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강바람 타고 즐기는 음악영화 : 제 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강바람 타고 즐기는 음악영화 -제 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인문쟁이 우인혜

2016-09-19


청풍호반을 스치는 강바람, 하늘을 수놓은 별빛 속에서 음악과 영화가 만났다. 올해도 12해를 맞이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이하 JIMFF)는 ‘물만난 영화 바람난 음악’을 주제로 8월 11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제천 시내 및 청풍호반 일대에서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됐다. 음악 영화제답게 이번 영화제에도 다양한 음악영화와 공연으로 가득했다.


국내 외의 다양한 음악 영화를 소개하는 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 국내 외의 다양한 음악 영화를 소개하는 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물 만난 영화 - 한국음악영화의 단편1

 

JIMFF는 지난 2005년 1회를 시작으로 그 동안 <원스>, <서칭 포 슈가맨>, <치코와 리타>, <프랭크>, <에이미>, <하늘의 황금마차> 등 국내외의 다양한 음악영화를 국내 관객들에게 가장 먼저 소개하는 창구가 되어왔다. 부분별 경쟁국제영화제로 음악영화의 장르화와 대중화를 통해 영화제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을 뿐더러 제천이라는 중소도시에서 개최하는 특성화된 장르영화제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영화제를 찾은 사람들은 100여 편의 다양한 장·단편 음악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비롯한 한국 음악영화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들이 관객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어 골라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그 중 필자는 ‘노래아이’, ‘덕혜, 마지막 황녀’, ‘소녀상의 그림자가 된 사람들’ 세편의 단편영화로 구성된 <한국 음악영화의 오늘 단편 1>을 관람했다. 영화가 끝난 뒤에는 감독과의 질의응답 시간도 마련돼 궁금한 점은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손 글씨로 쓴 상영작 설명, 감독과의 대화

▲ 손 글씨로 쓴 상영작 설명, 감독과의 대화


환상처럼 노래하는 아름다운 소녀를 만난 두 친구의 이야기인 ‘노래아이’는 올해로 20살이 된 이승빈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다. 영화 속의 주인공은 아름다운 소녀가 눈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홀린 듯 바라본다. 다음 날 다시 그녀를 찾기 위해 친구와 그 자리를 다시 찾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감독은 몽환적인 소녀의 모습이 자신의 꿈을 의미하는 매체라고 소개했다. 소녀는 그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노래를 부른다. 짧은 단편영화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은 어린 감독의 패기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작품설명 및 관객들과의 질의응답시간1작품설명 및 관객들과의 질의응답시간2

▲ 작품설명 및 관객들과의 질의응답시간


광복절을 맞아 의미 있는 작품들도 함께 상영됐다. ‘덕혜, 마지막 황녀’는 조선의 마지막 옹주인 덕혜가 1919년 3월 3일, 아버지인 고종의 장례식에서 조선의 자주성을 나타내는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어린 시절의 덕혜는 2D애니메이션으로 그려진다. 그 속에서 어린 덕혜는 아버지와 정답게 숨바꼭질을 하고 함께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장례식장의 덕혜는 3D 스탑모션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진다.

홍정민 감독은 따뜻하고 즐거웠던 시절을 표현하기 위해 2D애니메이션을 결합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히며 “무엇보다 덕혜옹주가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마음을 울렸습니다. 비록 조현병을 앓아 뚜렷한 독립운동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마음속엔 늘 우리나라의 독립을 생각하고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해 이번 작품을 만들었어요.”라고 말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영화는 웅장한 노래를 통해 자주독립에 대한 의지를 불태운다. 최근 덕혜옹주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들이 다양하게 만들어지는데 가장 새로운 접근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상영된 ‘소녀상의 그림자가 된 사람들’ 역시 광복절을 맞아 더욱 안타까웠던 영화였다.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대학생들, 그리고 수요예술행동을 연 예술인들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추운 길로 나온 대학생들의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그들의 모습에 힘을 보태기 위해 모인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함께 전한다. 영화 속에 나오는 하이미스터메모리(본명 박기혁)씨는 “꽃순이 이야기라는 곡이 많은 사람들이 알고 불러주길 바랍니다. 슬픈 역사지만 이들이 겪은 고통을 외면당하지 않길 바라요.”라며 관객들과 예배당 박수로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처럼 JIMFF에는 다양한 분야의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다. 더불어 영화제가 진행될수록 JIMFF의 국제적인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 영화제 초반에는 자진 출품작에서 한국영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이제는 해외 출품작이 한국영화의 출품작 수를 능가하는 현상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올해 국제경쟁부문 ‘세계 음악영화의 흐름’ 섹션에서는 총 8편의 작품 중 ‘코펜하겐의 두 재즈 거장감독 야누스 쾨스터-라스무센)’이 대상에, ‘펑크 뮤지션과 동일본 대지진(감독 엔도 미치로)’이 심사위원 특별상에 선정됐다. 


