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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의 고달픔을 보듬는 상상

이야기, 또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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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대중이 꾸는 꿈

최근 웹소설 업계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꾸준하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3년 약 200억 원 규모에 불과했던 웹소설 시장은 5년만인 2018년 4천억 원으로 성장했고, 2022년에는 1조가 넘었다. 1조 5천억 원을 넘어서는 시장 규모인 웹툰과 함께 웹소설도 K컬처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했다.

웹소설은 기존의 소설, 문학이 지지부진한 것에 비하면 대중의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웹소설은 대중이 꿈꾸는 상상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고, 명확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며 인기를 얻었다. 대중의 욕망을 즉자적으로 반영한 판타지를 제공하며 공감을 자아낸 것이다.

웹소설의 인기 트렌드인 ‘회빙환’은 대중의 욕망을 잘 보여준다. ‘회빙환’은 회귀, 빙의, 환생을 말한다. 과거나 이세계로 돌아가 현재의 지식과 경험으로 영웅이 되는 이야기가 주류다. 드라마로 각색되어 큰 인기를 끈 <재벌집 막내아들> 같은 작품을 말한다.

시간을 되돌리고자 하는 충동은 일종의 사회적 무기력일 수 있다. 미국의 사회학자 제니퍼 M. 실바는 실질적으로 삶을 더 낫게 할 조건을 성취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아의 성장이 ‘상상’으로 회귀한다고 말한다. 소설이나 영화, 음악 등을 통한 해방과 성장이다. 동시에 ‘회귀’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시간을 뛰어넘어 자신의 통제력과 성장을 성취하려는 욕망을 부추긴다. 그런 점에서 회귀 욕망은 선택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욕망의 은유이기도 하다. 미래를 변화시킬 수 없다고 절망한, 우리 시대 청춘의 표상이라고 할까.

*'현실의 고달픔을 보듬는 상상'은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마흔한 번째 테마로, 창의적 인간(호모 크레아투라 Homo Creatura)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