는 후속작인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을 읽고 토론한다.




“1980년에 나온 오리지널 『코스모스』를 칼 세이건의 아내 앤 드루얀이 버전 업해서 만든 책이고요. 

기후 변화나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 등을 좀 더 인문학적으로 고찰해볼 만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진행 장면



한기훈 협업자가 생각하는 인문학이란 ‘인간을 이롭게 하는 학문’이자 ‘지구상에 사는 하나의 생명체로서 갖춰야 할 기본 소양’이다.

그리고 그는 우리 인간이 지구란 틀을 넘어 우주적 관점으로 시야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간은 개나 고양이처럼 지구상의 수많은 존재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에요. 그런데 다른 생명체의 멸종, 환경 오염, 기후 위기를 가져왔죠. 

인간이 계속 이렇게 살 것인가. 하나의 생명체로서 인간이 다른 존재와 더불어 살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우주의 크기가 900억 광년이에요. 시간적으로는 우주가 탄생한 지 138억 년이고요.

이 어마어마한 우주 공간과 시간을 생각하면 인간은 기고만장할 이유가 하나도 없어요.

우리만 생각하면 안 되고 시야를 넓히고 겸허해져야 합니다.

우주적 관점에서 인간 존재에 대해 성찰하고, 우리의 이웃이자 하나의 종으로서 다른 지적 생명체를 찾고 알아가려는 사고가 필요합니다.

프로그램 제목을 ‘900억 광년의 우주, 우리 이웃은 어디에’로 지은 이유입니다."





프로그램 진행 장면



프로그램은 매주 금요일 저녁, 4시간에 걸쳐 진행된다.

먼저 칼 세이건과 앤 드류얀이 함께 기획·제작한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 과

칼 세이건의 소설을 영화화한 <컨택트> 등을 감상하고, 다음으로 매주 한 챕터씩 읽는 책을 바탕으로 토론한다.

총 13장으로 구성된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을 완독하고 나면 사이먼 싱의 『빅뱅』을 읽고 비교할 예정이다.


한 달에 한 번 맑은 날에는 프로그램 장소인 ‘책과 아이들’ 앞마당 또는 지역 천문대 등에서 별 관측 시간도 갖는다.

천문 관련 모형도 만들어볼 예정으로, 작년 프로그램 때는 아이들과 함께 직경 1미터에 달하는 야광 플라네타륨을 만들어 전시하기도 했다.

 

 


 

 

호기심에 시작한 별 공부, 별과 사랑에 빠지다

 

 

프로그램 진행 장면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한기훈 협업자는 86년에 핼리혜성이 지구에 근접한다는 소식을 듣고

막연한 호기심으로 85년도부터 별을 보기 시작했다.




“노력은 했지만 결국 핼리혜성을 못 봤어요. 왜냐하면 거의 별과 같기 때문에 별과 구분할 줄 알아야 혜성을 찾을 수 있거든요.

전문지식이나 이게 혜성이다 알려줄 사람이 필요한데 없었어요.

그때를 계기로 계속 별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학교 내에 천문동아리도 만들고 별자리를 잘 아는 친구에게 배우고.

그렇게 별을 공부하고 관측하다 보니 지금까지 오게 됐죠. ”




현재 그는 부산시 과학교육원 별자리 강사이자 망원경 오퍼레이터

그리고 천체 관련 장비를 개발, 판매하는 별 아카데미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한기훈 협업자가 이토록 별을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별 보는 게 저하고 너무 잘 맞아요. 저는 혼자 조용히 있는 게 제일 좋거든요.

세상의 시끄러운 소리를 듣다가 별 보러 가서 매트 놓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져요.” ​  





 

 

‘책과 아이들’을 통해 인문협업자로 성장하다 

 

 

한기훈 인문협업자



한기훈 협업자 ‘900억 광년의 우주, 우리 이웃은 어디에’ 프로그램은 

어린이·청소년도서 전문 책방 ‘책과 아이들’의 김영수·강정아 대표가 기획했다.

두 대표는 10여 년 전부터 인연을 이어오던 한기훈 협업자에게 이 프로그램의 강사로 서줄 것을 부탁했다.




“처음엔 썩 내키지 않았어요. 책 내용이 워낙 방대해서 보통 사람들이 읽기 쉽지 않을 거란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또 저는 모여서 이야기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즉문즉답이 잘 안되거든요.

왜 이런 질문을 할까, 가르쳐주면 알까, 어떻게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니까 잘 안되더라고요.

