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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는 영웅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는 역사 속 의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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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만드는 사람은 누구일까?

역사는 누가 만드는 것일까. 많은 업적을 이룬 왕이나 외적을 물리친 장군들? 국민을 위해 헌신한 정치인? 보통은 위대한 영웅을 떠올릴 것이다. 영화나 소설 등에 등장하는 역사적 인물은 대체로 영웅이다. 영화 <봉오동 전투>는 홍범도 장군이 이끈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과 전투를 벌여 최초로 승리한 ‘독립 전쟁 1회전’의 승리를 보여주는 영화다.

하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나라를 빼앗긴 일제강점기에는 많은 사람이 독립운동에 나섰다. 총을 들고 만주로 나간 이들도 있지만, 자신의 일을 하며 작고 조용하게 각자의 위치에서 독립운동을 도왔다. 딱히 과거에는 누구나 애국심이 강했기 때문은 아니다. 개인주의가 강한 지금도, 커다란 위기와 재난이 닥친다면 타인을 위해 희생하거나 작은 도움을 주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나 자신이 역사적 인물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하루하루가 쌓여 역사가 되고 개인의 삶이 모여 집단의 기록이 된다. 복잡하고 입체적인 내면을 가진 개인이 모이고 더해져 만들어진 사건과 시간이 곧 역사다. 일제강점기 우리말 사전 편찬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말모이>는 사전 편찬의 역사적 의미와 온 국민이 사전 편찬 과정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우리말의 소중함을 되새기게 한다.

영화 <암살>에서 죽음을 예감하며 떠나는 독립 투사는 ‘우리 잊으면 안 돼’라고 말한다. 잊지 말아야 할 주체도, 대상도 결국은 대한민국의 평범하면서 위대한 사람들일 것이다.

*'외면받는 영웅'은 2023 인문정신문화 온라인서비스 특집 큐레이션 '인간다움'의 마흔다섯 번째 테마로, 영화를 즐기는 인간(호모 무비쿠스 Homo Movicus)에서 비롯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