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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만들어가는 가치

마을을 깨우는 지역 공동체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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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마을(Village)은 단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간을 넘어 서로 이웃사촌 관계를 형성하며 살아가는 전통적 공동체(Community)다. 육체적인 고향이 부모라면, 영역적인 고향은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을은 중심을 바탕으로 뻗은 길이나 동심원처럼 펼쳐지는 집들이 형성된 인간 거주 정착지다. 대체로 총 인구 100명 이하, 적게는 다섯에서 서른의 가족 단위 집단이 모여 사는 공동체를 말한다. 마을을 인간의 성장기에 빗대본다면, 도시로 성장하기 이전이며 어린아이의 시간대라고 할 수 있다.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여 만든 영역이 마을이다. 인간은 다른 생물에 비해 육체적 단점이 많기에, 공동체적인 생활 방식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려는 욕구가 있다.

마을은 주민들이 사안을 공유, 소통, 합의하며 의사결정을 하는 ‘비공식적 민주주의’ 협동조합처럼 운영된다. 그리고 인간관계와 사교생활은 전통적 관습과 신앙심에 따라 규정되기 때문에 차가운 사회계약이 아닌 아는 사람들끼리의 신뢰에 기반해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사회학자 레이 올덴버그의 지적처럼, 공동체가 파괴된 현대사회 속 도시인의 마음과 영혼은 그 언제보다 공허해졌다. ‘인터넷이 미래 글로벌 빌리지의 도시광장이 되고 있다’는 빌 게이츠의 말대로 21세기의 인간은 디지털 공간 속에서의 소통과 공유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를 모색해보지만 아직도 쉽지 않은 길이다. 21세기의 마을은 어떻게 재현될 수 있을까? 혹은 부활할 수 있을까?

*'같이 만들어가는 가치'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서른네 번째 테마로, 더불어 사는 인간(호모 심비우스 Homo Symbiou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