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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랐던 동대문구 이야기’ : 장소와 사람이 만나는 ‘파도의 인문학’

"나도 몰랐던 동대문구 이야기" 장소와 사람이 만나는 파도의 인문학

인문쟁이 권혜린

2016-02-18


‘나도 몰랐던 동대문구 이야기’ 포스터

'장소'와 '사람'을 잇는 자리

 

‘나도 몰랐던 동대문구 이야기’라는 이름의 인문강좌 프로그램(2015년 10월~2016년 8월 예정)에 설레는 마음으로 방문했다. 이는 ‘인문도시지원사업’으로서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며, 서울시립대학교 도시인문학연구소와 동대문구청이 함께 진행하는 사업이다. 또한 분야별로 크게 인문강좌, 인문체험, 인문축제로 나누어져 있는데 전부 무료다. ‘東大門, 사람을 잇고 門/文을 열다’라는 제목에는 중의적인 뜻이 함축되어 있다. 동대문구에는 실제로 동대문이 없기 때문에 동대문은 ‘심상 지리’일 수 있으나 그렇기 때문에 더 풍부한 의미를 담을 수 있다. 담당자의 말에 의하면 동대문의 ‘門’을 여는 동시에 막힌 학문의 ‘文’도 열 수 있는 것이다.


계절을 피우는 ‘장소’와 ‘사람’ 이야기

 

인문강좌는 고미술거리, 답십리 영화촬영소, 선농단, 서울약령시, 홍릉수목원, 순헌귀비 엄씨의 묘, 흥인지문, 세종대왕 신도비라는 ‘장소’를 테마로 해서 계절별로 역사, 철학, 예술, 문학 방면에서 8개씩의 강좌를 연다. 이렇게 총 32개의 강좌가 매주 수요일 3시부터 5시까지 열릴 예정이다. (강좌의 세부 정보로서, 강좌 제목과 강연자는 ‘東大門, 사람을 잇고 門/文을 열다’ 블로그 참조. http://blog.naver.com/dongdaemungu2015)


2015년 겨울부터 시작되는 첫 테마가 ‘사람이 모이는 곳에 예술의 온기가 가득하다’이고, 이어서 ‘씨를 뿌려 밭을 가꾸어 사람과 나누다’(봄), ‘왕가의 여인, 근대화를 꽃 피우다’(여름), ‘門/文을 열고 사람을 만나다’(가을)​로 이어진다. ‘고미술 읽는 법’(선승혜, 서울시립미술관), ‘한국영화사의 부흥, 답십리 영화촬영소’(강성률, 광운대학교 교양학부 영상이론), ‘선농제례의 의미 : 철학에서 문화인류학으로’(허경, 대안연구공동체), ‘욕망과 행복, 명성황후의 금가락지’(김세서리아, 서울시립대학교), ‘안선모의 성을 쌓는 아이를 통해 본 흥인지문‘(안선모, 작가) 등 다양한 강좌들을 통해 다채로운 주제를 풀어나갈 예정이다.


‘우리 미술 보는 법’ 강연자 서울시립미술관 선승혜 선생님 '우리 미술 보는 법' 강연 중 청중들

▲ ‘우리 미술 보는 법’ 강연자 서울시립미술관 선승혜 선생님과 청중들(사진=권혜린)


몸으로 겪는 체험의 인문학

 

특히 돋보이는 것은 2016년 봄부터 예정되어 있는 인문체험으로서 이 역시 역사, 철학, 예술, 문학 방면으로 나누어져 있다. 역사 부문에서는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동대문구 역사탐방’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는 강좌와 연계된 장소를 실제로 체험하는 코스로서 먼저 강좌를 들어 머리로 이해하고, 이를 체험 행사를 통해 몸으로 경험한다면 머리와 몸이 결합되는 ‘전인적인 인문학’을 체득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인문 체험은 가족 단위로 신청하면 뜻 깊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동대문구 역사탐방-탐방 이름, 주최 정보 제공’

탐방 이름

주최

내가 만드는 신도비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아는 만큼 할 수 있다, 고미술 경매

