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인문360인문360

인문360

인문360˚

별을 사랑하는 아이와 꿈을 꾸다

제주, 꿈바당어린이도서관

인문쟁이 양혜영

2018-02-08

그곳에 도착할 때쯤, 오전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다. 방금 세수한 듯 말간 건물과 넓게 펼쳐진 잔디밭에서 향긋한 흙냄새와 풀향기가 올라왔다. 성급한 아이들이 건물에서 나와 덜 마른 잔디밭을 뛰어 다녔다.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구름 걷힌 하늘 위로 퍼져 갔다. 아이 미소처럼 싱그럽고 푸른 곳. ‘제주 꿈바당어린이도서관’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됐다. 

 

왼쪽부터 제주 민오름에 위치한 꿈바당어린이도서관 / 꿈바당어린이도서관 건물 전경 / 도서관 건물 앞 정원

 ▲ 제주 민오름에 위치한 꿈바당어린이도서관 / 꿈바당어린이도서관 건물 전경 / 도서관 건물 앞 정원


지방 관사에서 꿈의 공간으로 태어나다

 

‘바당’은 ‘바다’를 가리키는 제주 고유어다. 제주사람은 예부터 바다에서 먹거리를 구하고, 바다 너머의 삶을 꿈꿨다. 제주 꿈바당어린이도서관은 아름다운 제주바다와 함께 책의 바다에서 아이들이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다.

원래 도서관이 들어선 건물은 1984년부터 1996년까지 10여 년 간 제주를 방문한 대통령의 숙소와 그리고 제주도지사 관사로 사용된 지방공관이었다. 총 1만5025㎡ 부지에 본관과 별관, 관리실 등 3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중 본관 건물을 도서관으로 꾸몄다. 도서관 내에는 130석 규모의 열람실과 세미나실이 있으며, 약 1만5000권의 책과 간행물이 비치됐고, 정문에 위치한 관리실은 스터디룸과 휴게실이 있는 북카페로 활용중이다.

 

왼쪽부터 본관 건물 내부 (열람실 전경)  /  별관 (제주시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제주도청 블로그 / 관리실 (꿈바당실버북카페)

 ▲ 본관 건물 내부 (열람실 전경) / 별관 (제주시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제주도청 블로그 / 관리실 (꿈바당실버북카페) ⓒ제주도청 블로그 


입구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꿈자람책방(열람실)’은 벽면에 양각된 봉황 문장과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창문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이 놓여 있다. 넓은 정원과 파란 하늘이 한 눈에 들어와 오래 앉아도 탁 트인 시야 덕분에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여느 도서관과 달리 도서 대출이 되지 않아 도서관에 머물면서 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한 도서관측의 배려가 돋보였다.

 

꿈자람책방 (열람실)

왼쪽부터 그림책방 / 아랑좋을 세미나실 / 느영나영 모둠활동실

▲  꿈자람책방 (열람실) / 그림책방 / 아랑좋을 세미나실 / 느영나영 모둠활동실


열람실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더 재미있는 공간들이 있다. 강연이나 행사를 할 수 있는 ‘아랑좋을 세미나실’이 있고, 유아를 위한 ‘그림책방’과 입체북을 체험하는 ‘느영나영모둠활동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그 중에서 이용객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곳은 ‘대통령행정박물전시실’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제주도를 방문할 때 머문 침실과 응접실, 식기를 예전 모습 그대로 전시했다. 대통령이 잠을 자고 차를 마셨던 공간에서 아이들은 제주의 지난 시간을 떠올리고 미래를 꿈꾼다. 

 

왼쪽부터 대통령행정박물전시실 / 대통령 침실 (대통령행정박물전시실 내부)  / 제주를 찾은 역대 대통령 사진들 (대통령행정박물전시실 내부)

 ▲ 대통령행정박물전시실 / 대통령 침실 (대통령행정박물전시실 내부) / 제주를 찾은 역대 대통령 사진들 (대통령행정박물전시실 내부)


영원히 반짝이는 별을 꿈꾸다

 

꿈바당어린이도서관은 2018년 새해 첫 프로그램의 테마를 ‘별’로 정했다.

1월은 생텍쥐페리'어린왕자'를 주제로 새해 첫 프로그램을 펼친다. 세계 31개국 27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어린왕자'를 볼 수 있는 도서전이 2월말까지 이어지고, '세계의 언어로 듣는 어린왕자' 프로그램도 준비됐다. 제주에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 출신 역사학자 베르나르 올리비에 교수 등이 초청돼 다양한 언어로 '어린왕자'를 읽어주고 세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특히 ‘어린왕자’를 제주어로 구연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소멸위기에 놓인 제주어의 가치를 공유하고,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을 재해석해 자신만의 이야기로 창조하는 ‘움직이는 어린왕자-팝업북 만들기’, ‘어린왕자 책갈피 만들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세계의 언어로 보는 어린왕자 / 31개국의 어린왕자 도서 전시 / 책 읽는 가족 (꿈자람책방)

 ▲ 세계의 언어로 보는 어린왕자 / 31개국의 어린왕자 도서 전시 / 책 읽는 가족 (꿈자람책방) 


어린 시절, 어스름 새벽 사막에 불시착한 어린왕자 이야기는 길에서 보아뱀을 만난 것처럼 엉뚱하고 낯설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성장통에 눈을 질끈 감을 때마다 책 속 구절들이 마음 속 우물에서 메아리쳤다. 올해 꿈바당어린이도서관에서 ‘어린왕자’를 만나는 어린 친구들도 그렇게 성장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책의 바다 안에서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보는 세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지를 알아가기를 ‘제주꿈바당어린이도서관’은 소망한다.




사진= 양혜영, 제주도청 블로그

----------------------------

*공간안내

이용시간 : 오전9시~오후8시 (정기휴관일 : 화요일) 

 (064) 745-7101 

 

*링크연결

홈페이지 : www.jjdreamlib.or.kr

장소 정보

  • 제주
  • 어린이도서관
  • 어린왕자
  • 이야기
  • 바당
  • 꿈바당어린이도서관
  • 제주도시사관사
양혜영
인문쟁이 양혜영

2017,2018 [인문쟁이 3,4기]


양혜영은 제주시 용담동에 살고 거리를 기웃거리며 이야기를 수집한다. 하루라도 책을 보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희귀병을 앓고 있어 매일 책을 읽고 뭔가를 쓰고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소설에만 집중된 편독에서 벗어나 인문의 세계를 배우려고 인문쟁이에 지원했고, 여러 인문공간을 통해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고 싶다.

댓글(0)

0 / 500 Byte

공공누리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보유한 '별을 사랑하는 아이와 꿈을 꾸다'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 할 수 있습니다. 단, 디자인 작품(이미지, 사진 등)의 경우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사오니 문의 후 이용 부탁드립니다.

관련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