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여행자의 마음이 향하는 길 : 경기장 옆 미술관, 대구 미술관

여행자의 마음이 향하는 길 -경기장 옆 미술관, 대구 미술관

인문쟁이 방지민

2016-11-24


높고 좁은 건물들이 빽빽한 대구의 도심을 빠져나가면, 다른 도시 교외에서도 보일법한 크고 넓은 경기장이 나온다. 하지만 이를 지나쳐 좀 더 달리면 의외의 것, 미술관이 있다. 잔잔한 클래식과 빨간 토끼들이 반겨주는 경기장 옆 미술관, 대구 미술관이다.

미술관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있자면 정류장 사이 그리고 배차간격이 긴 제주의 일주 버스를 탄 여행자가 된 것 같다. 자연스레 복잡한 도심에서 얽혀있던 생각들이 슬며시 사라지면서 미술관을 맞이할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어쩌면 대구미술관이 관람에 필요한 마음을 준비시키는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대구 미술관

▲ 대구 미술관


빨간 토끼들 그러나 무심한 토끼들

 

미술관 건물이 조금씩 다가오는 어느 순간 건물 옥상 한구석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빨간 토끼를 볼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위치에서 예상치 못한 색을 하고 있는 토끼를 보며 미술관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르다 보면 똑같은 토끼들이 여기저기 쉬고 있는 넓은 마당을 만난다.

토끼들을 만나는 것으로 이미 미술관 관람은 시작된다. 해외교류전의 일환으로 개최한 독일 작가 오트마 회얼(Ottmar Hörl, 1950~)의 개인전으로 커다란 토끼 조각 12점이 전시되어 있다. 2015년 2월부터 이곳에 자리 잡은 토끼는 한동안 이곳에서 대구미술관의 자연스러운 관람을 유도할 것이다. 갤러리나 미술관이라는 전시를 위한 공간보다 많은 이들에게 개방된 공간을 좀 더 이상적인 작품 설치 장소라고 생각하는 그는, 이러한 공간을 선택함으로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미술이 한정된 공간에만 설치되어 보이는 현실의 장벽을 작품으로 허물고자 했다. 


 미술관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오트마 회얼의 작품

▲ 미술관 입구에서 만날 수 있는 오트마 회얼의 작품


대구 시민의 미술교양을 위하여

 

지난 2011년에 문을 연 대구 미술관은 다양한 전시와 수준 높은 문화행사를 개최하며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름 있는 작가들에서부터 다양한 나라에서 초청된 작가들의 전시를 유치하면서도 지역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소홀하지 않는 대구미술관. 1층엔 중국 작가 양푸동의 ‘양푸동, 내가 느낀 빛’의 전시, 그 위로 지역 작가들의 ‘대구아티스트 : 선(線) - 삶의 비용’ 전시가 열린 올 여름과 가을의 전시 제목들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대구지역 작가들의 전시 : 선(線) - 삶의 비용

▲ 대구지역 작가들의 전시 : 선(線) - 삶의 비용


게다가 교양에 목마른 대구 시민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그 욕구를 채워주려고 노력하는 미술관의 기획 프로그램으로도 잘 드러난다. ‘d am’s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건축, 영화, 역사, 철학, 미디어 등으로 미술을 이야기하고 이를 통해 인문학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도슨트와 차를 마시며 전시 작품을 다양하게 해석해보는 ‘도슨트와 함께하는 11시 티타임’이라는 특색 있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미술을 통한 예술적 경험이 누구보다 중요한 어린이와 청소년도 놓치지 않는다. 작가 작업실 견학, 미술관 실제 업무 공간 견학, 다양한 예술 분야 종사자들과의 만남 등으로 꾸며진 ‘뮤지엄&피플’이나 가족이 함께 전시를 보며 작품 속 재료의 새로운 변화를 경험하는 ‘금요일, 다르지만 같아요’와 같은 생생한 경험을 돕는 프로그램도 주목할 만하다. ‘전시장소’로의 역할을 넘어 시민들의 교양을 충족시켜주는 것에 좀 더 주목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런 부분들이다. 깊어지는 가을, 대구 미술관으로 긴 산책 같은 짧은 여행을 다녀와 보면 어떨까?


○ tip - 찾아가는 길

자가용으로는 드라이브 삼아 갈 수 있지만, 대중교통으로는 한 번에 닿지 못한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대공원역에 내려 30분마다 운행되는 친절한 셔틀버스를 타고 미술관까지 오고 갈 수 있다. 조금 번거롭게 들릴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버스를 추천한다. 대구 도심을 빠져나와 셔틀버스 정류장까지 닿는 적당히 짧고 긴 길이 푸르고 넓기 때문. 잠시 여행자가 되는 기분 좋은 길이다.



사진= 방지민

----------------------------

[공간소개 자세히보기] 대구미술관


프로그램 소개

Y+ Artist project 1 <배종헌 : 네상스 Naissance>

2016년 10월 25일(화) ~ 2017년 2월 12일(일) / 4, 5전시실(2층)


_제16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그림자, 구름, 그리고...

- 이태호 회화의 멜랑꼴리아

2016년 11월 1일(화) ~ 2017년 2월 12일(일) / 2, 3전시실(2층)


_최우람: 스틸라이프 [stil laif]

2016년 11월 1일(화) ~ 2017년 2월 12일(일) / 1전시실(1층)


*공간안내

대구광역시 수성구 미술관로 40

관람정보 : 4월-10월 : 오전 10시-오후7시, 11월-다음해 3월 : 오전 10시-오후6시

※매표는 개관시간 30분 전부터 관람종료시간 1시간 전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이며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 평일이 휴관일. 

입장료나 진행 전시 등은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관련링크

홈페이지 http://artmuseum.daegu.go.kr/

 

장소 정보

  • 대구
  • 대구미술관
  • 빨간토끼
  • 오트마희얼
  • 미술교양
  • 뮤지엄&피플
  • 미술관산책
방지민
인문쟁이 방지민

[인문쟁이 2기]


방지민은 앞뒤 다 버리면 이름이 신비한 동네 수성에 사는 대구 시민. 얕고 사사로운 재미로 생계를 이어나가는 책방 '슬기로운낙타'의 사장이자 종업원이다. 계절의 힘에 놀란 채 밤낮도 잊은 채 지갑도 잊은 채 짝 안 맞는 양말로 살기 위해 뭐든 지망생의 마음으로 경험하는 중이다. 서머싯 몸의 소설 주인공 스트릭랜드와 래리를 인생 대선배로 품고 있다. 작지만 힘을 실어줄 가치가 있는 의미들에게 확성기를 대어주고 싶은 마음에서 인문쟁이가 되었다. jimin1137@naver.com

댓글(0)

0 / 500 Byte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여행자의 마음이 향하는 길 : 경기장 옆 미술관, 대구 미술관 '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