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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나갈 청년문화를 꿈꾸다

청년문화집결 in 울산

인문쟁이 임수진

2018-12-26

“문화기획자란 과연 무엇일까요? 

정당한 대우를 받고 일할 수는 없을까요? 

문화로 먹고살기, 우리도 가능할까요?

 문화예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전국 각지에서 활동 중인 청년문화기획자 70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1박 2일의 시간. 문화기획자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하는 토론의 장이 지난 12월 8일 울산에서 펼쳐졌다. ‘전국 청년기획자 네트워크_청년문화집결 in 울산(이하 ‘청년문화집결’)’이 열린 것이다. 이번 행사는 청년문화기획자 간 지속가능한 네트워크 형성을 독려하고 공업 도시 이미지가 강한 울산의 문화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나눠보고자, 울산광역시와 울산문화재단의 후원, 청년문화예술기획단 사니부니의 기획으로 진행되었다.


 ‘청년문화집결 in 울산’의 시작을 알리는 오리엔테이션 모습

▲ ‘청년문화집결 in 울산’의 시작을 알리는 오리엔테이션 모습 



청년문화집결을 통해 알게 된 울산의 매력


청년문화집결의 첫 프로그램은 ‘울산 팸투어’였다. 대다수의 참가자가 가지고 있던 울산의 일반적인 이미지는 ‘공업 도시’였다. 그 외의 것을 떠올려봐도 역사책에서 많이 접했던 반구대 암각화, 장생포 고래 정도가 전부였다. 울산은 그동안 문화나 관광으로 알려진 도시는 아니지만, 울산 팸투어를 통해 돌아본 장소들은 이 도시에 대한 색다른 인상과 새로운 생각을 품게 했다.


참가자들은 조별로 울산 청년들이 만들어나가고 있는 문화를 체험하거나 현대중공업부터 슬도, 방어진 등 울산의 대표 명소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공업지대의 밤늦도록 꺼지지 않는 불빛과 울산대교가 어우러진 야경이 특히 아름답다는 함월루부터, 최근 각종 축제와 SNS를 통해 핫플레이스로 등극하고 있는 울산 태화강대공원까지 울산의 중심인 중구를 중심으로 몇몇 장소를 둘러보고 나니 우리가 미처 몰랐을 뿐, 울산에서 조금씩 가꿔가고 있는 문화를 느껴볼 수 있었다. 나주에서 도시재생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은진 씨는 “이번 팸투어를 통해 울산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되었고, 꼭 다시 한번 방문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매력적이었다”고 답했다. 다만 “젊음의 거리, 예술의 거리 등 울산만의 문화로 특화된 공간을 만들려는 노력의 흔적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울산 시민에게조차 인지도가 낮은 점 등은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는 날카로운 지적을 덧붙이기도 했다.


달은 품은 누각이라는 뜻의 ‘함월루’

▲ 달은 품은 누각이라는 뜻의 ‘함월루’

가을에는 흐드러진 갈대가 인상적인 태화강대공원

▲ 가을에는 흐드러진 갈대가 인상적인 태화강대공원 


짧은 시간이라 많은 곳을 둘러볼 수 없었지만, 이곳을 ‘공업 도시’로만 여기던 타 지역의 청년문화기획자들의 인식을 바꾸기에는 충분했다. 이러한 울산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많은 이로 하여금 이 도시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는 한 도시가 품고 있는 문화를 어떻게 성장시키느냐에 달려있다. 울산의 문화발전을 위한 다각도의 노력, 그 중심에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열의를 지닌 청년들이 자리 잡고 있다.



‘문화로 먹고살기’ 위해 테이블에 모인 청년들


울산에 모인 청년문화기획자들은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문화’의 의미부터 다시 생각해보았다. 문화란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물질적·정신적으로 진보한 상태를 뜻한다. 오늘날 문화로 먹고사는 일은 비단 예술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문화기획자라는 명칭 아래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문화공간을 조성하거나 대관해 사용하고, 카페나 서점에서도 단순히 음료나 책이 아닌 문화를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성숙한 문화생태계로 나아가기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은 현실이기에, 각 테이블에서는 이에 대한 끝없는 질문과 이야기가 쏟아졌다.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울산팸투어 이후 생각과 청년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라운드테이블을 통해 울산팸투어 이후 생각과 청년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울산의 인디밴드 ‘룬디마틴’에서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김민경 씨는 “공연, 대관 등 문화로 먹고살고 있지만, 아직 문화로 먹고살기에 충분한 문화생태계가 아니다. 특히 청년문화인에게는 더욱이 그러하다”며 “나의 예술성을 잃지 않으며 사회 체계와 맞춰 나가는 일이 가장 큰 숙제”라는 청년문화기획자로서의 고민을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다양한 청년문화 관련 프로젝트를 통해 네트워크와 연대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는 청년문화허브의 김준성 씨는 “사회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연대는 더욱 강한 추진력과 성과를 이끌어내며, 더 많은 시민과 자연스레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이야기를 통해 ‘연대’의 가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본인의 경험담부터 각자 생각하는 청년 문화와 문화 기획에 대해 뜨겁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들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반드시 답을 얻고자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의 경험이 다른 이에게 새로운 아이디어가 될 수도 있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그것이야말로 이번 청년문화집결 자리의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청년문화를 공유하며 함께 만들어나갈 내일


청년문화집결을 기획한 청년문화예술기획단 사니부니의 황동윤 기획단장은 “청년활동가가 겪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알기에 문화로써 풀어야 할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며 행사의 기획 의도를 밝혔다. “청년문화집결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재단에도 제안 드릴 예정이며, 앞으로도 청년이 많은 기회를 얻어 그들의 창의성을 펼쳐볼 수 있는 장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한다”라는 말에서는 앞으로의 포부를 엿볼 수 있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울산문화체험과 팸투어부터 라운드테이블, 청년문화연대를 논하는 토론의 장까지,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와 소통이 이뤄졌다. 이번 청년문화집결은 울산의 문화발전 방향에 대한 새로운 제안의 자리이자 전국의 청년문화가 긍정적으로 성장해 나갈 새로운 시작점이 되어주었다. 이후로도 전국 단위 청년 네트워크와 연대를 형성하여 청년들에게 필요한 사회혁신과 문화정책을 바꿔나가기 위해 함께 힘써나갈 계획이다. 


청년문화집결 IN 울산 - 울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단체사진

▲ 1박 2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전국각지에서 모인 청년들이 만들어낸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한 번의 만남으로 청년문화를 둘러싼 수많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처럼 서로의 경험과 아이디어를 공유할 기회가 전국 곳곳에서 확대될수록 청년문화는 조금씩 변화하고 더욱 성장할 수 있다. 우리가 모르는 전국 곳곳에서는 지금도 자신만의 개성 있는 문화를 만들고 또 더 나은 문화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가 나아갈 내일이,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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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진
인문쟁이 임수진

2018 [인문쟁이 4기]


멋과 맛을 알고, 사람의 마음을 알아가기를 좋아하는 청춘_! 생각이 많은, 그 무수한 생각들로 오늘도, 그리고 내일의 변화를 시작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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