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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는 없다

서효인

2022-10-17

거기에는 없다

서효인 지음/현대문학/2022년/9,000원


 

현대문학 핀 시리즈 시인선 41권. 장소에 관한 정념을 담은 시집 『여수』로 〈대산문학상〉과 〈천상병시문학상〉을 수상하며 독보적인 시 세계를 다져온 서효인 시인의 시집이다. 서효인 시인은 피하지 못한 내면의 분노와 슬픔을 그만의 시적 언어로 잘 담아냈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가 다섯 번째 내놓은 이번 시집 『거기에는 없다』 에는 시간의 기억으로 점철되는 심연에 존재하는 끝나지 않을 이야기와, 시공을 가로지르는 그 삶의 편린들이 확장되어 담겨 있다.


 『거기에는 없다』 책소개/출처: 교보문고



 산문적 특징이 두드러지는 이 시집의 모든 목차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신도시에서’ ‘기숙사에서’ ‘저수지에서’ ‘아파트에서’처럼. 그리고 시집의 마지막에 서효인 시인은 「거기에서 만난」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덧붙였다. 공간이 중요한 이유는 거기서 만나거나 바라본 인물이기에. 그곳에서 본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일은 별로 어렵지 않을지 모른다. “고모나 삼촌이거나 모르는 아줌마거나 청년이거나 아무쪼록 그 무엇이거나 이름 붙일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쓰는 것은 그렇지 않으며, 작가의 일이란 바로 그런 인물을 잊지 않고 기록하는 것이 아닐까.


 ‘교실에서’라는 시를 읽으면 우리는 어떤 기억을 더듬어 가며 잊었던 마땅한 분노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심심하거나 기분이 나쁘거나” 하면 “애들을 곤죽이 되게 때리던” 선생들이 떠올라서. ‘병원에서’라는 시를 읽으면 눈물이 고일 수 있다.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의 기록이므로. 게다가 「거기에서 만난」까지 읽는다면 우리도 자신만의 이야기가 하고 싶어질지 모른다. 시인은 보여주고 있다. 삶에서 아이는 다운증후군으로 태어났으며 아버지이자 시인으로서, 한 개인으로서 “두 발로 딛고 선 죽음을 잊으려” 견디고 살아내려는 의지를.


 그러나 이 시집은 감상적이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 시인의 목소리는 체계적이며 이성적으로 들린다. 그 안에서 퍼지는 ‘이것은 사람입니까?’라는 울림은 그래서 더 뜨겁고 생생하다. 또한 “아직 죽지 않아 다행인 거의 모든 삶”에 대해서 쓰겠다는 시인의 뜨거운 마음. 어째서인가, 시인이 언젠가는 이 시집에서 채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소설로 쓰게 되지 않을까 하는 이 기대는. 

 

 

 

▶ 추천사: 조경란, 소설가



■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 2022 <10월의 추천도서>

■  URL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List.do#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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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인

시인
저자 서효인은 1981년 6월 12일 광주 출생으로 전남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현재 명지대 문예창작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2006년 '시인세계'로 등단했으며 현재 '작란(作亂)'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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