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인문 사업 아카이브

[청년 인문상상] 대구 청년들의 페미인문스쿨! '레드스타킹' 인터뷰!

2020-06-25

 

레드스타킹 대구 청년들의 페미인문스쿨! 2019 청년 인문상상 프로젝트 #페미니즘 #학습공동체 #대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안녕하세요! 뜨거운 여름의 막바지, 청년인문상상프로젝트 기자단이 대구를 방문했습니다!


대구는 '대프리카'라는 별명도 갖고 있죠.

대프리카의 온도 못지 않게 뜨거운 열기를 보여준 팀이 있었는데요,

대구의 '레드스타킹'을 지금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레드스타킹' 팀 소개 부탁드려요!

 

2016년 한 독서 모임에서 만난 사람들이 함께 페미니즘을 공부하기 위해 모이면서, 팀을 꾸리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페미니즘 관련 소모임이었지만 지난해 10월 팀 이름을 ‘레드 스타킹’으로 지은 후 본격적으로 페미니즘 책을 읽는 모임으로 발전했어요. ​


팀 이름을 '레드스타킹'으로 지은 건 첫 모임에서 읽었던 책 <성의 변증법>의 저자인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이 여성주의 단체 ‘레드 스타킹스’에 소속돼 있었다는 사실에 영향을 받은게 크죠.



 레드스타킹 페미니즘 인문스쿨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올해 인문상상 프로젝트를 통해 진행 중인 ‘페미인문스쿨’을 추진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수도권 지역의 경우 페미니즘 관련 강의 및 여러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는 반면, 지방엔 사람들이 페미니즘을 접할 기회가 다소 적어요. 이에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우리가 직접 지역민을 위한 페미니즘 강연 및 행사를 기획해야겠다고 생각했죠. ​



또한 페미니즘 강연을 일회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정기적으로 개최하고자 ‘페미인문스쿨’을 고안했어요.​



 

레드스타킹 페미니즘 인문스쿨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페미인문스쿨’에선 페미니즘의 *교차성 이론을 다루고 있는데요, 교차성 이론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과거 *TERF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을 겪은 사람들을 본 적이 있어요. 다 함께 페미니즘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연구하고 있지만, 공부하면서 때때로 페미니즘에 대한 개개인의 의견 차이가 존재함을 느꼈어요. 이에 저희 모두 페미니즘이 저마다 다른 개개인의 생각에 조화롭게 녹아들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이 생각했어요. 고민 끝에 여러 사람의 관점을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교차성 이론에 관해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TERF(Trans-Exclusionary Radical Feminist): 트렌스젠더를 배척하는 급진적 페미니스트

*교차성 이론: 페미니즘은 모두를 위한 것이며, 개인이 경험하는 억압과 특권은 그가 가진 여러 특성에 따라 상호 작용함을 설명함


‘페미인문스쿨’에선 교차성 이론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장애학'에 대해서도 연구하는 시간이 있다고 알고있어요.

이 사회에서, 페미니즘 장애학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페미니즘 장애학은 장애인, 퀴어 등 소수라고 분류되는 사람들을 비정상이라고 인식하는 사회에 반문하는 학문이에요. 저희는 이 사회에서 정상과 비정상이 따로 구분돼 있진 않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어느 순간 신체적·정신적 결함이 생길 수 있고, 인간의 성 정체성 또한 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염두에 두고 있어요. 또 우리 모두 사회가 말하는 일반적 기준에 속할 수도, 벗어날 수도 있는 존재인데 누군가를 단지 다르다는 이유로 상처 주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판단했어요. 이에 포용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페미니즘 장애학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공부인 것 같아요.​

 


페미니즘도 다양하게 나뉘는 요즘 시대인데, 레드스타킹 회원들끼리 의견이 달라서 어려웠던 적은 없었는지,

그리고 그런 상황에 닥친다면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지 궁금합니다.


