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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의 삶을 반영하는 인문학, 이를 구현하는 공간

인문학 카페 '사이시옷'

인문쟁이 문지현

2016-07-18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하고 있는 인문학 카페 ‘사이시옷’은 ‘한글 맞춤법에서 사잇소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쓰는 시옷의 이름’을 뜻한다. '사이시옷'에서는 한글 사이시옷의 정의를 반영하여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맺는 소통의 공간이 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인문학 강연, 행사, 강좌들을 개최하고 있다. 인문학을 배운다는 것은 철학, 종교학 등 무언가 규정된 ‘인문학’의 범주를 학습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 우리가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인문학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의미를 구현하고 있는 공간인 인문학 카페 사이시옷의 김기석 운영자를 만났다


함께하는 인문학, 친근한 인문학인문학카페 사이시옷 운영자 김기석
-인문학 카페 사이시옷 운영자 김기석


사이시옷은 어떠한 계기로 운영하게 되었나요?

우리 사회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우리 동네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하고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이 전부 바뀐다고 할지라도 제가 사는 동네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는 그대로라고 느낄 겁니다. 그러나 제가 사는 동네가 바뀌면 제가 속해 있는 실질적인 세계가 변화한다고 생각하게 되죠. 또한 이 모든 것은 개별적인 것이 아니고 모두 연관되어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작은 단위의 변화라도 일어날 수 있으면 이는 유의미한 변화, 가치 있는 변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작은 변화가 사회 전체에 파급력과 영향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만들어보기 위해 이 곳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이시옷이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변화는 혼자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혼자서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관계망 속에서 인문학 카페 사이시옷과 희망 나눔 동작 네트워크가 추구하는 가치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함께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관계망을 넓히는 것, 유의미한 관계들이 많아지고 깊어지면서 함께 변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것, 이것이 인문학 카페 사이시옷의 가장 주된 목표입니다.


협동조합 형식으로 운영된다고 들었습니다.

카페 사이시옷은 협동조합들의 도움 및 지원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이 곳의 운영형태가 협동조합은 아닙니다. 사이시옷은 동작구의 풀뿌리 시민단체 희망나눔 동작네트워크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희망 나눔 동작 네트워크는 사회적 협동조합의 형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동작구 지역의 시민단체로,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강연이나 모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어머니 독서지도 모임 ‘엄마가 읽을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수많은 주부들은 아이를 깨워서 학교에 등교 보내고 점심을 준비하는 등 가사 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을 살고 계세요. 그리고 이와 비슷한 사람들의 삶에는 ‘인문학’이 차지하기 힘들 것이고, 비록 ‘인문학’이 삶에 도움이 되고 좋은 이야기 일지라도 그들에게는 의미 있게 다가가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사이시옷에서는 어머니 독서지도 모임 ‘엄마가 읽을게'를 개설하였고 어머님들에게 인문학이 의미 있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서 ‘변화’가 생겨나고, 모임 속의 ‘관계’가 확장되고 심화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인문학' 카페 운영자로써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방향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저는 열려있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사람들을 대하다 보면 열려있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성격이 개방적이고 친화력이 좋다’ 같은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차원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이런 사람들이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미숙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그 분들과 같이 성숙하고 열린 사람이 되고 싶다는 거죠.
제 관심사는 온통 ‘나’인 것에서 벗어나서 다른 사람에게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확장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보다 타인을 더 무조건적으로 우선시 하는 마음이 아닙니다. 건강한 자기애가 없는 사람이 건강하게 타인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따라서 저는 건강한 자기애를 가지고, 자신과 자신이 사는 공동체를 소중히 여기면서 타인에게도 관심을 기울이는 태도를 갖추고 열려있는 상태로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삶의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인문학 카페 사이시옷일상의 인문학을 꿈꾼다고 하셨는데,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지침이라기보다는 태도인 것 같습니다. 태도는 자기가 살아온 관성이 있어서 어느 순간 급브레이크를 밟고 반대방향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90세 노인이 쓴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이 60세에 은퇴를 했는데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다고 하시며, 자신은 현재 외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말하셨어요. 그러면서 은퇴한 후의 30년을 은퇴자로써 무의미하게 보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물론 그 분은 본인이 그렇게 오래 살 것이라고 생각을 못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이것은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은퇴하고나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소일거리만 하고 지내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우리는 인생의 어떤 시기가 끝났을 때 그것을 매듭짓고, 그 다음 삶에 대한 의미를 계속해서 자기 스스로 부여해 나가야 하지요. 따라서 자기 삶에 대한 의미부여를 끊임없이 해나가는 작업이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이것이 삶에 대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10년 후 인문학 카페 사이시옷의 모습은 어떤 걸까요?

물리적인 공간으로만 한정해서 말하면, 언젠가 카페가 없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만 모든 것이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사이시옷이 현재 많은 사람들이 교류하는 허브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교류 활동이 반드시 여기서만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아마 이 공간이 사이시옷 프렌즈, 어머니 독서모임을 함께 하신 분들에게 처음부터 의미있는 공간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활동을 시작하고 지속하면서 이제는 의미가 있는 공간이 되었을 거란 말이죠. 그런 식으로 의미가 부여되어 이곳에 주인의식을 가지게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겠죠. 

지금은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이 10명이 채 안 되지만 10년 후에는 한 100여명의 사람들이 이것을 함께 만들어가고, 함께 고민하고 힘쓰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변화들이, 그리고 어떤 특정한 한 기관이 할 수 없는 변화들이 지역사회의 많은 사람들, 기관들과 자원들이 결합되어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이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확산 되어서 조금이라도 우리가 사는 사회가 변화되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사진출처= 인문학카페 '사이시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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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소개 자세히보기] 인문학카페 '사이시옷'


*공간안내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23-29 2층

☎ 070-8201-6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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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http://blog.naver.com/sys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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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문지현

[인문쟁이 2기]


문지현은 경기도 부천시 상동에 살고 있는 부천 토박이다. 신스팝 매니아로서 음악이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든지 가보고 싶은 음악 덕후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삶의 방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중이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알베르 카뮈를 만나 그의 시크함과 섬세함을 배우고 싶다. 인문학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한 목표로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인문에 관련한 다양한 것들을 접하며 보다 더 ‘사람’ 다워지고 싶다. moondigi0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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