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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기차역 뒷골목 작은 책방의 중독성 있는 매력

추리소설 전문점 '미스터리 유니온'

인문쟁이 구애란

2016-12-30


언제부터 동네에서 서점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독서를 하는 사람이 줄거나, 동화책과 참고서, 학습지를 필요로 하는 학생이 줄어든 것이 아닌데도 동네에서 서점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동네에서도 찾기 힘든 작은 책방이 신촌기차 역 뒷골목에 둥지를 틀었다. 신기하게도 추리소설 전문 서점이다. 어려서 셜록 홈스 시리즈를 즐긴 세대로, 추리소설이 주는 매력을 어떻게 표현해 놓았을까? 자못 기대되었다.


추리소설 전문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 신촌 기차역 뒷골목 추리소설 전문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외부


호기심 가득한 눈을 번뜩이며 서점 문을 밀고 들어섰다. 아로마 향과 나무 향이 뒤섞인, 뭐라 형언할 수 없는 향기가 은근 추리소설과 잘 어울리는 향기라는 생각을하고 있는데, 미스터리 유니온 유수영 대표가 수줍은 미소를 띠며 다가왔다. 책방 입구에서부터 눈이 갔던 범상치 않은 그림들 몇점이 서점 안 곳곳에 걸려있다. ‘新 아트촌 프로젝트’로 젊은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전시공간을 협찬해주고 있는데, 추리소설과 잘 어울릴만한 작품과 추리소설을 비치 놓았다는 유 대표의 설명. 환상적인 궁합이다. 젊은 화가의 작품은 으스스한 제목의 추리소설과 함께 더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니 말이다. ​좌우로 빽빽하게 꽂힌 추리소설은, 그냥 아무렇게 꽂혀 있는 것이 아닌, 치밀한 기획과 구성 속에서 각각 자기 자리가 있다. 추리소설이 주인공인 ‘추리소설 전문서점’을 오픈한 유수영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미스터리 유니온 서가책방 입구

▲ 1,600여 권의 추리소설을 만날 수 있는 곳 미스터리 유니온 서가 / 新 아트촌 프로젝트~~미스터리 유니온 추리소설과 잘 어울리는 화가의 작품이 함께 비치된 책방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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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이 주는 매력

미스터리 유니온 대표 유수영


추리소설 전문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유수영 대표

Q. 사람의 왕래가 드문 신촌 기차역 뒷골목에 추리소설 전문서점을 오픈하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A.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지금이라고 여겨 서점을 열게 되었다. 40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다음 직업은 서점이었으면 좋겠다고 늘 꿈꿔왔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추리소설 전문서점을 갖고 싶었다. 신촌 기차역 뒷골목은 대학 시절 향수도 있지만, 저렴한 임대료도 한몫했다. 골목의 운치도 장소 선정에 큰 요인이었다.

Q. 미스터리 유니온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이곳은 추리소설이 모여 있는 서점이다. 추리소설이 주인공인 서점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국내·외 추리소설이 약 1,600여권이 있다. 영미권,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일본, 북유럽/동유럽, 한국 추리소설이 주를 이룬다. 한국 추리소설을 서가에 함께 꽂으면 정체성이 없어 보여 따로 한국 추리소설만 모아 서가를 꾸몄고, 매달 이달의 추천 도서를 선정해서 따로 서가를 꾸미고 있다.​



미스터리 유니온 서가한국 추리소설 서가이달의 추천 추리소설

▲ 영미권,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일본, 북유럽, 동유럽권 추리소설로 구분해 놓은 서가 / 한국 추리소설만 모여 놓은 서가 / 이달의 추천 추리소설


Q. 매달 추천 도서 선정은 직접 하는가?

​A. 매달 주제를 달리해서 추천도서 선정을 혼자 기획하고 있다. 어떤 주제를 잡느냐가 문제이지, 하고 싶은 주제가 많아서어려움은 없다. 여행 준비를 할 때 그 과정이 행복하듯이, 추천 추리소설을 선정하는 작업을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 공간만 넓다면 다른 컨셉의 서가를 더 늘려보고 싶다. 매달 책 선정에 대한 설렘이 주는 행복을 계속 누릴 생각이다. 이달의 추천 도서에 맞는 포스터도 직접 준비하고 있다.