동대문 고미술문화관

1960년대 한국영화 감상

답십리 촬영소 영화전시관

선농단 답사

선농단보존회

사상체질 검사

서울약령시 한의학박물관

홍릉수목원 답사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나의 비문 쓰기

세종대왕기념사업회

▲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동대문구 역사탐방’


또한 철학 부문에서는 어르신과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지도의 기획서 및 운영계획서를 공모전으로 모집하여 ‘평등’과 ‘소통’이라는 인문학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목표로 ‘따뜻한 촉각지도 만들기‘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점자 지도는 동대문구청의 협의 하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예술 부문에서는 ‘15세 영화제’를 통해 영화 제작 방법을 익히고 실제로 영화를 제작하는 워크숍과 영화 상영회까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기획하여,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한 과정을 전부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역시 15명의 참가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문학 부문에서는 ‘골목 스토리텔링’을 통해 실제로 동대문구에 거주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담아 책으로 출판할 예정이다. 특히 이는 서울시립대의 ‘시니어 휴먼라이브러리’의 후속작으로서 동대문구에 오래 거주한 이들의 구술을 자서전 형식으로 엮었던 것에 이어, 잊혀 가는 골목 이야기와 새로운 아파트 공동체의 이야기가 함께 실릴 예정이다. 이는 과거와 미래의 동대문구가 공존하는 동시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골목 스토리텔링’은 ‘시니어 휴먼라이브러리’와 공동 작업을 할 예정이다.


'파도의 인문학'

 

즉흥극 ‘외로움에 말 걸기’

즉흥극 ‘외로움에 말 걸기’ (사진=‘東大門, 사람을 잇고 門/文을 열다’ 블로그 제공)


무엇보다 ‘동대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지역 정체성의 보존과 계승을 위한 활동들이 있어 주목할 만하다. 이는 특히 인문학 ‘축제’로서 시민들의 참여에 의의를 두고 있다. 10월에 진행되었던 즉흥극 ‘외로움에 말 걸기’ 외에도, 1월 말까지 ‘동대문구 공감展’과 ‘골목다큐 시사회’가 예정되어 있다. ‘동대문구 공감展’은 동대문구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공모해서 블로그에 게시하여 댓글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다. 또한 ‘골목다큐 시사회’는 강좌에서 다루지 못한 골목의 이야기들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여 상영할 예정이다. 이는 동대문구의 새로운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모든 사람이 사진을 찍는 과정을 통해 제작자로 참여하고 의견 역시 자유롭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인문학의 ‘파도’를 일으키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 인문학의 ‘파도’를 일으킬 수 있는 축제의 주체에는 그 장소와 연관되어 있는 사람, 혹은 그 장소에 있는 사람, 또는 그 장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이러한 ‘파도’와 관련하여, 담당자인 도시인문학연구소 서윤경 교수는 이 사업이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한 사람들이 지역 자산의 ‘지킴이’이자 ‘계승자’로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전했다. 더불어 거대 담론으로서의 인문학이 아니라 미시적인 일상 속에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자 한다는 말도 전했다. ‘나도 몰랐던’ 이라는 것의 의미에는 원래부터 존재하고 있었지만 미처 몰랐다는 뜻도 포함되어 있고, 기존의 ‘역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뜻도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인문학의 파도 역시 사람 하나, 골목 하나의 잔물결에서 시작되지만 그것이 모인다면 더 큰 파도로서 세상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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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블로그 http://blog.naver.com/dongdaemungu2015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ongdaemungu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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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린
인문쟁이 권혜린

[인문쟁이 1기]


권혜린은 서울 흑석동에서 산다. 주로 집과 학교를 왔다 갔다 하지만 ‘바깥’으로 나가는 일도 좋아한다. 대학원에서 현대소설을 전공하고 있으며, 창작과 비평에 관심이 많다. 평범함이 콤플렉스인 특성을 상쇄해 줄 특이한 사람, 딴소리 하는 사람, 재미있는 사람에 관심이 많다. 우연히 알게 되었지만, 필연이 될 것 같아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온몸으로 하는 인문학’ 을 체득하고 싶다.
lingi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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