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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에게(만) 관대하다

창작자의 신념과 표절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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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의 시대, 욕망과 위선

언젠가부터 악보다 위선이 더욱 나쁘고 혐오스럽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끔찍한 흉악범죄보다는 사소한 거짓이나 사기를 쉽게 주변에서 접하기 때문일까?

우리 사회에서 위선에 대한 반감이 커진 시기는 IMF 때인 것으로 보인다.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국제적인 금융 위기로 회사가 망하거나 해고당하고 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소위 ‘각자도생’이 구원의 말처럼 떠올랐다. 타인을 배려하고, 서로 간의 예의가 필요하다는 전통적인 삶의 태도가 흔들린 것이다. 또한 ‘부자 되세요’라는, 천박하나 직접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를 가진 광고가 인기를 끌었다. 개인의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거나 추구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게 된 것이다.

욕망에 충실하고,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길만을 가는 삶이 솔직하고 좋다는 태도가 21세기에는 만연해 있다. 공동체나 배려 등을 말하면 오히려 타인의 욕망을 제한함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의도 아닌가 의심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욕망은 개인의 삶에서 필요하고, 중요하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을 무한대로 추구하려면 필연적으로 타인의 욕망과 충돌한다. 자신의 욕망과 감정만을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살아간다면 결국은 도덕과 윤리의 기준을 점점 낮추고 몰염치한 인간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잘못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나의 이익이 줄어드는 모든 상황을 거부하는 사람들만이 가득한 세상이 된다면 과연 나만의 욕망이 이루어지며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나에게(만) 관대하다'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서른두 번째 테마로, 속이는 인간(호모 팔락스 Homo Fallax)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