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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문실험] ④ 인문사색 : 애도학교, 찾는 미술가들, 혜윰

2020-10-29

애도학교 여봐라 나의 역사책을 집필하라, 크고 작은 일상의 아픔속에서 나를 회복시키는 최고의 컨텐츠는 바로 나의 역사서. 평범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나의 역사를 자세히 살펴보며 계절별로 나만의 역사책을 완성해가는 애도학교의 두번째 실험


나의 역사책을 집필하라 애도학교 팀원 김미현, 천유진, 김미란, 문기환 실험주제 진짜 위로는 나의 역사 속에 묻어있지 않을까요?



자신의 슬픔, 고통, 괴로움을 잘 위로하고 계시는지요? 우리는 위로가 필요한 날이면 끌리는 대로 뭔가 하면서 힘을 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또 어떤 날은 마음만 우왕좌왕 거릴 때도 있습니다. 마땅한 것이 떠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땅한 것을 떠올릴 기운조차 없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마다 고통받는 내용이 다르듯이, 위로를 받는 방식도 다릅니다. 위로에는 어떤 게 있고, 어떤 방식이 나에게 특효약이 될까요? 저희는 그 해답을 ‘일상 기록’에서 찾았습니다. 나를 회복시키는 무언가를 나도 모르게 계속하면서 살고 있지 않나요? 일상을 적고 거기서 묻은 자신만의 위로를 발견하고, 그것을 계속해서 기억할 수 있다면 어떨까 저희는 상상했습니다. 단순히 일기를 쓰는 방식은 지양했습니다. 쓰기를 덜 좋아하거나 어려워하는 분도 함께 할 수 있는 탐구방식, 바쁜 와중에 작은 틈을 내서도 가능한 탐구방식. 그리하여 저희는 ‘세 줄 쓰기’를 선택했습니다. 


세줄 쓰기를 적은 포스트잇 사진


한 가지의 주제를 주고, 그 주제를 들여다본 하루의 감상을 세 줄만 적어내는 것입니다. 그 주제는 ‘평생 잊지 않기를 바라는 세 줄의 글’, ‘나도 내가 잘되기를 바라요’, ‘내가 함께 사는 물건들’이었습니다. 세 줄을 쓰는 순간이 위로이고, 그 세 줄을 가지고 함께 이야기하는 순간이 위로이고, 세 줄에 녹아있는 나의 민낯을 발견하는 순간이 위로였습니다. 과장하려는 마음이 아닙니다. 지난 실험의 순간을 떠올렸을 때 자연스럽게 떠올려지는 마음입니다. 실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현재를 정리하고 이해하는 순간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위로의 순간임을 목격했습니다. 상황이 더 나아지지 않아도 됩니다. ‘아, 내가 이렇구나’, ‘아, 그일 이후로 내가 이런 마음이 되었구나’, ‘나, 요새 이런 키워드로 살고 있구나’ 이것을 명료하게 이해한 순간 좀 더 가벼운 표정들이 되었습니다.  


글쓰기를 진행중인 애도학교 팀원들의 모습


실험은 계속됩니다, 위로는 계속되듯이. 우리 일상의 한 조각을 적은 글은 항상 우리 곁에 있을 것입니다. 책으로 펴냈으니까요! 힘든 시기에 그 책을 떠올려서 읽는 순간,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위로를 받으려면, 어두움을 어느 정도 토해내야 함을 발견했습니다. 모인 사람들이 꺼내놓은 인생 지옥 체험기, 아마존시리즈! ‘지옥의 이야기만 가능’이라는 포맷으로 비밀모임을 열고 책이 편찬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오디오북으로 제작하려고 합니다. 세 줄이기에 더 적합하기도 합니다. 음성은 글과 달리, 풍부한 비언어적인 표현이 녹아있습니다. 글로 자기 역사를 편찬하고, 목소리로 자기 역사를 녹음해서 필요할 때 들을 수 있다면 더욱 생생히 이야기가 전달되지 않을까요?


애도학교 실험 홍보 포스터



 

찾는 미술가들 찾기 프로젝트 작가가 스스로에 대해 발언하는 내용과 방식을 수집하고 전달의 매개체로서 텍스트의 가능성을 실험. 미술가들을 인터뷰하여 이들이 생각하는 현대미술이 무엇인지 살펴봄


찾는 미술가들 찾기 프로젝트 팀원 박민애, 윤소린, 현세진 실험주제 작가가 스스로에 대해 발언하는 내용과 방식을 수집하고 전달의 매개체로서 텍스트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난해하다'와 ‘저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엇갈린 평가가 있다. 사실 현대미술을 단 하나의 정의로 규정할 수도 없고, 한국 미술계에서도 현대미술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스스로 현대 미술가라 부르는 한국의 동시대 미술가들은 이를 과연 무엇이라 할까? 우리는 7명의 현대 미술가를 선정하고 그들이 생각하는 현대미술과 그것의 매력, 특징, 방법론 등을 인터뷰 했다. 녹취록을 작성한 다음 공통적인 내용을 추리고 키워드를 뽑았다. 최종 형태는 인터넷 웹사이트로, 내용이 키워드별로 정리되어 있으며 작가별로 분류하여 읽을 수도 있다. 키워드별 혹은 작가별 내용은 하이퍼텍스트 링크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현대미술이라는 추상적 영역을 보다 입체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자 했다. ​ 


실험 진행을 위해 우리가 가장 먼저 한 것은 ‘누구를 인터뷰할 것인가’ 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가 참고할 만한 현대미술 가는 누구인지 브레인스토밍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불어 이 기획은 미술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가 되어야 해서 얼마나 친절하게, 소통 가능한 언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지도 중요했다. 결론적으로 여러 번의 회의 결과 7명의 인터뷰이를 선정할 수 있었다. ​ 