백 명의 페미니스트가 있다면, 백 개의 페미니즘이 있다는 말이 있죠. 이곳을 찾아주는 많은 사람의 기대치도, 원하는 방향도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바라는 건, 의견 충돌이 일어났다고 이 모임을 아예 나가는 것보다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에요. 최소한 논쟁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페미니스트들끼리 모이고 안전하게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여기조차 나가게 된다면, 떠나신 그분들이 서 있을 공간이 극도로 사라지게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의견충돌이 일어나게 되면, ‘우리가 여기에 왜 있는가? 내가 여기 있는 목적이 뭔가’를 깊게 생각해보려고 해요. 단순히 내 말에 맞장구를 치는 동지들만 찾기 위해서 온 것이 아니다는 걸 상기하게 되죠. 여기서 다양한 의견들을 듣고 논쟁도 하면서, 자기만의 답을 얻어가려고 온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모임에 지속해서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봐요.



 

레드스타킹 페미니즘 인문스쿨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


한편 페미인문스쿨이 커리큘럼에 에세이를 쓰는 활동이 포함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에세이를 쓰고 회원들끼리 나누면서 느낀 점이 있을까요?


전부터 레드스타킹 회원들은 ‘쓰기’에 대한 욕망이 있었어요. 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글쓰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타인에게 내 이야기를 공개하는 것을 어디까지 해야 할지가 고민이고, 이야기를 공유하는데도 큰 용기가 필요했거든요. 하지만 페미스쿨을 마치고 집에 가서 오늘 배웠던 걸 다시 쓰면 제 안에서 생각들이 정리가 되더라고요. 제 생각이 정리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쓴 글을 보면서, ‘아 맞아 나도 저런 생각을 했었지’ 식으로 또 새롭게 느끼고 거기서 배워가는 점도 많았던 것 같아요.


말씀하신 계획에 따르면 8월 24일에 워크숍을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워크숍에서 있었던 일들을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NOTHING WITHOUT US: The Women Who Will End AIDS DIRECTOR/PRODUCER: HARRIET HIRSHORN PRODUCER/EDITER: MARY PATIERNO WMM A WOMEN MAKE MOVIES RELEASE

▲ <감염된 여자들> 포스터(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도심 속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빌려서 레드스타킹 페미 스쿨 워크숍을 열었어요. 커리큘럼에 영화 <감염된 여자들> 상영회가 있었는데 이 영화는 2019 한국 퀴어 영화제 상영작이자, 여성 에이즈 환자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요. 페미스쿨 주제인 ‘퀴어 페미니즘 장애학’과 연결되었다고 느껴 멤버들이 선정한 영화에요.​

상영회 후, 그동안 진행했던 페미스쿨 프로그램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요. 그 뿐 아니라, 대구 영상 미디어 센터에서 페미니즘 이슈 영화 제작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래서 레드스타킹 멤버들이 시나리오 제작에 참여할 예정이에요. 그래서 워크숍에서 영화를 어떻게 제작할 것인가를 논의하기도 했죠.


​레드스타킹을 통해 페미니즘을 공부한 이후, 나의 삶이 달라졌다면 어떻게 달라졌는지 혹은 무엇을 배웠는지 궁금합니다.


레드 스타킹 멤버 1 : 모임 전에는 혼자서만 책을 읽고 공부를 했기 때문에 한계를 느낄 수 밖에 없었어요. 내가 놓치고 있는 것, 모르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잘 자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레드스타킹에서 여러 의견을 듣다 보니 제가 모르고 있던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갖고 있는 생각들이 소수자를 배제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레드스타킹 멤버 2 : 왼손잡이었던 저는, 5년 동안 교정이라는 명목으로 가정폭력을 당해왔어요. 그 때문인지 어릴 때부터 반골 기질이 생겼어요. 사회가 제시하는 이분법적 기준에 저항하는 것은 페미니즘이 지향하는 바와 같다고 생각을 해요. ‘레드스타킹’에 참여하면서 사회가 제시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이들을 설명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반대로 정상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고 있는 집단에 역으로 불편함을 줄 힘을 얻을 것 같아요.


