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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인문실험] ②일상인문 : 지극히 문학적인, 청.문.해

2020-10-16

지극히 문학적인, 서울은 한 편의 문학이다



걷는 법 : How to walk 지극히 문학적인 팀원 성지수, 박희은 신현정 실험주제 서울의 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며 글을 창작해 문집 발간하기


저희는 맞는 길에 대한 강박을 가지고 있는 청년 세대로서, 서울 곳곳 에서 의도적으로 길을 잃고 그곳에서 얻은 이야기들로 문집을 발간하고자 하였습니다. 각자의 이야기들과 추천 도서를 엮어 그 고장의 사람들에게 책을 나누어주는 것으로, 목적지 없이 걷는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알리고자 하였습니다. 우리가 몸을 담고 살아가는 서울을 다시 볼 수 있게 하는 시각 또한 높이고자 하였습니다. 직접 보고 들은 내용을 토대로 글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서울로 장소를 선택한 이유는 서울만큼 빠르게 성장한 도시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즉 필요 때문에 많은 공간이 허물린 도시라는 뜻도 되기 때문에 그 공간에서 이야기를 발굴하고자 했고, 문학과의 연결점을 다시 되돌리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몸담은 공간이 문학적 배경이 될 수 있으며 그 문학을 통해 위로받을 수 있음을 느끼게 하자는 것이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였습니다. ​ 


본격적으로 길을 잃는 활동을 하기 전에 더 구체적인 계획을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길을 잃고 싶었던 지역들을 서로 찾아서 말하고 그 안에서 어떤 방법으로 길을 잃을 것인지 얘기했습니다. 이때 우리가 출판할 책의 구성을 얘기했습니다. 주제나 제목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논의 했고 대략적으로‘걷기’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또 글의 형식에 있어서는 시나, 소설, 수필 등 각자가 느낀 점을 자유로운 형식에 맞춰서 쓰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자신이 쓴 글 뒤에 ‘작가노트’를 적어. 어떤 점에서 이런 글을 창작하게 됐는지 쓰기로 했습니다. 특히 각자 다녀온 지역에서 받은 느낌을 꼭 써주기로 했습니다. 또 책은 얼마나 만들면 좋을지, 어떻게 누구에게 전달하면 좋을지 고려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어떤 지역을 찾아가서 어떻게 길을 잃을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할 때 힘든 점은 없었습니다. 의견이 부딪히지 않았고 서로가 가고 싶어 하는 지역을 최대한 존중해주며 일을 진행했습니다. 


본격적으로 길을 잃고 글을 쓰기 위해 종로에서 모였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특히 비가 자주 내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막상 계획했던 것과는 다르게 솔직히 ‘길 잃기’를 대강 할 마음도 생겼습니다. 길 위에서 해야 하는 일인데 궃은 날씨가 도움이 될 리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오히려 날씨가 좋지 않기 때문에 더 마음껏 기분에 취해 걸었습니다. 특히 문장을 뽑아내는데 있어서 감각이 더 풍부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서울이라는 공간과 문학의 관계성을 갖도록 기획하고자 하였던 원래의 목적을 달성한 듯 합니다. 원고의 내용은 각자 다녀온 지역에서 느낀점을 시와 소설로 재창작한 작품입니다. 어떤 팀원은 많은 시를 쓰기도 했고, 어떤 팀원은 직접 느낀 점을 통해 인물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팀원은 지역에서 느낀 점을 파고들어서, 완전히 새로운 인물과 공간의 서사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여러모로 글의 완벽함만 놓고 보자면 팀원들 모두 등단한 프로 작가는 아니기 때문에,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작가 노트를 통해 ‘이 지역에서 무엇을 느꼈는지, 길 잃기를 통해 어떤 글을 쓰게 됐는지’를 적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중요한 건 ‘글의 완벽함’보다는, ‘거리에서 길을 잃은 과정이 어떻게 문학적인 영감을 주었나’라고 생각합니다. 팀원들끼리 자체적으로 평가하자면 대체로 만족한 수준이었습니다. 


