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세상에 보호받아야 마땅한 그 모든 것을 위하여 : 대구, '시인보호구역'

세상에 보호받아야 마땅한 그 모든 것을 위하여 -대구, '시인보호구역'

인문쟁이 방지민

2016-06-22

 

우리는 무엇에게 소홀하다. 필요한 만큼의 관심을 충분히 주지 않는다. 이러다 그 무엇이 사라지고 나면 우리는 결국 말라비틀어질 지도 모른다. 알면서도 여전히 무심한 우리를 대신해, 그 모든 것에 관심을 거두지 않는 사람들의 구역이 있다. 2012년, 이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서 시인들의 작업공간으로 처음을 시작한 ‘시인보호구역’이 그렇다.

 

복합문화공간 시민보호구역

▲ 복합문화공간 시민보호구역

 

오늘날 많은 대한민국 예술과 인문학이 그렇듯 경제논리, 자본의 논리와 맞닥뜨리게 되었고 시원한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장소를 옮기게 되었다. 그렇게 2014년 지금의 자리, 대구 동인동으로 이사를 오게 된 이들은 그러한 경제적, 자본의 논리에 따라 공간이동의 과정을 겪으며 시인의 작업공간에서 시민의 문학 다방의 모습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문학다방시인보호구역’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정훈교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지금의 이곳은 시인보호구역보다 ‘예술인보호구역’이라는 말로 더 정확히 표현된다. 시 낭독회, 문화기획, 디자인, 기획전 등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는 문화공간이기 때문이며, 동시에 창작이나 문학 출판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이 공간에서 정훈교 시인은 적극적으로 독자와 시민을 만남으로써 조금 더 가깝게 인문예술의 접근을 돕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모습 중 하나다. 무엇보다 시인보호구역은 지역 문화의 발전을 고민하고 행동한다. 이를 위해서 진행되는 일 중의 하나가 월간 「시민보호구역」이다. 인문학을 콘텐츠로 하는 지역의 독립문화공간을 소개하기도 하고, 시인들의 신작을 소개하기도 한다. 또한 주목과 관심이 필요한 지역의 젊은 예술가를 소개하는 등 시인보호구역만의 색깔을 찾고 있다.


한때 문학의 도시로 불릴 만큼 많은 문인을 배출했던 대구에는 문학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매우 적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서 시인보호구역은 지역에서 사라진 문학 다방의 맥을 현대적으로 잇는다. 문학에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 찾아와 함께 교류함으로서 파생되는 다양한 활동들은 대구 지역문화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시인보호구역 월간잡지 내부

▲ 월간 '시인보호구역' /  시인보호구역 내부 


----------------------------------------------

문학을 꿈꾸는 청년들의 공간이 되기를

- 시인보호구역 정훈교 시인

 

정훈교시인

Q. 시인보호구역이라는 이름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의미가 있다면?

A. 시인보호구역이라는 이름을 짓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시인이 운영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에 시적인 느낌도 필요했다. 시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많지 않은 대구·경북, 지역의 시인들이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는 의미도 들어있다. 또한, 시민들도 문화예술을 통해 보호받길 바라는 의미도 담았다. 이곳을 통해 다양한 이들이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었으면 한다.


Q. 여러 가지 행사 중, 시인보호구역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행사는 무엇인가?

A. 이곳이 ‘문학 다방’을 표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라도 소리 내 읽는 시 낭독회가 아닐까 한다. 아주 초기부터 진행된 이 행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른이 되고 나서 뭔가를 큰 소리로 읽어본 적이 거의 없다. 발표하거나 토론하는 일을 제외하면 말이다. 시집이나 소설을 함께 모아 소리 내어 읽는 과정 자체로 마음을 치유하거나 소통할 수도 있다. 이름 그대로 ‘당신을 소리 내 읽는 것’이다. 이런 모양과 의미의 행사가 널리 알려져 시인보호구역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많이 이뤄졌으면 한다.


Q. 시인보호구역이 하고자 하는 역할은?

A. 대구·경북에 문학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사실 예전만 해도 문학가들이 많은 도시로 유명했다.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사실 이건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문학을 꿈꾸는 젊은 친구들이 설 자리도 별로 없거니와 모일 자리도 없다는 게 안타깝다. 누군가가 꿈을 꾸더라도 혼자 버티다가 이내 쓰러질 것이 아닌가. 시인보호구역에 모여 서로를 만나 교류를 하고 의지를 하고. 그런 시간을 통해 문학의 꿈을 이루는 젊은 친구들이 나왔으면 한다.


Q. 그러한 역할이 수행되었을 때 시인보호구역이 꿈꾸는 모습은 어떤 것인가?

A.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이 된다면 크게 세 구역의 공간으로 나눠 운영하고 싶다. 문학 서적으로 가득 찬 공간,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디음악가들이 마음 편하게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까지. 이렇게 여러 가지 지역 문화가 다양하게 어우러진 곳으로 발전하고 싶다.



사진=방지민

----------------------------

[공간소개 자세히보기] 시인보호구역


*공간안내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151길 9


*관련링크

홈페이지 http://www.starnpoem.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hdabang

 

 

장소 정보

  • 대구
  • 시인보호구역
  • 예술인보호구역
  • 창작
  • 문화출판
  • 교류
  • 문학가
방지민
인문쟁이 방지민

[인문쟁이 2기]


방지민은 앞뒤 다 버리면 이름이 신비한 동네 수성에 사는 대구 시민. 얕고 사사로운 재미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책방 '슬기로운낙타'의 사장이자 종업원이다.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로 살기 위해 뭐든 지망생의 마음으로 경험하는 중이다. 서머싯 몸의 소설 주인공 스트릭랜드와 래리를 인생 대선배로 품고 있다. 작지만 힘을 실어줄 가치가 있는 의미들에게 확성기를 대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인문쟁이가 되었다. jimin1137@naver.com

댓글(0)

0 / 500 Byte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세상에 보호받아야 마땅한 그 모든 것을 위하여 : 대구, '시인보호구역' '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