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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낙관의 차이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대한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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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낙관 사이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희망을 가진다는 것

어릴 때는, 시간이 흐르면 더 좋은 세상이 올 거라고 믿었다. 어른이 되면 마음대로 가고 싶은 곳에 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불편하고 힘든 일이 더 많아졌다. 나는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세상은 정말 좋아지고 있는 것일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팬데믹이 끝났지만, 세상은 과거로 돌아가지 않았다. 더 많은 전쟁과 더 심한 차별과 더 강해진 자연재해가 찾아왔고 경제도 위기상황이다. 살기는 더욱 힘들어진 것 같다. 기후위기도 심각한데, 우리의 미래는 과연 희망적일까?

'할 수 있다!'는 구호는 20세기의 한국을 이끌어왔다. 한국은 계속 성장하여 선진국 문턱까지 다다른 나라다. 20세기 초 식민지였고, 50년대 전쟁으로 초토화된 아시아의 작은 나라가 이룬 경제성장은 분명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구호는 이제 무기력하다. 한국의 젊은 세대는 처음으로 아버지 세대보다 잘살지 못할 것이고, 한국의 경제는 답보가 아니라 마이너스 성장으로 떨어질 위기에 있다. 개별적인 차이와 구조적 문제점 등을 무시하고 긍정으로만 밀어붙이는 폭력적인 성장주의는 이제 설득력이 없다.

그렇다면 희망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할까? 아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희망을 가지는 것은, 인간의 삶의 의지가 요구하는 절대적인 본능이다. 지금보다 나은 것을 꿈꾸고, 무조건적인 긍정이 아니라 현실을 잘 지켜보고 분석하여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인문학적인 사고이고, 미래를 살아갈 힘이다.

*'희망과 낙관의 차이'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열두 번째 테마로, 희망하는 인간(호모 에스페란스 Homo Esperan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