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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다

위로가 필요한 당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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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고, 위로하고, 살아간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고양이처럼

아, 회사 가기 싫다. 매일매일 회사에 가야만 하는 직장인이라면 간혹 또는 자주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일을 못한다고 타박받거나, 어떤 동료와는 도저히 관계가 껄끄럽고, 얼마나 버티면 회사 가는 길이 가벼워질까 확신할 수 없는 우울한 날들은 널렸다.

주변 사람들은 주식과 부동산, 코인 투자로 얼마를 벌었고, 또 날렸는지 웃고 울고 한다. 물질적 풍요를 좇는 욕망은 인간의 유전자에도 존재한다. 그들을 따라가야 하나, 성실하게 직장인 생활에 매진해야 하나. 오늘은 힘들고, 내일은 불안하고,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 모두가 돈과 명성만을 쫓는 세상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열심히 일해도, 불안만 쌓이는 세상이다.

행복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영국의 철학자 존 그레이는 고양이 예찬론자다. 고양이들은 선(禪)불교에서 이야기하는 ‘무심(無心, no-mind)’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칭찬한다. 오롯이 자기에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태도라고 한다. 지금 다르게 살아가면 내일은 자연스레 변한다. 내일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은 오늘 나의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다.

내일이 불안하다면 지금을 충실하게 즐기고, 어제의 시간을 되찾아야 한다. 헛되이 보내버린 것 같은 시간에는 인생의 진실이 숨어 있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지막 권 제목은 ‘되찾은 시간’이다. 후회와 아쉬움으로 과거를 안타까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움의 순간으로 나의 안에 과거가 쌓여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것이 삶의 의미를 찾는 길이다.

*'상처받은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열세 번째 테마로, 희망하는 인간(호모 에스페란스 Homo Esperan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