 실험팀이 직접 촬영한 서울의 풍경사진



이번 활동을 통해 내면적인 성장과 눈에 보이는 성장을 함께 경험했습니다. 그동안 전공이 인문학과 관련된 전공이었으면서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인문학적인 생각이나 가치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습니다. 고전을 읽을 시간에 토익 공부를 했고, 글을 쓸 시간에 컴퓨터 자격증을 공부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잠시 미뤄두고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인문학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취업에 도움이 되고, 쓸 데 있는 일만 해야 한다는 취업준비생으로서의 강박에서 벗어났습니다. 우리가 인문학을 얼마나 좋아했었는지를 떠올리면서, 잠시 쉬어가고 머리를 식히는 데 인문학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느꼈습니다. 마음가짐만으로도 삶의 태도가 바뀐다고 믿습니다. 그동안 과하게 쓸모 있는 것들만 추구하면서 나 자신을 그렇게 평가내리고 질타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멈춰 서서 제대로 길을 잃어보고 나서는 나를 사랑할 용기가 조금 생겼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장은 하나의 책을 완성했다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생이던 우리가 어찌 됐든 책의 구성을 짰고 직접 체험하며 느낀 바로 원고를 완성했습니다. 그동안 머릿속에서만 떠돌던 잡념과 아이디어들이 실물의 책으로 완성된 것입니다. 몇 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보고, 듣고, 직접 만지며 체험했고 그 내용이 고스란히 책이라는 결과물로 남았습니다. 우리는 이 책을 다시 주변 사람들과 나누며 우리가 느낀 점을 공유할 것입니다. 그렇게 또 주변 사람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청.문.해 괜찮지않다고 말해도 돼


괜찮지않다고 말해도 돼 청문해(청주문화해결사) 팀원 김지영, 장정민, 유환국, 오아현 실험주제 본인들이 겪는 아픔을 스스로 표현하며 마음의 치유와 성장을 탐색한다



저희 팀은 청주에 있는 청년들이 모여 자신이 평소에 주변 사람들에게 다 꺼내지 못한 이야기를 일기 같은 형식으로 이야기를 쓰는 일상 인문 실험을 했습니다. 첫 번째는 매주 정해놓은 주제를 가지고 자기 생각을 낙서, 메모, 일기, 그림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내 이야기를 적었습니다.실험을 진행하며 다양한 연령대와 함께 우리의 활동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의 생각과 고민을 다양한 모임에서 나누었습니다. 아동센터에서 어떤 아이는 아픔을 이야기하던 중 크게 울기도 하였고, 부모님의 이혼 때문에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기도 하였습니다. 너무 무거운 이야기라 감당하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내가 견디기 힘든 어려운 일을 같은 또래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버거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메모를 통해 나 자신도 모르는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며 나의 감정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나 자신조차 감당하기 힘든 아픈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슬픔을 토로하면서 버겁기도 했지만, 다 털어버리고 자신을 스스로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문 실험을 통해서 4명의 팀원은 각자 매주 다양한 이야기를 소재로 일상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상이 바빠서 가끔은 과제를 잘 수행하지 못하는 순간도 있었고, 생각보다 어둡고 힘든 일이 없는 날들도 많아서 무거운 주제를 쓰기에는 맞지 않는 순간들도 있어서 글을 써 내려가는 것이 힘든 날도 많았습니다. 또한, 다양한 연령층을 만나서 스트레스나 고민, 아픔 등을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도 힘들고 가끔은 상대방의 감정이 전이되어서 며칠씩 우울한 날들도 있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는 아이들의 모습


‘책을 과연 완성이나 할 수 있을까?’ 좌절하였지만 3개월 시간이 끝나는 무렵 어찌 되었든 탈고를 하고 있었고, 늦게나마 완성된 책을 기다리는 시점에서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낍니다. 또한, 일상의 기록을 통해서 지난날의 아픈 내 이야기를 돌이켜보니 오히려 내가 받은 상처가 아무것도 아닌 것같이 가볍게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같은 청년들과 비슷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활동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자기 사용설명서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는 호기심 반 설렘 반으로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내가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기쁨도 있었고 무거운 이야기를 소재로 이야기할 때면 이런 이야기를 왜 주제로 삼았는지 스스로 원망스럽고 후회될 때도 있었습니다. 저는 항상 밝고 좋은 이야기만 해야 좋은 에너지가 나온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20대를 보냈습니다. 긍정의 에너지가 또 다른 긍정을 가져온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런 시간 속에 정작 풀어야 할 아픔도 슬픔도 나누지 못하고 내 마음도 내가 위로하고 토닥여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30대가 되어서 이런 일을 통해 지난날의 나를 위로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위로하고 토닥여주는 즐겁게 보내게 해준 이 인문 실험에 감사드립니다. 3개월 이내에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이 직장 생활과 동시에 진행하기에는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완성되고 나니 너무 뿌듯하고 이런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발표하는 어린이들

 

 

2019 삼삼오오 청년 인문실험 공모전 사업 소개

 

○ 출 처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블로그 '생활인문, 인문으로 살아가기' https://blog.naver.com/korea-huma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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