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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문실험] ① 인문소통 : 뭔가의 세미나, 복잡문화공간 공수표

2020-09-25

 

 

 

 

뭔가의 세미나 팀원 : 심목연, 류아정, 김지영 실험주제 : 여성 노인의 대중문화 향유와 공적인 말하기 SNS : instagram.com/halmuni.yyns


우리는 노년 여성 대상 영화상영회 및 GV를 통해 노년 여성을 포괄하는 배리어프리 문화를 탐구하고, 영화 관련 심층 인터뷰를 통해 노년 여성이 주체가 되는 공적 말하기를 실현하고자 했다. 상영회 기획 단계에서 상영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한 자문 인터뷰를 계획하고, 상영회와 GV를 진행하고자 했다. 그러나 자문 인터뷰 섭외와 상영회의 실패가 이어졌다. 우리는 내부적으로만 맴돌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논의를 바깥으로 확장하고 싶어서 이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그중에서도 ‘노인 여성’에 대해 청년 세대가 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우리끼리의 소통 방식은 대중매체를 매개로 한 의사소통이 주를 이루지만, 이런 형식의 비일상적인 대화가 노인 여성들에게는 흔치 않은 기회일 것으로생각해 영화제를 고안했다. 우리의 기획은 결과와 상관없이 아이디어자체로는 이상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부분이 오히려 이후에 발목을잡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의 기획은 ‘현실적인 문제’를 놓친 기획이었기 때문이다.  ​


사회적 소수자 문제에 관한 의식의 연장 선상에서 모든 준비를 했다는 것은 좋았지만 실현하는 것에 많은 변수가 존재하리라는 것을 계산하지 못했다. 자문 인터뷰를 섭외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리라는 점, 위치와 시설이 적절한 영화관이 많지 않으리라는 점, 생활 반경이 청년인 저희 팀원들과는 거의 다른 노년 여성분들께 홍보가 어려우리라는 점 등이었다. 직접 노년 여성들을 모시기 위하여 복지관을 방문하고자 했지만, 복지관을 방문하여 행사 취지를 설명하고 홍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복지관의 운영 시간과 맞지 않는다는 점을 놓쳤다. 결국, 인근 대학교에 재학 중인 팀원이 공강 시간에 잠시 짬을 내어 전단을 전달하는 정도로 홍보가 끝났다. 상영회 진행을 위해 계획했던 세 차례의 자문 인터뷰 섭외 또한 연이은 거절로 인해 무산되었다. 


여여노소 영화관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2019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 선정 프로젝트

'여여노소 영화관' 행사의 홍보 포스터



상영회가 실패로 돌아간 이후에 초기 피드백에서 들은 대로 <찾아가는 상영회>를 구상해보았다. 자문 인터뷰를 요청하기 위하여 <서울 노인영화제>를 운영하는 <서울 노인센터> 홈페이지와 이메일, 유선상으로 여러 차례 연락하고 질문지를 전달하였으나 행사 취지가 <서울 노인영화제>와는 다소 다르다는 이유로 거절되었다. <서울 노인영화제>의 연장선에서 운영하는 ‘찾아가는 서울 노인영화제’에서 활동하는 소속 도슨트와의 인터뷰를 추가 요청해 보았지만, 소규모 그룹의 요청을다 수용할 수는 없다는 사과의 이메일을 받았다. 자문을 구하는 데에 줄줄이 실패했을 뿐 아니라 제일 핵심적인 행사였던 상영회는 달리 평가할 바도 없이 모객 실패로 끝났다. 첫 상영회에 실패한 이후 <서울 노인영화제>에 연락도 해보고 새로운 상영회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해보았으나,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였던 서울시 ‘찾아가는 노인영화제’마저 불가능했다.  ​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내내 노인 여성의 문화생활이라는 그 소재는 말그대로 미지의 영역이었다. 가장 기본적이고 쉽다고 생각한 일상의 요소들을 바탕으로 노인 생활을 알아보려 했지만, 그 어느 것에도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전시를 관람하고 수필집을 함께 읽고 나서, 우리는 노년의 발화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았다. 노인들도 청년 세대 못지않게 창조성이나 강렬한 소통의 욕구가 있으나, 우리 사회는 그러한 방식에 대해 상상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노년을 무기력한 인생의 마무리 시기라거나, 오로지 지혜만을 전달해주는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노인을 독자적인 주체로 호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동등한 시민으로서 공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 고유의 잠재된 창조성을 끌어내어 더욱더 다채로운 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공적인 말하기에서 계속해서 배제되어 온 노년 여성들을 공론장에 포섭하기 위한 고민이 더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가장 크게 배운 것은 현실과 타협해야 하는 지점들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인문 실험을 시작하기 전의 우리는 이 기회를 통해 대학생 세 명의 힘으로 쉽사리 도전할 수 없을 만한 이상적인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우리 세대에게는 아주 익숙한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노인 여성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했다. 또한, 노인 여성들끼리도 비일상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을 조성하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실패하는 동안 행사를 주최하는 우리가 ‘상영제’라는 행사에 대한 이해와 노년 세대에 대한 이해부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우선, 또래 여성들을 겨냥해서 비슷한 행사를사전에 진행해보았으면 좋았겠다는 말을 거듭했다. 우리 셋 모두 ‘영화제’ 혹은 ‘상영회’라는 행사를 단독으로 진행해본 경험이 없는데, 그 와중에 노인들의 신체를 고려하여 배리어프리한 공간을 조성하기란 더더욱 어려웠다. 또한, 우리와 같은 청년 세대에게 영화와 영화제는 이미 일상의 한 부분이기에 노인들에게는 어떻게 이 영화와 영화제를 매력적으로 홍보할 수 있을지가 죽 난감한 과제로 남았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노인 여성들과의 일상적인 대화나 소통 능력마저 결여했다는 사실을 실감했고, 따라서 노인 구술사나 노인과 관련된 일상 연구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른 세대의 삶의 궤적과 언어에 대한 탄탄한 이해를 갖추고 나서 후일에 다시 노인 여성을 위한 행사를 기획하고 싶다. 



