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한 컷 한국사

조한경 외

2022-08-22

한컷한국사

조한경 외 지음/해냄에듀/2022년/20,000원


 

역사 교사들이 한 컷의 사진으로 풀어낸 살아있는 한국사 이야기 

 

『한 컷 한국사』를 집필한 열 명의 역사 교사들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공동 집필한 경험이 있다. 집필진은 한 컷의 역사 사진에 담겨 있는 시대상을 역사 교사의 시선으로 풀어쓴 책이 있으면 좋겠다는 데 의견을 모은 뒤, 145컷의 한국사 사진을 선정하고 2년의 공부와 집필을 거쳐 『한 컷 한국사』를 완성했다.


역사 교사들이 치열한 논쟁 끝에 사진을 선정한 기준을 따라가 보자. 필자들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역사적 소재(마천루 속 석촌동 고분, 퇴색하지 않은 백제의 랜드마크 / 시대를 뛰어넘어 만난 두 체공녀, 강주룡과 김진숙), 역사적 사건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사진이지만 숨어 있는 의도성(담뱃대를 든 조선인이 맥주병을 안은 사연은? / 누가 야만인가? 광성보 전투)에 관심을 가졌다. 또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눌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사라져 간 사람들의 이야기(‘손가락 총’에 죽어 나간 사람들, 여수ㆍ순천 10ㆍ19 사건 / ‘골’로 간 사람들), 같은 사건일지라도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기(밥이 하늘이다, 동학 농민군이 꿈꾼 세상), 기존에 접하지 못했거나 접했어도 잊힌 사건을 재조명한 소재(벌거벗은 임금님, 태조 왕건 청동상의 사연 / 파묻고 싶었던 굴욕, 삼전도비 / 한국 정치에 돌풍을 일으키다, 40대 기수론)가 선정의 기준이 되었다.


진흙에 반쯤 잠긴 백제 금동 대향로 사진에서 발굴 당시의 상황을, 서대문 형무소에서 카메라를 응시하는 김재봉의 눈빛에서는 독립운동가들의 의지를 읽어낼 수 있다. 사진을 단서로 필자들의 해설을 따라 읽다 보면 독자들은 추리 소설처럼 재미있는 역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 컷 한국사』 책소개/출처: 교보문고


 

 사진 한 컷에서 역사를 읽어낼 수 있을까. 찍은 사람의 관점, 프레임과 앵글에 따라 사진은 ‘사실’이 아닌 ‘해석’을 보여 준다. 마치 어제 벌어진 사건을 신문마다 전혀 다른 관점으로 전하듯 사관史觀에 따라 역사는 우리에게 다르게 인식된다. 전후, 좌우 맥락을 살피고 원인과 결과를 살피며 역사적 사실을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특히,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서 청소년에게 가르쳐야 하는 ‘객관적 역사’란 무엇인지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역사 교과서에 대한 논쟁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기도 하고, 일본 역사 교과서가 ‘왜곡’되었다는 보도가 전해지기도 한다. 어디에서 무엇을 바라보는지에 따라 세상은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다. 


 역사 교과서 집필 경험을 공유한 역사 교사 열 명이 모여 만든 이 책은 미디어 환경에 익숙한 세대가 흥미를 느낄 만하다. 왼쪽에 한 장의 사진과 오른쪽에 한쪽 분량의 텍스트를 배치했다. 전곡리 주먹도끼를 들고 있는 미군부터 담뱃대를 든 조선이 맥주병을 안은 사연에 이르기까지 145컷의 사진이 보여 주는 역사는 흥미롭다. 사진에 곁들인 설명은 어렵지 않고 친절하다. 다양한 시선이 교차할 수 있는 사진 속 역사는 토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객관적 사실의 나열과 정리에 불과한 교과서에서 벗어나 한 장의 사진이 안내하는 사진 속으로 들어가 보자. 지금은 사라진 사람, 흔적만 남은 유적,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만나면서 청소년들은 현재가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를 위한 준비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지난 시간에 대한 회고가 아니라 오늘을 성찰하고 내일을 여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당시에 벌어진 사건을 총체적으로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역사는 수많은 사람의 이야기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스토리story’가 모여 ‘히스토리history’가 된다. 이 책에 수록된 사진 한 장, 한 장이 모여 오늘 우리의 모습이 만들어졌다. 학교 수업 현장은 물론, 가정과 사회에서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읽으며 역사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다. 단편적인 지식과 정보가 넘치는 세상이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고 거시적인 안목을 기를 수 있는 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추천사: 류대성, 『읽기의 미래』 저자




■  출처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나눔위원회 2022 <8월의 추천도서>

■  URL  https://www.readin.or.kr/home/bbs/20049/bbsPostList.do#none


 

 

  • 조한경
  • 한컷한국사
  • 한컷
  • 한국사
  • 이야기
  • 역사
  • 백제
  • 태조왕건
  • 삼전도비
  • 한국
  • 정치
  • 금동대향로
  • 서대문형무소
  • 김재봉
조한경 외
조한경 외

조한경 : 경기 시흥능곡고등학교 역사 교사.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을 지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해냄에듀)를 함께 집필하였다./김남수: 경기도고양교육지원청 장학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해냄에듀)를 함께 집필하였다./ 김민수: 부산 남산고등학교 역사 교사. 부산역사교사모임 회장을 지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해냄에듀), 『질문으로 시작하는 초등 한국사』1·2, 『연구자와 교사가 함께 만드는 역사수업』을 함께 집필하였다./ 김종민: 베트남 호치민시한국국제학교 역사 교사. 충남역사교사모임 회장을 지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해냄에듀), 중학교 『주제로 보는 역사』 교과서, 고등학교 『주제로 보는 한국사』 교과서를 함께 집필하였다./ 박범희: 서울 중앙고등학교 역사 교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해냄에듀), 고등학교 『동아시아사』 교과서(금성출판사), 중학교 『역사』 교과서(금성출판사), 『마주보는 한일사』를 함께 집필하였다./ 박상필: 서울 화곡고등학교 역사 교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해냄에듀), 중학교 『역사』 교과서(천재교육)를 함께 집필하였다./ 박중현: (전) 서울 영등포여자고등학교 역사 교사. 역사 선생님과 떠나는 시간 나들이『동아시아사』를 집필하였고,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해냄에듀), 고등학교 『동아시아사』 교과서(천재교육), 『마주보는 한일사』, 『미래를 여는 역사』를 함께 집필하였다./ 백형대: 전남 순천복성고등학교 역사 교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해냄에듀), 『역사교사도 궁금한 101가지 한국사 질문사전』을 함께 집필하였다./ 정연두: 부산 부경고등학교 역사 교사. 부산역사교사모임 회장을 지냈다.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해냄에듀)를 함께 집필하였다./ 차경호: 대구 시지고 역사 교사이자 대구대 역사교육과 겸임교수. 대구 MBC 라디오 ‘특급작전’에서 ‘차경호 선생님의 역사 이야기’를 6년간 진행하였다. 『방탄차력사의 오늘 이야기』를 집필하였고,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해냄에듀), 『영화와 함께하는 한국사』, 『영화와 함께하는 세계사』를 함께 집필하였다.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한 컷 한국사'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댓글(0)

0 / 500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