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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꼰대로소이다

세대 갈등에서 '젊은 꼰대'의 등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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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와 스승의 갈림길

꼰대는 많고 스승은 적다

한국의 ‘꼰대’라는 단어는 영국의 BBC에서도 다룰 정도로 유명하다. BBC의 정의로는 ‘자기가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나이 많은 사람’이다. 꼰대라는 단어가 널리 쓰인 것은 1960년대 후반이다. 처음에는 교사 특히 담임교사를 지칭했다. 꼰대는 해야 할 일이나 규칙 등을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대상으로 확장됐다.

꼰대라는 말은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갈등에서 나왔다. 기성세대는 기존의 규칙과 질서, 생각을 강요하고 젊은 세대는 낡은 가치관을 당연히 거부한다. 한국 사회는 ‘농촌에서 도시로’라는 문명사적 변화가 50년대 이후에 광범위하게 이어졌고, 새로운 기술과 문화가 빠르게 보급되며 기존의 권위가 제대로 자리잡기 힘들었다. 경험이 다르고, 세상이 변했는데 틀에 박힌 과거의 유물을 따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일본에서 1964년 도쿄 올림픽 이후 등장했던 ‘신인류’는 기존 질서에 대한 거부감, 극도의 개인주의, 미래에 대한 다른 시선을 가진 젊은이들을 지칭했고, 1990년대의 한국에서도 그대로 통용되었다.

한국에서 세대간 소통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는 위계적인 서열의식이 너무 강하고, 지나치게 빠른 사회적 변화 때문에 각 세대의 경험이 너무 달랐던 탓이다. 한국에서 유난히 ‘꼰대’에 대한 혐오가 강한 것은, 그만큼 사회가 빠르게 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가 원활하게 재생산을 이루기 위해서는 윗세대의 경험과 지식이 다음 세대에게 제대로 전달되어야 한다. 소통이 끊어지면 모든 것이 뒤죽박죽으로 엉켜버린다.

꼰대는 너무 많고, 스승은 너무 적다는 말이 도처에서 들린다. 꼰대 아닌 기성세대의 절실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는 꼰대로소이다'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열네 번째 테마로, 언어적 인간(호모 로쿠엔스 Homo Loquen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