그런데 두 분 대표님이 강력히 하자고 했고, 또 책 읽기만 하지 않고 직접 체험해보는 활동이 있는 게 좋아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죠.”





책과 아이들 시설 전경

'책과 아이들' 시설 전경

 

 

그렇게 프로그램을 맡게 된 것이 올해로 2년째가 되었다.

진행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은 물론, 인문프로그램을 기획할 아이디어와 인문협업자로서 역량을 갖게 된 것이 그에게는 큰 의미다.




“이 프로그램이 저의 사고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평소 다양한 책을 읽긴 하지만 그것도 저의 사고 안에서 해석하게 되잖아요.

전에는 강의만 하니까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았고요.

그런데 하나의 책을 가지고 다양한 사람이 다른 이야기를 하니

‘아!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제가 생각 못 했던 걸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거죠.”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사회로

 

 

프로그램 진행 장면



 한기훈 협업자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자들이 새로운 시각을 존중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태도를 갖게 되길 바란다.




“서로 의견을 공유하는 것 자체가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 같아요. 더불어 살려면 서로 이해가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아무 말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꼭 문제가 생기거든요. 또 항상 다른 사고, 새로운 시각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내년에도 이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그에게 앞으로 어떤 인문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지 물었다.


“다음에는 중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을 가지고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어요.

딱딱한 교과서가 아니라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대중과학도서이지만 오히려 교과서의 내용을 초과해요. 

외계인 이야기라든가 우주 탐사라든가, 이런 넓고 깊은 내용은 교과서에 없거든요.

자라나는 학생들이 이 책을 읽으면 사고의 폭과 깊이가 굉장히 확장될 것 같아요.”


 


 


김영수 시설담당자



만 23년의 역사를 가진 마을책방이자 문화공간. 

더 나아가 지역 인문활동가를 키우는 거점 역할을 기꺼이 자처하는 문화시설이 있다.

인문협업자와의 적극적 협업으로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는 ‘책과아이들’의 김영수 담당자를 만났다.


 


 


​ 어린이문학정신을 지켜나가는 마을 책방 



시설 내부



 ‘책과아이들’은 부산 최초의 어린이·청소년 전문서점이다.
공동대표인 김영수·강정아 부부는 첫아이에게 읽어줄 좋은 어린이 그림책을 찾다가 어린이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이책에서 좋은 책과 안 좋은 책을 구별하는 딱 한 가지 방법이 있어요. ‘-도'와 '-나’에요.

어린이‘나’ 보는 책은 안 좋은 책, 유치한 책이라 할 수 있는 반면에

어린이‘도’ 볼 수 있고 어른이 봐도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책은 좋은 어린이 책이죠.”





책과아이들에서 진해오디는 프로그램 장면



부부는 어린이 문학이 어린이를 살리고 우리 삶을 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믿음, 즉 ‘어린이문학정신’으로 세워진 공간이 바로 ‘책과아이들’이다.

 

 

 

“책과아이들에는 ‘경쟁 독서’가 없어요. 입시 논술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 등을 전혀 운영하지 않죠.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건 인문학 독서예요. 아이들이 현실을 못 보고 회피하게 하는 독서,

공부만 하다가 나중에 현실을 알게 되면 어른에 대한 믿음 자체가 무너져버리고 말아요.

인문학 책을 통해 현실을 제대로 보는 눈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 지역의 인문활동가를 키우는 인큐베이터 



‘책과아이들’은 올해로 2년째 생활문화시설 인문프로그램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는 두 개의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 가능한 세계들』(이하 코스모스)을 읽고 토론하는 ‘900억 광년의 우주, 우리 이웃은 어디에?’(한기훈 협업자),

‘책과아이들’의 20여 년의 역사가 깃든 이야기를 수집해 동화책으로 출판하는 ‘동화창작에서 독립출판까지’(임순옥 인문협업자)가 그것이다.



프로그램 진행 장면




“올해 말이 되면 우리 책방이 만 23년이 돼요. 책방이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보니 지원할 수 있는 게 많죠.

전에는 우리 사비로 인문학 프로그램들을 진행해 왔는데 이 지원 사업 덕분에 프로그램을 더 풍부하게 확장시켜 운영할 수 있게 됐어요.”





김영수·강정아 담당자는 매 프로그램 진행 시 함께 참여한다.

인문협업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이나 참여자들이 원하는 부분을 바로바로 읽어내고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런 적극적 지원 덕분에 인문협업자들은 온전히 프로그램 준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원스텝에서 멈추지 않고 



프로그램 진행 장면



 ​김영수 담당자는 지역 인문협업자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인큐베이터로서 ‘책과아이들’의 역할을 중요히 여긴다.




