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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즐겁게 놀고 싶어요!

상상밴드

인문쟁이 우인혜

2017-01-26

 

공연을 며칠 앞둔 연습실은 분주한 열기가 가득하다. 각자 악기 앞에 앉아 연습을 하며 호흡을 맞추는 팀원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직장인들이 가장 힘들어한다는 월요일 저녁 8시, 각자의 자리에서 하루의 일과를 마친 13명의 팀원들이 연습실이자 공연장인 상상마루에 모였다.


상상마루 슬로건

▲ 상상마루의 슬로건. 이들은 분명 자라고 있다. ⓒ우인혜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자라고 있을거야. 분.명.히

하루하루 자라고 있는 상상밴드는 아직 결성된 지 얼마 안 된 새내기 밴드다. 권순옥 단장을 필두로 드럼의 서명석, 이호석, 베이스에 한규응, 사진 및 영상에 김재문, 키보드에 이현석, 보컬에 이재덕, 기타에 조경두, 육명근, 퍼커션에 최순종 등 10명의 정회원과 래퍼 김문주, 키보드 김형준, 기타의 림민 이렇게 3명의 준회원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9월 결성됐다는 상상밴드는 멋진 무지개를 닮았다. 지역의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일을 끝마치고 일상에서 지친 하루, 즐겁게 놀아보기 위해서 모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상상밴드

▲ 상상밴드는 지역에서 가장 유명하고 의미있는 밴드로 성장하고 있다. ⓒ상상밴드 페이스북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음악을 하기 위해 밴드를 결성했고, 함께 즐겼다.

“일상에서 좀 벗어나 놀고 싶어서 모였어요.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이었고,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하니 더 재미있는 놀이터가 됐어요. 함께 모여서 음악을 고르고 연습해 하나의 선율로 맞춰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웠죠. 하지만 우리끼리만 놀다보니 한계가 왔어요. ‘더 재미있게 즐기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죠. 재미있어야 계속 할 수 있잖아요”

음악이라는 이름 아래 모인 이들은 열심히 모여 놀다가 더 큰 놀이터를 구상했다. 재미있는 일에 의미를 더한 것이다. 멤버들이 함께 고심한 끝에 찾은 길은 ‘당신’만을 위한 맞춤공연이었다. 불특정 다수를 위한 공연이 아니라 특별한 사연을 가진 한 팀만 초청해 ‘오로지 여러분을 위한 공연’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어 공연하기 때문이다.


상상밴드 멤버들이 만드는 공간

▲ 이들의 공간은 하나하나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상상밴드 페이스북


열정은 가득했지만 악기도 연습실도 마땅하지 않았던 상상밴드는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아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었다. 현재 연습실 겸 공연장으로 쓰는 놀이터 상상마루도 멤버들이 정성을 들여 만든 공간이다. 원래 댄스스포츠 강습소였던 공간을 빌려 조명과 현수막, 방음시설을 설치하고 관객들이 앉을 객석도 직접 설치했다. 첫 공연은 한 가정을 지원하던 후원자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지난 5월 첫 공연을 위해 멤버들은 일주일에 2번씩 저녁 8시부터 12시까지 늦은 시간에 짬을 내 연습에 매진했다. 관객들에게 특별한 하루를 선물하기 위해 힘든 것도 모르고 연습에 연습을 더했다.그 이후로 두 달에 한 번 씩 특별한 콘서트가 열린다. 지난 7월에는 여성·청소년 쉼터를 초대했고, 9월에는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베다니쉼터의 선생님과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을 초청해 공연을 했다.


상상밴드 공연 중

▲ 연주하는 모습은 다 기록해 그 날의 기억까지 함께 선물한다. ⓒ상상밴드 페이스북


공연은 다양한 색으로 더해졌다. 밴드의 신나는 연주와 노래를 바탕으로 초대 관객의 추억이 담긴 영상 상영, 관객과 합주, 그리고 편지낭독까지 단순히 공연을 보여주는 것만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함께 공연을 만들어갔다. 함께 만들어낸 공연은 동영상 촬영을 통해 특별한 기록을 선물하기도 했다. 상상밴드는 더욱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서프라이즈 공연을 진행한다. 공연 신청자를 제외한 모든 초대 관객은 공연이 시작되기 전까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기다린다. 강한 비트의 드럼이 시작을 알리고, 노래가 시작되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들만을 위한 공연임을 깨닫는다. 편지낭독의 시간에는 신청자와 관객들이 함께 교감하는 시간이다.


상상밴드 공연 연습 중1상상밴드 공연 연습 중2

▲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다. 보컬 이재덕씨가 그대에게를 열창하고 있다. / 림민 작가와 한태호 작가가 함께 노래를 하고 있다. ⓒ우인혜


2016년의 마무리 공연은 지역의 예술가들을 초청해 함께 즐기는 송년콘서트였다. 연습이 한창이던 연습실에는 연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처음 노래를 부른다는 지역의 작가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뒤에서 합주를 하는 연주자들은 서로의 눈빛을 바라보며 박자를 맞춰간다. 이런 교감을 통해 하나하나 따로 놀던 악기들이 비로소 하나의 음악이 되는 것이다.


상상밴드 공연 연습 중3

▲ 상상밴드는 오늘도 연습을 통해 자라고 있다. ⓒ우인혜


지역에 살다보면 문화생활을 즐기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선 필자인 나도 주말만 되면 재미있는 공연을 보기 위해 다른 지역을 찾곤 한다. 특히 몸을 움직이기 어렵거나 멀리 이동하기 힘든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문화생활을 포기하곤 한다. 상상밴드는 그런 의미에서 청주에 있는 아마추어 밴드 중 가장 의미가 있다. 지역에 소외된 문화공간을 제공하고, 함께하는 공연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역의 소외된 사람들에게 짧은 시간이나마 즐거운 시간을 위해 노력한다.


매일매일 상상밴드는 ‘잘하는 밴드’가 되기 위해 연습을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소망은 오랫동안 재미있는 일을 하며 함께 노는 것이다. 더불어, 함께 놀 새로운 친구도 구하고 있다. 상상밴드의 2017년 새해 소망은 멋진 키보드 연주자를 뽑는 것이다. 키보드 연주자인 이현석 대표는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새해에는 멋들어진 연주를 할 수 있는 키보디스트를 구했으면 좋겠어요.”


이들의 놀이터에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사연을 적어 이메일(iddawelee@gmail.com) 또는 페이스북 상상밴드페이지(www.facebook.com/sangsangband)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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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인혜
인문쟁이 우인혜

[인문쟁이 1,2기]


우인혜는 충북 청주시에서 지역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현재는 대학 내의 홍보팀에서 근무하며 블로그 웹진 및 보도자료 작성을 하는 뚜벅이 기자다. 공학도로서 바라보는 인문학에 관심이 높고 손으로 만드는 모든 것에 욕심이 많다. 헤드윅이란 작품을 만든 존 카메론 미첼을 만나보고 싶다. 인문학이 살아가는 모든 분야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이번 기회로 먹거리에 관한 이야기를 더 깊게 느껴보고 싶다. pwoo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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