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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는 얼마나 좋았을까?

과학자의 윤리적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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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은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

과학과 윤리의 관계성

영화 <오펜하이머>의 주인공인 로버트 오펜하이머 박사는 핵폭탄을 만든 과학자다. 핵무기의 발명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고 세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강대국은 더 강한 핵무기를 더 많이 갖기 위해 경쟁했고, 세계는 더욱 위험한 상황이 되었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진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만 오히려 심각한 위협을 주기도 한다.

SF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디스토피아’는 절망적인 미래상을 말한다. 세계 전쟁으로 인해 문명이 파괴된 이후의 혼란 상태이거나, 소수의 집단이나 기업이 사회의 모든 것을 소유하며 절대다수를 지배하는 사회이거나, 발달한 기술로 모든 정보와 커뮤니케이션을 통제하는 전체주의적 사회로 제시된다. 과학과 기술은 점점 인간을 편리하게 하며 발전해가지만, 오히려 파국을 일으키거나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위협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다. 오펜하이머는 핵무기의 발명이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위협을 초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고뇌에 휩싸였다.

SF영화와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미친 과학자’(Mad Scientist) 캐릭터는 새로운 발견과 발명에만 현혹되어 인간을 위협에 빠트리는 존재다. 과학기술은 어떻게 쓰이는가에 따라, 인간에게 독과 약 모든 쪽으로 가능하다. 과학에 대한 윤리적 태도가 중요한 이유다. 지금 초미의 관심사인 AI와 로봇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윤리적인 로봇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관계에 의해 그들을 규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로봇이 윤리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 따지기 이전에, 인간이 윤리적 태도를 갖고 관계를 맺으면 충분히 AI와 로봇에게 모종의 인격적 지위를 부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금 과학과 윤리의 관계에 대한 고민은 절실하다.


*'오펜하이머는 얼마나 좋았을까?'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열 번째 테마로, 윤리적 인간(호모 에티쿠스 Homo Ethicu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