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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호흡으로 책을 읽는다는 것

독립책방 파종모종

인문쟁이 강윤지

2017-01-09


독립서점 ‘파종모종’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1층엔 지역아티스트들의 작업실이 있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보이는 작은 서점에는 책들이 진열돼 있다. 진열된 책들엔 파종모종의 운영자 양지애 씨가 골라 놓은 책들과 음반들이 있다.


파종모종 외부파종모종 입간판

▲ 독립책방 파종모종


Q. 파종모종은 어떤 곳인가요?

A. ‘파종’은 독립출판물을 제작하는 독립출판사고 ‘모종’은 독립출판사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동네 책방입니다. 독립출판물만 들어간 것이 아닌 기성 출판품도 들어가 있으며 작가들의 아트 상품도 있고, 활동하시는 분들의 음반도 많이 들여놓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책만 파는 책방이라기보다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공간입니다.


Q. 어떻게 책방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처음에는 책에 관심이 있어 일 년 정도 어떻게 하면 책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 하던 시기에 마침 ‘독립출판’이라는 흐름이 있었습니다. 일 년 동안 전국에 있는 책방을 둘러보러 다니고 관련한 수업을 들으면서 출판사를 준비하다 책방까지 열게 되었습니다. 책방을 냈던 이유도 정말 단순했었어요. 당시 광주에는 오월의 방이라는 책방만 존재했었고 그곳도 주말만 했는데 저 같이 관심이 있는 분들은 서울이나 제주처럼 다른 지역으로 멀리 찾아가야만 했거든요. 거기서 부터였죠. 책방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더 편하게 책방을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파종모종으로 올라가는 계단진열된 책들과 아트상품들

▲ 파종모종으로 올라가는 계단 / 진열된 책들과 아트상품들


Q. ‘파종모종’이라는 이름의 뜻은 무엇인가요?

A. 처음에는 출판사 운영만을 생각해 ‘파종’이라는 이름만 있었습니다. 파종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씨를 뿌리는 파종이 의미기도 하고, 매종의 스펠링을 착안해 파종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는데요. 일상생활에서 다른 행위를 한다는 의미, 즉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게 파종이라고 간단하게 지었다가 책방공간을 같이 하게 되면서 파종 다음 모종의 시기라는 뜻을 담고 이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파종모종은 다른 프로젝트를 준비하지는 않나요?

A. 책방마다 색깔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라이트 라이프’의 경우 독립 예술 영화에 관심이 있고 ‘공백’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파종모종’의 경우는 다른 것보다 독립서점들이 모이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 책방의 공간이 작다 보니 어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은 되지 않고, 책방을 같이 운영하고 관심 있는 사람들이 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난 4월과 10월에 있었던 ‘오늘산책’이라는 행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지요. 앞으로 책방들과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생산되지 않는 카세트테입
할머니의 요리책

▲  우리나라에선 생산되지 않는 카세트테입 / 할머니의 요리책


Q. 검은책방 흰책방은 시집과 소설, 라이트 라이프는 디자인서적 등이 중심인데요. 파종모종에서 진열되고 있는 책들은 무엇이고, 그 책들은 어떻게 선정되고 있나요?

A. 컨셉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없어졌지만 서울의 ‘일단 멈춰’라는 여행서적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있고, ‘더북 소사이어티’의 경우 인문학을 위주로 하고, 그 외에도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있는 것처럼, 광주의 책방들도 하나하나 컨셉이 존재 합니다. 초반에 오픈할 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어떤 색깔의 어떤 책을 받을 것인가. 하지만 그런 기준 자체를 없앴습니다. 기준을 만들지 않고 우선 우리가 좋아하는 책들을 받고, 누군가가 읽고, 사고 싶다고 하면 최대한 찾아보며 책을 선정하고 있습니다.


Q. 책을 만들기도 하나요?

A. 네. 만들죠. 파종모종 운영을 하기 전에는 직업적으로 책을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파종모종의 이름으로 나오는 책은 아직 작업 중인데요. ‘오일팔 전야제’ 기념 책자를 작업하고 있습니다. 여기는 의뢰를 받아서 만드는 출판사는 아닙니다. 주변에 있는 분들과 고민하고 이야기 해보며 어떤 책을 만들지 함께 고민합니다. 장시간 계획을 갖고 우리 책을 만들어 보는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파종모종의 진열된 책들Q.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책방 주인들이 오해를 받는 게 여기 있는 책을 전부 읽어 봤을거라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 경우 많은 책을 읽는다기보다는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요즘 생활들이 짧은 호흡이라고 하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긴 호흡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그 짧은 호흡에 익숙해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호흡이 필요하면 긴 호흡도 필요합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긴 호흡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 말 하고 싶습니다. 덧붙여 저는 평소에 인문을 학문이라기보다 사람관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문에서 떠나지 못하면 학문일 뿐, 인문이라는 것은 사람관계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책에서 나오지 않더라도 사람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 인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군데 독립서점을 다니다보니 책을 사랑하는 운영자들의 마음이 느껴진다. 동시에 이런 책들을 사람들이 무시하지 않고 찾아주는 것에 대한 고마움도 같이 묻어나오는 걸 공통적으로 느꼈다. 양지애 씨는 평소 개인적이고 소소한 책들을 즐겨 본다고 한다. 그 책 중 마음 따뜻한 책인 ‘할머니의 요리책‘을 추천한다. 할머니의 요리를 기억하고 싶은 손녀가 할머니께서 직접 쓴 메모와 육성 녹음을 토대로 그림을 그린 책이다. 마지막으로 긴 호흡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어쩌면 모르는 채 지나쳐 버릴 수 있는 책들을 볼 수 있는 독립서점에서 짧은 호흡에만 길들여져 있는 내 모습을 돌아보며 긴 호흡을 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가져보게 된다.


사진= 강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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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소개 자세히보기] 파종모종


*공간안내

광주시 동구 동명로20번길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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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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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지
인문쟁이 강윤지

[인문쟁이 2기]


강윤지는 광주 용봉동에서 살고 있고 근처에있는 비엔날레로 산책을 자주간다. 대학생이지만 학교공부보단 영화를 더 많이 사랑하는것같다. 그래서 머릿속에서 하루에도 몇번씩 감독이 된다. 조셉고든레빗이 섬머에게 보인 미소를 언젠가 나에게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이있다.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진다. 인문쟁이는 책상에 앉아있다가 생각을 정리한후 지원하게되었다. dbswl5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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