바람난 음악 - 원서머 나잇

 

낮에는 영화관에서 흥겨운 영화를 관람했다면, 저녁에는 ‘원서머 나잇’과 ‘의림 서머나잇’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원서머 나잇’은 제천을 대표하는 청풍호수를 배경으로 영화 상영과 음악 공연을 함께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열정과 낭만을 더욱 뜨겁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해가 진 청풍호수의 밤하늘을 스크린 삼아 상영되는 영화는 일반 상영관의 디지털 화면을 뛰어넘는 아날로그적 감동을 전해줬다. 그런가 하면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펼치는 라이브 무대는 강바람을 따라 관객들의 귀와 오감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강바람, 별빛, 음악과 함께 즐기는 ‘원서머 나잇’

▲ 강바람, 별빛, 음악과 함께 즐기는 ‘원서머 나잇’


올해는 ‘비비드 나잇’, ‘그루브 나잇’, ‘브리즈 나잇’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영화 상영 후에는 몽니, 국카스텐, 에픽하이, 십센치, 정기고 등 인기높은 가수들의 공연도 이어졌다. 그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비비드 나잇’을 함께했다. 온라인 예매에서 이미 매진이 됐을 만큼 인기가 높았던 ‘비비드 나잇’은 스팀보트 빌 주니어를 상영한 후, 음악대장임을 인정받은 국카스텐, 전방위에서 활동하는 11년차 밴드 몽니, 작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 우승팀 최한솔까지 가창 신들의 목소리로 한여름을 가득 채우는 시간이었다. 밤 늦은 시간까지 공연이 이어졌지만 많은 관객들은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며 열정적인 공연을 즐겼다.


인기 가수의 공연도 즐길 수 있는 영화제1인기 가수의 공연도 즐길 수 있는 영화제2

▲ 인기 가수의 공연도 즐길 수 있는 영화제


영화제 2배로 즐기는 방법

 

이 외에도 JIMFF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JIMFF 동네 극장(찾아가는 상영회)’은 올해 더욱 다양한 장소에서 진행됐다. 제천시 곳곳에서 진행된 이번 상영회는 영화를 즐기기 힘든 소외계층을 위해 마련됐으며, 베리어프리 상영도 진행됐다. 이번 상영회는 영화제 기간 동안 총 9회 진행됐으며 1천350여명의 관객이 찾았다.


영화관 옆, 티켓 교환 및 양도가 가능하도록 공간 마련

▲ 영화관 옆, 티켓 교환 및 양도가 가능하도록 공간 마련


영화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을 위한 배려도 돋보였다. 주최측은 영화관 내부에 티켓나눔터를 마련해두고, 영화를 미처 취소하지 못한 사람들이 직접 티켓을 팔거나 교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셔틀버스를 운영해 늦은 시간까지 공연을 즐긴 사람들이 편하게 제천과 청풍을 오갈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세심한 배려가 영화제를 더욱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즐거움이 됐다.


영화관 앞, 길거리 공연1영화관 앞, 길거리 공연2

▲ 영화관 앞, 길거리 공연


음악 영화제답게 거리 공연도 볼거리 중 한몫을 차지했다. 영화제 주최 측은 거리 공연을 통해 신인뮤지션 발굴과 지원이라는 기존의 목표를 잃지 않으면서도 거리 예술 공연을 활성화하고 거리 예술가들을 지원, 발굴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거리의 악사들 중 경쟁부분에 출전한 팀은 영화제 기간 본선 무대를 거쳐 올해의 거리의 악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100여 편의 장 단편 음악영화를 상영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제1회의 상영작 42편에서 출발하여 매년 작품을 늘리며 음악영화의 장르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렇듯 즐거움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일주일간의 짧은 대장정을 마치고, 16일 막을 내렸다.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약 3만 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사진= 우인혜

 

장소 정보

  • 제천국제음악영화제
  • JIMFF
  • 제천
  • 음악영화
  • 출품작
  • 원서머나잇
  • 청풍호수
  • 찾아가는상영회
  • JIMFF동네극장
우인혜
인문쟁이 우인혜

[인문쟁이 1,2기]


우인혜는 충북 청주시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현재는 대학 내의 홍보팀에서 근무하며 블로그 웹진 및 보도자료 작성을 하는 뚜벅이 기자다. 공학도로서 바라보는 인문학에 관심이 높고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에 욕심이 많다. 헤드윅이란 작품을 만든 존 카메론 미첼을 만나보고 싶다. 인문학이 살아가는 모든 분야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이번 기회로 먹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더 깊게 느껴보고 싶다. pwoohj@naver.com

댓글(0)

0 / 500 Byte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강바람 타고 즐기는 음악영화 : 제 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