레드스타킹 멤버 3 :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난 이후로 전에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걸 돌아보게 되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젠더이분법의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었고요. 장애를 가진 사람,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을 연민하는 시선도 사회제도의 부추김으로 인해 생겨났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는 장애를 갖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발상의 시작은 결국 건강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등급을 매겨 나누고 있는 사회적 틀에서 생겼다고 생각해요.​



레드스타킹 페미니즘 인문스쿨 주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레드스타킹 멤버1 : 페미인문스쿨을 통해서 계속 글을 써보고 싶어요. 평소에도 책을 통해 쌓은 지식을 글로 풀어내고 싶은 욕구가 있었는데 막상 해보니 어렵더라고요. 그래도 저희 멤버들이 있는 카페에 글을 올리면 다른 멤버들이 댓글을 달아줘서 각자 한 주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점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모두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른 멤버들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알아가는 것도 기대가 되네요.​


레드스타킹 멤버2 : 제가 기대하는게 있다면 멤버들이 이 스쿨에서 각자 원하는 일을 하는 걸 보는 거에요. 본인이 원하는 ‘무언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었어요. 우선 저희들 모두의 꿈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으로 페미니즘에 관해 이야기하고 공부할 수 있는 스쿨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그 꿈이 생각보다 빨리 이뤄졌네요.(웃음)



'레드스타킹' 팀에게 인문이란 무엇인가요?


레드스타킹 멤버1 : 인문(人文)의 한자 뜻을 풀어보면 '사람 인, 글월 문'으로 '내가 인간주체로서 학문을 배워 글을 쓴다', 잖아요. 저는 인문을 人問(사람 인, 물을 문) 이라고 생각해요. 인문학에서 중요한 것은 물음이에요. 끊임없이 계속 질문을 던지는 것이죠. 다른 사람과 어떤 주제에 관해 대화를 하다가 기존의 내 생각을 의심하게 될 때 저희는 질문을 하게 되죠. 궁금한 것이 생기면 다른 이와 소통하게 되고요. 이렇듯 인문학은 단지 무엇을 써내려가는 학문만이 아니라, 의심하고 물어보며 함께하는 학문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


레드스타킹 멤버2 : 제가 생각하기에 세간에서 말하는 '인문'은 가장 거품이 많은 말이 아닐까싶어요. 인문은 결국 '인간다움은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학문인데 사실상 그 '인간'의 범주에서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들이 빠져있어요. 우리는 인간을 탐구한다는 철학자들이 '남성'인지 의문을 갖지 않아요. 이미 인문학이 기득권 위주로 제도화되어있기 때문이에요. 남성중심적 세상에서 이야기되는 것이 인문이라면, 저희는 인문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어요. 바로 페미니즘을 통해서요. ​


인문학과 페미니즘, 두 학문 모두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된 학문이죠. 페미니즘은 이 질문 속 '인간'의 틀을 다시 짜는 것이에요. 저희에게 있어​ 인문은, 그동안 이야기되었던 남성들의 인문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 곧 페미니즘입니다.​


'레드스타킹' 팀과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퀴어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사유하다 전혜인, 루인, 도균

▲ <퀴어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사유하다> 포스터(전혜인, 루인, 도균 저)



레드스타킹이 지금까지 많은 책을 읽어왔기에 단 한권만을 고르는 것이 어려웠어요. 그래서 이번 저희 페미인문스쿨 프로젝트의 취지에 가장 잘 맞는 책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퀴어 페미니스트, 교차성을 사유하다(글: 전혜은, 루인, 도균)'는 저희가 이번에 다루는 주제인 '교차성 이론'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에요. 페미인문스쿨 강의 커리큘럼에도 포함되어 있고요. 앞서 '우리 사회에서 왜 퀴어 페미니즘 장애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주셨는데, 그에 대한 더 상세한 답변을 해줄 수 있는 책인 것 같아요. ​






 

 

○ 출 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블로그 '생활인문, 인문으로 살아가기' https://blog.naver.com/korea-humanist/221636576950

 

 

  • 청년인문상상프로젝트
  • 페미인문실험
  • 레드스타킹
  • 페미니즘
  • 학습공동체
  • 대구
  • 청년기획자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 인문사업
  • 인문상상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청년 인문상상] 대구 청년들의 페미인문스쿨! '레드스타킹' 인터뷰!'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댓글(0)

0 / 500 Byte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