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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명주동블랜딩

커피의 도시, 강릉의 핫 플레이스 명주동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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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골목콘서트 네 번째 이야기, 터줏대감이 알려주는 우리동네. '명주동블랜딩' 강릉 로스터리샵 더콩 10.18(금) 14:00


예로부터 문향(文鄕)•예향(藝鄕) 등으로 불리던 강릉은 이제 커피의 도시로 새롭게 불리고 있다.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강릉커피축제도 어느덧 11회를 맞이했다. 이번 골목콘서트는 커피의 도시 강릉에서 핫플레이스로 부상중인 명주동 커피골목에서 개최되었다. 명주동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한 ‘봉봉방앗간’과 적산가옥을 개조한 고풍스런 외관의 오월카페 등 특색있는 카페들이 모여있어 커피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나 있는 곳이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감성을 자극하는 지난 10월 18일 오후, 명주동의 아담한 로스터리샵 ‘더콩’에서 열린 골목콘서트<명주동블랜딩>을 찾았다.


로스터리샵 더콩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는 <명주동블랜딩>

명주동은 갖가지 문화행사들로 풍성하다. 1년에 두 번 문화재 야행이라는 큰 문화행사가 열리고, 여름에는 인형극제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매달 플리마켓도 진행되고 있다. 골목콘서트<명주동블랜딩>을 기획한 봄봄컨텐츠의 김자영 대표 역시 문화행사를 관람하러 명주동을 찾았다가 과거와 현재의 감성을 그대로 간직한 명주동 골목길에 깊이 매료됐다.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꽃 향기가 나는 원두의 이름이 ‘명주동블랜딩’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그녀는 명주동의 숨겨진 이야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향긋한 커피와 함께 그 배경이 된 명주동의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나누고픈 마음에 그녀는 골목콘서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진행 중인 기획자 김자영 대표



커피와 음악, 터줏대감의 이야기로 듣는 오감체험

골목콘서트의 첫 번째 순서는 명주동에서 골목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공자 할머니의 ‘명주동의 과거’ 이야기였다. 올해 77세를 맞은 김공자 할머니는 명주동에서 생활한 지 50년이 넘는다. 앨범처럼 펼쳐지는 김공자 할머니의 기억을 따라가며 관객들은 즐거웠던 기억을 이야기할 때 보이는 할머니의 얼굴에 가득한 웃음과 명주동의 과거를 회상하며 느끼는 그리움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골목해설사 김공자 할머니


과거에 명주동은 강릉시청이 있었던, 소위 강릉의 중심지였다. 강릉 최초의 박물관인 햇살박물관이나 강원도에 몇 안되는 안과와 치과가 바로 명주동에 모여 있었단다. 김공자 할머니가 운영했던 하숙집 역시 늘 학생들로 붐볐고, 명주동의 골목길은 뛰어노는 아이들로 활기차고 정겨웠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시청 이전을 기점으로 명주동은 점차 쇠퇴해져 갔다.

빽빽하게 들어섰던 식당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췄고, 한때 정치 1번지로 불리던 청탑다방도 현재는 그 터만 남아 있다. 젊은 이들이 떠나간 그 자리를 독거노인들만이 쓸쓸히 지켰다,.

김공자 할머니는 명주동 할머니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자치 공동체 ‘작은정원’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명주동의 침체된 분위기를 안타깝게 여긴 여성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작은 정원’의 일원으로 거리를 깨끗하게 치우고, 주차장 같았던 골목을 멋스러운 정원으로 탈바꿈 시키는 데 기여한 일은 할머니의 큰 자랑이었다.


로스터리샵 더콩의 김우태 바리스타


두 번째는 명주동의 현재를 보여주는 시간으로 로스터리샵 더콩의 김우태 로스터가 연사로 참여했다.

자신을 노래하는 바리스타라고 소개한 그는 알고 보니 성악을 전공한 성악가였다. 집에서 취미 삼아 커피를 볶던 그는 현재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고, 직접 로스팅을 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커피와 관련된 다양한 워크샵과 교육들도 진행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가 만든 ‘명주동블랜딩’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러했다. 어느 날 아침, 명주동 골목 골목 활짝 핀 꽃들의 모습과 그 거리를 만들어낸 ‘작은정원’ 할머니들의 온정 어린 모습에 영감을 받아 꽃향이 나는 커피를 만들게 됐고, 거기에 동네 이름을 따서 명주동블랜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


명주동블랜딩 커피를 내리는 모습


화려한 수식어 없이 자신이 블랜딩한 커피를 골목콘서트 참석자들에게 한 잔 한 잔 내려주는 그의 담백한 모습은 사람 냄새나는 현재의 명주동을 닮아 있었다.

커피를 테마로 한 골목콘서트답게 관객이 직접 나만의 드립백 만들기 체험을 하는 시간도 열렸다. 손수 드립백 포장을 하고, 예쁜 그림과 글귀를 적는 동안 카페에는 잔잔한 웃음꽃이 번졌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곽도한님의 버스킹 공연을 감상하며 여유를 즐기기도 했다.

이번 골목콘서트는 화기애애한 이야기와 더불어 커피향과 맛, 서정적인 음악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체험의 현장이었다.


나만의 드립백 만들기 체험 중인 관객들


지역아티스트 곽도한 님의 공연



인문,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

이번 골목콘서트를 지켜보며 추운 겨울을 지나면 새로운 봄이 찾아 오듯, 독거노인들이 지키고 있던 명주동에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와 새로운 문화를 꽃피우기 시작한 명주동의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골목콘서트 관람 중인 관객들


딸 아이와 우연히 들렀다 맛 본 커피에는 자신이 느꼈던 따뜻한 이야기를 커피로 표현하려 했던 김우태 로스터와 같은 사람들의 애정이 스며 있었고, 그 이면에는 젊은이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며 깨끗하게 거리를 치우고 가꾼 마을 주민들의 온정이 있다는 사실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명주동 골목길 풍경


기획자 김자영 대표는 과거와 현재, 미래, 그 사이에 사람이 있었다는 말을 들려줬다. 인문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라는 말을 들으며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며 쉼없이 사람들을 품어주는 명주동 골목이 새롭게 보였다. 


나에게 인문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


○ 리뷰 및 인터뷰 정리 - 임귀연

○ 영상 촬영/편집 - 김상혁

○ 사진 촬영 - 박주영

○ 도움 주신 곳 - 봄봄컨텐츠, 로스터리샵 더콩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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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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