회의를 진행중인 찾는 미술가들 팀원들의 모습


 녹취록을 다 푼 후, 우리는 언어를 문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나 소위 ‘악마의 편집’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작가분들께 다시 검수를 요청했다. 보통 한 녹취당 A4 20장 정도의 분량이 나왔기 때문에 작가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있었지만 모두 흔쾌히 응해주시고 정성껏 회신을 주시고 계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의 최종 결과물을 웹 퍼블리싱 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가장 먼저 도메인을 구매하였는데, 우리가 원하는 도메인이 대부분 이미 사용 중이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amm.kr로 결정하였다. ‘amm’은 Artists Meet MISULGA, Artists Matching Machine, All Meets MISULGA 등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amm이 가지는 뭔가를 고민하거나 말을 꺼내는 듯한 뉘앙스도 이 도메인을 선택하게 된 큰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


우리는 처음에 계획했던 대로 인터뷰를 하이퍼링크를 통한 웹 퍼블리싱을 하기 위해 먼저 인터뷰 글을 최종 기고 형식으로 다듬었다. 모든 내용을 다시 훑으면서 주요 한 문장을 솎아냈고, 주요어를 뽑아냈다. 또한, 동시에 웹사이트 제작에 들어갔는데,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 인터뷰가 기존 인물 중심적인 기술방식이 아닌 '키워드'를 중심으로 되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현대 미술가들의 관심과 입장, 문제의식 등이 어떻게 공유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하이퍼링크 방식을 위해 반응형 웹사이트를 제작했다. ​ 


현대미술에 대한 키워드를 뽑아내는 메모


결과물에 있어서 우리가 주요하게 실험한 것은, 현대미술의 현장성을 어떻게 반영할 수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인터뷰이 각자의 색상을 정하여 여러 발언 사이에서 누구의 발화인지 구분하기를 시도했고, 또한 인물별로 내용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로써 현대미술에 대한 안내 글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자 하였다. ​ 


이번 프로젝트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큰 성장과 변화를 가져다주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는 미술가들의 대화가 이렇게 깊은 감동과 공감을 줄지 몰랐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대화들을 하이퍼링크를 활용하여 웹 퍼블리싱 하는 방식은 이러한 실험 기회가 없었더라면 시도해볼 수 없었던 실천이었고, 개인적으로는 성공적인 경험으로 기억할 것 같다. 이 실험을 통해서 우리는 더 깊은 대화를 하길 주저하지 않게 되었고, 또한 쉽게 상대를 '알고 있다'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또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프로젝트를 이어가면서 확장하고 싶은 방향성도 가질 수 있었다.



혜윰 시네마 천국 전국의 독립, 복합 상영관에 찾아가 관계자, 관객들을 통해 극장이 가진 가치를 유지하고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알아가고 기록하고자 함


CINEMA PARADISO 혜윰 팀원 장상천, 이선우, 김다정, 윤수정 실험주제 변화하는 극장, 상생하는 관객





우리 <혜윰>은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임이다. 우리는 1년 동안 제작되는 80여 편의 단편 영화들이 사장되는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 나아가 관객들과 상생하는 극장 그리고 영화를 만들고자 이와 같은 실험을 기획했다. 서울과 각 지방에서 운영되고 있는 독립영화관 혹은 영화로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단체들을 만나 인터뷰하며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찾고자 했다.  ​


상영관을 찾아간 혜윰 팀원들의 모습


그리고 단순히 인터뷰와 자료 수집에서 끝내지 않고 우리들의 행보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하기로 했다. 광주를 시작으로 부산, 강릉, 대구, 서울을 돌아다니며 일곱 단체를 만나 그들이 활동하고 있는 방식과 생각을 듣게 되었다. 또 그들에게 우리 <혜윰>이 지향하는 바를 설명하고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단순히 단편영화에 국한되었던 생각이 독립영화, 영화제의 시스템 그리고 교육까지 확장되었고 이러한 부분들이 <혜윰>의 다음 스텝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내년 이선우 팀원의 작품을 시작으로 각 팀원의 작품을 제작하고 배급하는 단체와 회사로서 창업할 예정이다. 이번 실험의 결과인 다큐멘터리 또한 내년 하반기에 상영을 목적으로 마무리 작업과 촬영, 인터뷰하고 있다.


이렇게 <혜윰>은 단순히 일회성을 끝나지 않을 팀이 되었다. 우리는 매주 스터디를 진행했고, 우리에게 새로운 영감을 가져다주었다. 스터디를 진행할수록 팀원들의 생각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활동을 진행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팀의 미래에 대해 논하고 고민했다. 그 결과 끝에 우리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기로 했다. 미래를 의논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팀의 가장 큰 변화이지 않을까 싶다. 


각 지방에서 주민들과 영화로 소통하는 단체들을 인터뷰한 혜윰 팀원들의 모습


이번 실험은 팀을 비롯해 나 자신에게도 중요했다. 무엇보다 졸업을 앞두고 취업과 창업의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실험은 하나의 작은 희망을 볼 수 있었다. 나 자신과 단체의 미래를 보게 되었고 예술을 창작하는 사람으로서 함께 동반되어야 하는 상황에 집중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게 되었다. 이번 실험을 통해 조금 더 길고, 연속적인 실험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상생하는 방법을 찾아 나갈 것이다.


행사를 진행하는 현장의 모습



2019년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 공모전 사업소개

○ 출 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블로그 '생활인문, 인문으로 살아가기' https://blog.naver.com/korea-hum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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