“한기훈 선생님이 『코스모스』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2년째 하고 있잖아요. 참여자들과 이야기하는 소통 능력이 굉장히 발전했어요.

올해 동화창작 프로그램은 임순옥 작가님이 진행하는데 작년에 했던 동화창작 프로그램을 이어서 하되

하나의 완성도 높은 동화책을 펴내는 걸 목표로 가고 있어요. 소재로 저희 책방을 잡더라고요.

지역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까지 발전한 건 이 지원 사업 덕택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는 지속성의 보장이 인문협업자를 키우는 키(key)라 믿는다.

작년 자율 인문 프로그램 행사 때 묻었던 타임캡슐 오픈 행사를 계획 중인 것도 그런 이유다.




“올해엔 자율 인문 프로그램이 없어졌지만 약속한 거잖아요.

작년에 했던 것을 계속 이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협업자들도 이 시설에서 더 잘 해보고 싶은 의욕이 생길 거라 생각해요.

우리나라는 축제든 지원 사업이든 보여주기식 일회성 이벤트, 원스텝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원스텝이 아니라 투 스텝, 쓰리 스텝, 계속 나아가야 인문협업자를 제대로 키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꿈꾸는 책과아이들의 미래, 그리고 인문프로그램은 어떤 모습일지 물었다.




“과학 실험·실습까지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어요. 인문과 과학은 원래 분리되어 있지 않았거든요.

옛날에는 과학자가 철학자였죠. 천문학 분야도 우리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 알고 싶어 하늘을 보기 시작한 데서 출발한 거고요. 

인문과 과학 교육이 병행되어야 큰 사람을 만들 수 있어요. 그걸 실현하는 게 저의 앞으로의 꿈입니다.” 





 


+ 참여자 인터뷰



참여자 차경희님



천문지도사이자 해설사로 활동하고 계신 차경희 프로그램 참여자님.

다른 참여자들과 소백산 천문대에 별을 보러 갔던 날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Q. 어떻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저는 국립부산과학관 천체관측소에서 천문지도사이자 해설자로 있어요.

‘책과아이들’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제 지인이, 제가 좋아할만한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별 보는 걸 좋아하는데 『코스모스』는 안 읽은 상태였어요.

너무 두꺼운 책이라 읽다 자길 반복했었는데 한 챕터씩 같이 읽으면 충분히 다 읽을 수 있겠다 싶었죠.

또 한기훈 선생님과는 십여 년 전부터 함께 별 보러 다니면서 알게 된 사이예요.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꼭 참여해야겠다 했죠.


Q. 선생님이 일하시는 국립부산과학관에 프로그램 참여자분들을 초대했었다고 들었어요.

현재 국립부산과학관에 있는 굴절망원경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망원경이에요.

자랑도 할 겸 ‘별 보러 오시겠어요’ 하니까 다들 좋아하시더라고요. 다함께 즐겁게 별 관측을 했죠.


Q. 프로그램 중 가장 인상깊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소백산 국립공원에 있는 소백산천문대 숙소에서 하루 묵으면서 별을 본 것이요.

일반인은 천문대 숙소에서 잘 수 없어요. 별 보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예약이 가능하더라고요.

저는 별 보는 게 일인 사람이라 별 보는 게 약간 식상해져 있었거든요.

그런데 『코스모스』를 같이 읽는 사람들과 천문대 숙소에 머물며 밤새 별 보며 이야기하니까 너무 좋았어요.

직업적으로 별 보는 사람들과 함께 갔으면 그런 느낌은 없었을 것 같아요.

퐁당퐁당 별이 나온다고 좋아했는데 별똥별까지 봤죠. 또 사람들은 태양을 별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데요.

태양은 지구에서 제일 가까운 별이에요. 새벽에 그 별, 태양이 뜨는 걸 지켜보는 것까지 모든 순간이 참 좋았어요.


 


 

 

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분들이라서 그런 걸까요?

참여자분들도, 협업자님도, 눈빛이 반짝반짝 빛나네요. 지구란 푸른 행성의 종말이 인간의 이기심으로 앞당겨지고 있는 요즘.

우주 앞에서 겸허함을 배워가는 ‘900억 광년의 우주, 우리의 이웃은 어디에’ 프로그램과

한기훈 인문협업자의 지속적인 인문활동을 응원합니다!

 

 

○ 출 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블로그 '생활인문, 인문으로 살아가기' https://blog.naver.com/korea-humanist/222143399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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