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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여진 역사, 내가 쓰는 역사

유사역사학과 역사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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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기억과 숨겨진 진실

인간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다. 불과 몇 시간 전에 직접 목격한 상황을 기억할 때도 왜곡은 일어나고, 때로는 무의식적인 거짓을 말한다. 의도한 거짓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시 목격자의 상태나 심리 등에 따라서 다르게 기억되는 것이다. 목격자에게 의미 있는 부분만 부각되기도 한다. 당장의 목격담조차 부정확한데 수십 년, 수백 년 전의 과거에 벌어진 사건의 진실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역사학은 자료와 유물에 의해 성립된다. 구체적으로 기술된 문서자료를 분석, 비교하고 남아 있는 유물을 통해 확인하고 추론을 한다. 구체적인 팩트에 의해서 역사를 하나둘 쌓아간다고 할 수 있다. 관점이나 해석에 따라 사건을 다르게 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사실에 대한 완전한 부정이나 비난은 존재하기 힘들다.

하지만 유사역사학은 과거의 일을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재구성하려 시도한다. 처음부터 결론이 정해져 있고, 그에 맞춰 역사를 재창조한다. 유사역사학은 ‘pseudohistory’이다. 의사역사학(疑似歷史學), 사이비역사학(似而非歷史學)이라고도 번역한다. 영어의 ‘pseudo-’는 가짜, 허위, 모조, 사이비를 뜻하는 단어다. 서양의 유사역사학은 독일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부정하기도 한다. 아우슈비츠에 가스실이 없었다거나 600만 명의 유대인을 죽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등의 주장을 하는 것이다. 유사역사학은 목적에 따라서 역사를 변조하고, 대중을 거짓으로 세뇌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유사역사학이 우리의 객관적인 역사와 현실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다시 생각해보자.

*'쓰여진 역사, 내가 쓰는 역사'는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서른한 번째 테마로, 속이는 인간(호모 팔락스 Homo Fallax)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