유 대표가 감동적으로 읽고 있는 책

▲ 유 대표가 감동적으로 읽고 있는 책


Q. 가장 재밌게읽은 추리소설은 무엇인가?

A. 매번 바뀐다. 최근 읽고 있는 『제노사이드』를 감동적으로 읽고 있다. 원래 추리소설을 읽을 때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읽는다. 출판사에서 추천해줘 읽고 읽는데, 감동하면서 읽고 있다.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감동한다는 게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인생의 인사이트가 들어가서 가슴에 와 닿고 인간, 전쟁, 인간성, 사회적 상황 속에서 생각을 요하는 책이라 감동적으로 읽고 있다.


Q. 앞으로 계속 추리소설 전문점으로 이 공간을 이어갈 것인가?

​A. 계속 추리소설 전문점을 고수할 것이다. 예전의 내가 조직 속에서의 나였다면, 현재는 내 취향의 내 공간을 온전히 내 뜻대로, 내 의지대로 구상할 수 있어 좋다. 느리게 천천히 가더라도 할머니가 되어서도 하고 싶은 일이다. 추천 도서를 선정하면서 새로운 소설을 접하게 되고, 그 속에서 배우는 점도 많아 즐겁게 작업하고 있다. 매일 무엇을 할까에 대한 설렘을 즐기고 있다.


​Q. 추리소설 전문점 미스터리 유니온에 대한 자랑을 한다면?

​A. 일반 서점보다 추리소설이 가장 많은 곳으로, 추리소설의 매력을 맘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공간이 허락된다면 더 많은 추리소설을 갖춰놓고 싶다. 매달 주제를 선정해 추천 도서를 선정하는 것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사람들이 이곳에서 추리소설을 재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 추리소설에 대해 미처 몰랐던 부분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추리소설 관련 토크 콘서트, 글쓰기 클래스 등등 추리소설 관련해서 다양한 아이템을 구상할 것이다.


Q. 사람들에게 이 공간이 어떤 공간이었으면 하는가?

​A. 문학 장르를 나누다 보니 추리소설에 대한 호불호가 갈려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바람이 있다면 장르 구분 없이 추리소설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 자유롭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편안한 아놀로그적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추리소설 책방에 자신이 쓴 추리소설 한 권을 꽂아놓고 싶은 생각은 없느냐는 필자의우문에, 좋아하는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매달 기획해나가는 설렘과 행복함이 더 좋다고 손사래를 치는 유수영 대표. 광고회사 카피라이터의 삶을 잘 살아가던 그녀가 추리소설이 주인공인 서점주로서의 새로운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잡은 곳. 꿈꾸는 자가 아름답다고 했던가? 그곳엔 추리소설을 더 빛나게 해주는 또 다른 주인공, 꿈을 가꿔나가는 손길이 있었다.

 

사진= 구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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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소개 자세히보기] 미스터리 유니온


*공간안내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88-11

☎ 02-6080-7040


*관련링크

홈페이지 https://www.instagram.com/mysteryunionbook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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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애란
인문쟁이 구애란

[인문쟁이 1,2기]


구애란은 경기도 광명시에서 살고 있고, 전하고자 하는 취재 현장은 전국 어디든 마다치 않고 발 빠르게 취재현장을 뛰어다닌다. 각 정부부처 정책기자단을 주로 활동하고 있으며, 고인 물이 되기 싫어서 늘 흐르는 물이 되고자 노력하는 필자처럼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갖고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주변에 무료 인문학 강의가 많은데도 정보를 알지 못해 강의를 못 듣는 분들을 위해 인문학강좌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원하게 되었다. 더불어 필자 역시 인문학과 인문정신을 배울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어 벌써부터 설렌다. ren07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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