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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이어져 있다

(사)강릉 바우길 게스트하우스

인문쟁이 박은희

2017-01-09


문득 걸음 멈추고

뒤돌아 본 나의 길은

비뚤비뚤 삐딱하다

어디로 가야 할까

아직 봉우리는 아득한데

어디로 갈까

겨울 산비탈에서

다시

길을 묻는다.

<이인수 길을 묻다 中>


일상이 지치고 고단할 때마다 ‘내가 왜 이 길을 걷고 있을까’ 하는 고민에 휩싸입니다. 그럴 때 마다 새로운 길을 발견하기 위해 도전하기도 하고, 본인만의 길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각자의 길을 찾아 긴 여정을 떠난다면, 강릉에는 누군가를 위해서 끊임없이 길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사)강릉 바우길’ 사람들입니다. 제주도의 올레길, 지리산의 둘레길이 있다면 강릉에는 ‘바우길’이 있습니다. 바우길을 사랑하고 바우길을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 ‘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강릉 바우길 지도


※바우길이란? ‘바우’는 강원도 말로 바위를 가리킵니다. 강원도와 강원도 사람을 친근하게 부를 때 감자바우라고 부르듯, 바우길 역시 강원도의 산천답게 자연적이며 인간 친화적인 트레킹 코스를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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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위한 길이 나의 길

(사)강릉 바우길 사무국장 이기호


강릉 바우길 사무국장 이기호 님

Q. ‘바우길’을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A. 저희는 길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과거에 다녔던 길, 현재 오가는 길, 가능하면 차가 다니지 않고, 옛길 그대로 남아있는 흔적을 찾아내는 사람들입니다. 길을 닦는 사람들이면 토목공사를 하는 사람들이겠지만, 저희는 기존에 우리가 늘 다니던 길을 재발견하는 사람들입니다. ‘바우길’은 2009년 총 10개의 길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길들은 자연적이고 걷기 적합한 강릉의 가장 아름답고 역사적인 구간을 통과하는 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금 강릉 ‘바우길’은 바다와 산 그리고 호수를 동시에 걸을 수 있는 ‘종합 선물세트’ 같은 곳입니다.


Q. ‘바우길’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습니다. 바우길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A. 바우길은 한 번이라도 다녀왔다 가신 분들은 꾸준히 찾아주고 있습니다. 저는 약 10년 가까이 ‘바우길’ 활동을 하면서 ‘길을 걷는 것’이라는 사람의 욕구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바우길’의 매력은 도보 걷기가 아니라 일종의 ‘트레킹’을 하는 것입니다. 처음 ‘걷기’는 모두 쉬운 길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결국 쉬운 길에 익숙해지면 도전정신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강릉 바우길은 ‘걷기’의 욕망을 채울 수 있는 코스가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산책로, 트레킹, 백패킹까지. 이곳이 ‘두 발로 걷는 곳의 메카’입니다. 산책이나 도보 여행을 뛰어넘은 ‘산을 넘는 험로’ 즉, 트레킹 코스가 있다는 점이 매력입니다. 또한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기초부터 고난도까지 ‘걷기 코스’를 제시해 줄 사람들이 바로 저희이기도 합니다.


바우길 동해바다바우길 트래킹코스 도중


Q. ‘바우길’이라는 길을 찾아낸 전 후, 지금 걷고 계신 ‘길’은 어떠신가요?

A. 길은 처음과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처음도 없고 끝도 없고 돌아볼 일도 없습니다. 바로 앞에 있는 길부터 잘 보고 걸어가야지요. 가끔씩은 저도 그런 생각이 납니다. 이게 끝도 없는 길은 아닐까. 그때 마다 “할 수 있는데 까지는 해보자. 최대한 해보자. 여기서 연결이 안 되면 다른 대서 계속 이어지니까. 길은 항상 이어져 있으니까. 찾아내면 되니까” 라는 생각으로 걸어 왔습니다. 저는 지금 가는 길이 너무 너무 좋습니다. 일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면 길을 발견해야 하는 결과를 보여주는 작업이 힘들지만, 사람들이 바우길을 걸으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그게 제가 계속 이 일을 하게 하는 힘인 것 같습니다. 삶의 행복은 본인이 찾아갈 수 있습니다.


Q. ‘바우길’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나요?

A. 걷는 사람들의 욕구가 점점 커질 것입니다. 전 세계에는 좋은 길이 많습니다. 저희는 ‘바우길’을 넘어서 전 세계의 길을 찾아내고 제시해주는 일을 계속할 겁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사실 흔치 않습니다. 세상의 길을 걷는다는 행위 자체로 삶의 질이 올라가는 걸 처음에는 모릅니다. 그러나 걷다가 보면 ‘내가 왜 걷지, 왜 이렇게 힘든 일을 시작했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하게 됩니다. 자기 자신에게 묻는 시간,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겠다는 그런 생각과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됩니다. 지구 전체의 길을 걸어보며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바우길’에서부터 제시해주고 싶습니다.


눈덮힌 산눈덮힌 길


흔들리는 시대에 자신만의 길을 찾지 못해 헤매거나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길은 전부 이어져 있다는 말이 저에게는 삶의 해답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라서 불안하고 두려운 순간들이 있을 때도 본인 스스로 그 길을 헤쳐 나가는 힘을 찾으려면, 우리는 우리의 인생을 걷고 또 걸어가 봐야 합니다. 길은 시작도 끝도 없다는 이야기처럼, 본인 앞에 있는 길부터 당당하게 걷는 것을 시작으로 인생의 작은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사진= 강릉 바우길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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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링크

강릉 바우길 홈페이지 http://www.baugil.org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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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희
인문쟁이 박은희

[인문쟁이 2기]


박은희는 바다를 좋아해 강릉에 터를 잡았고 전형적인 집순이다. '바다를사랑한클레멘타인'이라는 필명으로 SNS 활동한다. 글쓰기를 기반으로 컨텐츠를 제작하여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인문쟁이는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상상들이 바깥으로 나와 기호로 변하고 다시 누군가의 생각으로 들어가는 것이 좋아 지원하게 되었다. 사람의 고리들이 연결되고 순환되길 바란다. 인스타@loveseaclement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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