복잡문화공간 공수표 공수표의 공원습격 : 매주 토요일 밤 10시마다 공원에서 시를 읽고 음악을 들은 뒤 떠나는 실험. 시와 음악, 따뜻함, 이해가 있는 만남에 목말랐던 동네 사람들을 새롭게 만나기를 기대함


복잡문화공간 공수표 팀원 : 김다정, 김보람, 김찬우 실험주제 : 어두운 밤, 공원에서 매주 시 읽는 소리가 들린다면 어떨까?


매주 토요일 밤 10시마다 공원에서 시를 읽고 음악을 들은 뒤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주민들은 이 수상한 무리를 어떻게생각할까? 왜 야밤에 공원에서 저런 행동을 할까? <복잡문화공간 공수표>팀은 머리 아프게 준비하지 않고 단순히 재미있게 놀려고 밤에 공원에 앉아 시를 읽고 떠드는 모임을 간헐적으로 진행했었다. 진지한 목적 없이 그냥 문장과 단어를 읽고 떠드는 시간과 잡다한 사물을 가려 대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어두운 밤 공원의 분위기 덕분에 평소에 쉽게 하지 못했던 말들이 쉽게 흘러나왔다. 이 활동을 기반으로 인문 실험을 기획했다. 


공수표의 공원 습격 토요일 밤 10시, 시 하나 음악 하나 챙겨서 만나요

'공수표의 공원습격' 행사의 홍보 포스터



 몇 번 진행했던 활동이라 홍보와 소개가 훨씬 쉬울 것으로 기대했다. 정식으로 포스터 컨셉을 회의하고 디자이너에게 부탁했다. 포스터를 준비하고 활동을 홍보하는 과정까지는 무탈했다. 그러나 첫 공식 활동 이틀 전에 단체가 와해하는 사건이 있었고, 이주 정도 뒤부터는 이사 준비와 복학, 졸업 전시 준비, 공간 정리, 단체 활동 마무리 등으로 활동을 혼자서 제대로 마무리하기 힘들었다. 그 와중에 계획대로 활동을 시도했지만, 터 잡고 있던 지역을 떠나 재개하기에는 쉽지 않았다. 실험에 충분히 집중할 수 없었던 단체내부의 사정으로 기획했던 것의 10%도 채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고, 부끄럽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활동이 있지만, 참가자 개인에게는 결과와 완성이 더 의미가 있던 활동이었다. 어떤 활동은 끝마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뜻이 남는다. 자신만만하게 지원했던 초기의 모습을 떠올리면괴로워진다. 진행 과정 동안 속 곯던 날들 역시 괴로운 기억이다. 지금은 많은 것이 정리되었다. 이제야 활동의 성과가 아쉽다고 생각하는 도둑놈 심보로 인문 실험을 마무리한다. 인문 실험이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던 의의를 이해하면 더 아쉽다. ​


공수표의 공원습격 프로그램 진행 사진


공수표의 일러스트




2019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 공모전 사업


○ 출 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블로그 '생활인문, 인문으로 살아가기' https://blog.naver.com/korea-hum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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