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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라는 도시의 여행자 : 문화공간 '도시여행자'

대전이라는 도시의 여행자 -대전, 문화 공간 '도시여행자'

인문쟁이 안준형

2016-06-22

 

대전 서구 위성지도

▲ 대전 서구 위성지도 (출처_네이버지도)


줄곧 서울에서 자란 사람에게 대전이라는 장소는 꽤나 이색적으로 감각되는 지역이다. 반대로 대전에서 자란 사람들 역시 서울에서 느끼는 낯선 감각들이 존재한다. ‘한국 도시계획의 표준모델’이라고도 이야기하는 서구지역을 포함해서 전체적인 대전의 지도를 조망해보면 서울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바둑판 모양의 격자 형태를 눈에 여길 수 있다.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서울은 마치 자연 정글처럼 도시를 감각하게 하지만, 대전은 대조적으로 철저히 인위적으로 계산된 전여 다른 도시적 감각을 내어준다. 도시의 시작부터 끝까지 직선으로 놓여있는 도시 계획형 도로를 통해서 바라보는 시원시원한 대전의 전경은 이 도시만의 장점중 하나이다.


문화공간 도시여행자

▲ 문화공간 도시여행자


여행도시 대전, 특히나 이 가게를 주목하게 된다.

 

이색적인 도시 대전, 특히나 원도심인 대흥동만의 근대적 정취는 대전을 국내에서 추천할만한 여행 도시로 여기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흥동을 걷다보면 유독 눈길을 멈추게 하는 한 가게가 있다. 70~80년대에 지어진 듯한 3층의 양옥건물에 남색풍의 짙은 파랑으로 채색한 이 가게는 특유의 차분함이 주변부에 자리한 술집이나 노래방들이 으레 저지르게 되는 눈부신 간판불빛에 의한 시각테러와 거리를 두려는 것처럼 느껴진다.


도시여행자 저녁 간판

▲ 도시여행자 저녁 간판


떠들썩한 술집과 노래방들이 애용해 마다않는 강한 네온사인 간판들에 눈을 혹사당하다 보면, 극히 자극적인 색들로 치장한 간판들이 주는 속물적인 긴장으로 거리를 거닐다 보면, 유독 이 가게만이 주는 편안한 분위기에 절로 눈길이 멈추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가게에도 간판이 있기는 하지만 80센티x80센티 남짓의 정사각형 모양 안에 미니멀하게 디자인한 가게의 마크를 조용히 옮겨 놓았을 뿐이다.


도시여행자 1층

▲ 도시여행자 내부 1층


이 가게는 1층, 2층으로 되어있는데, 1층에서는 서점을 운영하고 커피나 가볍게 목을 축일 수 있는 음료를 주문할 수 있으며, 위층으로는 주문한 음료를 가지고 올라가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른 여러 가지 장점도 많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쇠로 된 재질을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특유의 따뜻한 인테리어와 분위기이다. 짙은 색의 나무 마룻바닥과 주로 원목으로 만든 가구들로 채운 이곳만의 분위기는 프렌차이즈 카페들에선 느낄 수 없는, 전연 속물적인 기분이 들지 않는, 편안한 느낌을 준다.


도시 여행자 2층

▲ 도시여행자 내부 2층


2층 공간의 분위기는 저녁 즈음이 다가올수록 더욱 좋아지는데, 약간 주황빛이 감도는 전구 특유의 분위기를 낮에는 눈치 채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밤이 되면서 사라지는 일광을 대신해 이곳의 전구조명이 공간을 은은한 주황빛으로 채울 때, 이 곳의 분위기는 더없이 아늑해진다. 나무로 만든 가구들과 마룻바닥도 이 주황색 조명을 받으면 산업가구들 특유의 코팅 처리된 번들거림이 사라지고 재료의 색을 제대로 낼 수 있게 된다.
이런 주황빛이 감도는 조명은 책을 읽을 때도 좋다. 순 하얀색의 백열등이 비추는 책장은 화학 처리된 표백제색만 너무 강조해서 독서를 하는 눈이 더욱 쉽게 피로하게 만든다. 반면에 이 은은한 주황빛이 비춰주는 책장은 너무 오래 읽어서 뇌가 피로해질지언정 결코 눈을 먼저 피곤하게 하는 법이 없다. 좀 더 호들갑을 떨어보면 종이의 재료인 나무 본연의 느낌을 드러내는 것 같다.


 유리병 화분

▲ 작은유리병 화분


이곳은 다른 카페들이 으레 그렇듯 그냥 주문한 음료만 덩그러니 내어주는 법이 없는데, 이 부분이 나름 심심치 않게 재미있다. 항상 음료와 함께,말린꽃을 넣어둔 작은 유리병을 내어준다. 이 가게의 곳곳을 장식하고 있는 소품들은 전부 여행 기념품 같은 이국적인 것들 이여서 말린꽃을 넣어둔 유리병은 이곳에서 꽤나 대조적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작은 유리병화분은 이곳을 들리는 여행객들이 느끼는 낯선 기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작은 파트너로서 나오는 것 일지도 모르겠다.


도시여행자 정문

▲ 도시여행자 정문


이 가게의 이름은 ‘도시여행자’다. 특유의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와 심심할 때가 없는 섬세한 매력으로 이름처럼 대전을 여행하는 여행객들의 눈길을 자연스레 붙잡는 곳이다.


사진=안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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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소개 자세히보기] 도시여행자


*공간안내

대전 중구 보문로260번길 17 1층


*관련링크

홈페이지 http://citytraveller.co.kr/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citytraveller


 

장소 정보

  •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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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시여행자
안준형
인문쟁이 안준형

[인문쟁이 2기]


안준형은 이제 막 학교를 졸업하여 고향인 대전으로 내려와 현재 거주 중에 있는 어린 미학도이다. 학교 재학동안에 들었던 비평수업의 영향인지 artwork보다도 글을 쓰는 것에 흥미를 느껴 혼자 간간이 글을 써왔었다. 인문쟁이 모집공고를 보게 되어, 문화 활동이나 전시 등에 대한 보다 넓고 깊은 글을 쓸 수 있게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다. 평소 만나보고 싶었던 역사적 인물로는 재야운동가이신 기세춘선생님이 있었는데 집이 가까워서 조만간 뵐 수 있을 것 같다. mgom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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