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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지역작가와 함께 하는 북 콘서트

세종시 조치원의 문화예술골목, 역전소묘길

2020-01-08

2019 골목콘서트 네 번째 이야기, 터줏대감이 알려주는 우리동네. '지역작가와 함께 하는 북 콘서트' 세종 조치원 작은도서관. 10.19(토) 14:00

 

세종시 조치원의 문화예술골목, 역전소묘길

조치원역 인근 전통시장 초입의 조치원 주차타워 옆에는 작은 골목이 하나 있다.

최근에 이 작은 골목길에 ‘역전소묘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문화예술골목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해 향년 90세로 타계했던 조치원 문학계의 대모(大母) 김제영 작가를 존경하던 세종시의 많은 문학인들이 그 뜻을 기리고자 나선 것이다.

‘역전소묘길’의 이름은 김제영 작가의 단편소설집 <거지발싸개 같은 것> 에 수록된 단편 소설 <역전소묘>에서 따왔다. 이 소설은 김제영 작가의 눈에 비친 1950년대 조치원 역의 소박한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작품으로 문학사적인 의미와 역사적 가치가 각별하다. .

지난 2019년 10월 19일 토요일 오후 2시, 고(故) 김제영 작가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모아 조치원의 ‘역전소묘길’에서 열린<지역 작가와 함께 하는 북 콘서트> 현장을 찾았다.


세종시 역전소묘길 

역전소묘길 골목콘서트 풍경


 

 

누구나 글로 인한 추억은 있다

골목콘서트를 기획한 조치원 작은도서관의 전충곤 관장은 행사를 시작하며 설렘을 드러내며 ‘역전소묘길’에서 앞으로도 매달 꾸준하게 지역작가들을 소개하고 알릴 수 있는 골목콘서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날 1부에서는 박희숙 작가의 진행으로 소설가 겸 시인으로 활동하는 조치원 지역의 최광 작가의 북 토크가 한 시간 가량 진행됐다.


최광 작가와 박희숙 작가


어떻게 작가가 되었느냐는 질문에 최광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편지를 곧잘 써서 칭찬을 들었던 경험을 꼽았다.

SNS로 그 어느 때보다 간편하고 빠르게 소통하는 요즘과 달리 과거에는 일면식도 없는 낯선 사람과도 정성스럽게 펜팔로 소통하던 시대가 있었다.

어렸을 때, 전학 간 친구와 주고 받던 우정의 편지부터 고교시절 얼굴도 모르는 이성친구와 설렘 가득한 연애편지를 주고 받던 경험까지 추억 어린 이야기가 펼쳐졌다.

“깊이 생각하고 마음을 담아 상대에게 전하면 그게 바로 문학이 되는거지요.”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간절하고 절실하게 담아 일기나 편지로 써내려 갔던 당시 순간들이 훗날 그를 자연스레 작가의 길로 이끄는 계기가 됐다.


세종시 골목콘서트 푸경


작가가 된 또 하나의 계기는 바로 이 날 행사의 주인공이었던 고 김제영 선생과의 만남이었다.

최광 작가는 고인이 된 김제영 선생과 생전 함께 했던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책방을 운영하던 증 자연스레 친분을 쌓은 김제영 선생으로부터 소설 쓰는 법을 배우기도 했고, 그 분의 남다른 응원과 지지 덕분에 결국 등단의 꿈도 이루게 됐다는 것이다.  그에게 김제영 선생은 소중한 은사이자 어머니 같은 존재로 기억된다.


관객과 함께 하는 북 콘서트 현장


마침 이 날은 조치원 전통시장의 장날이라 우연히 길 가던 어르신들도 자리를 잡고 남다른 관심으로 골목콘서트를 지켜보셨다. 이웃에서 살던 많은 어르신들은 과거 이 곳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선행을 베풀던 김제영 작가 부부의 인자한 모습과 선행을 회상하며 공감을 나누는 뜻 깊은 자리가 되기도 했다.

 

 

세종시가 자랑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

이 날 북 토크에는 김제영 작가를 비롯해 조치원을 대표하는 여러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도 함께 만날 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무용가이자 몇 권의 책을 썼던 홍신자 무용가, 제주 출신 독립운동가로 이후 조치원에 정착해 작가로 많은 글을 남겼던 강금종 작가, 그리고 얼마 전 타계한 유명 극작가 윤조병 작가 등 많은 선배 작가들의 이야기였다.

이 분들의 정신이 이어진 덕분인지 현재 세종시에는 40~50 명의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지금은 후배 작가들이 그들의 뿌리가 되었던 선배 작가의 문학세계와 정신을 여러 추모활동을 펼치며 나름대로 이어가려 하고 있다. 이 날의 골목콘서트도 바로 그 일환이었다.

최광 작가가 소개하는 문학과 인문


이 날은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 관객들도 여럿 참석했는데, 최광 작가는 이들에게 창의성의 원천이 함께 잘 살고자 하는 공동체의식과 자기가 나고 자란 고장에서 쌓아 온 정체성 위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꼭 기억해달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골목콘서트를 관람하는 관객들


이어진 2부에는 10월의 화창한 날씨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음악 공연이 펼쳐져 지나는 이들의 눈길을 붙잡아 풍성한 가을날의 여유를 선사했다.

 가야금 연주자 한동우와 대금 연주자 강누리가 가야금과 대금 병창으로 흥을 돋궜고, 전통음악의 깊이를 맛볼 수 있는 시간을 선물했다.

이어서 무대에 오른 김승운 첼리스트의 연주는 지나가는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무용가 신하얀은 신명나는 소고춤을 선보여 관객들과 어우러지며 골목콘서트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가야금을 연주하는 한동우 연주자


 

'터무니'를 지키려는 사람들

골목콘서트를 마치며 이 날 최광 작가가 들려준 ‘문화는 터무니에서 나온다.’ 는 말이 무척 인상 깊게 와 닿았다. 흔히 쓰이는 ‘터무니가 없다’는 말은 ‘터의 무늬’ 즉, 그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기반이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조치원 작은도서관 풍경


이 날의 골목콘서트는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선배 세대의 가치 있는 정신과 그 뿌리가 되는 ‘터무니’를 기리고 지키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느껴졌다. 지역의 문화와 정체성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려는 이 같은 이들의 노력으로 앞으로 역전소묘길이 풍성한 문화예술골목으로 자리잡기를 바란다.


나에게 인문이란 필수적이고 우선하는 것


○ 리뷰 및 인터뷰 정리 - 임귀연

○ 영상 촬영/편집 - 김상혁

○ 사진 촬영 - 이건영

○ 도움 주신 곳 - 조치원 작은도서관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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