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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평범한 독서모임

무역전공 직장인들의 독서모임

인문쟁이 이소은

2017-09-04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중요한 끈이 되기도 한다❞

 

- 랄프 왈도 에머슨

 

 

미국의 철학가이자 시인인 에머슨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같은 책을 읽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함께 공유하고 공감하거나 생각해볼 수 있는 대화거리를 준다. 타인의 가치관과 세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만이 올바른 토론이나 생각 공유를 할 수 있다. 자신도 알지 못했던 자신의 가치관을 일정한 주제의 대화를 나누며 파악해볼 수 있고,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타인을 받아들이는 포용력이 넓어질 수 있다. 책이 마음의 양식이라는 문장은 오랜 책 연구 끝에 나온 말인 듯 하다.

 

휴일을 가장 뜻 깊게 보내는 방법, 7월의 독서모임

 

좋은 독서 모임이 있다고 하여 참석했다. 서울 소재 어느 대학교의 무역학과 출신의 직장인들이 모여 있었다. 이 평범한 독서모임은 2015년 가을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대학 동기들끼리의 친목모임으로 시작했지만 모두 책에 관심이 많으며 쉬는 날을 생산적으로 보내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생각을 공유하기 위해 책모임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몇 번의 멤버 변경 이후에 지금의 시스템으로 자리를 잡았다. 모두 직장인이라 바쁜 와중에도 매달 한 번씩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한 달에 한 권, 멤버들이 각자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책을 정해서 읽는다. 이번 모임의 주제도서는 『오베라는 남자』였다.

 

오베라는 남자

 ▲오베라는 남자 Ⓒ다산책방


이미 영화화되었으며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책. 아무래도 책 제목에서부터 주인공이 ‘오베’임을 알 수 있다. 책은 한 사람의 인생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에, 오베가 겪은 사건들과 그 과정들을 통해 작가가 오베라는 인물을 어떻게 묘사했는지, 참석자들은 오베라는 인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독서모임에서는 다 같이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논제를 모임 전 미리 제시하고, 생각해온다. 모여서는 각자 책 전반에 대해서 어떤 것이 기억에 남는지, 어떤 것을 느꼈는지 공유한다. 그 다음에 각자 미리 올린 논제에 대해서 깊이 이야기를 나눈다. 각자 책을 읽고 궁금한 점이나 서로 공유하고 싶은 점들에 관한 것이다. 어떤 철학적인 이야기를 나눌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기에 논제를 제시하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주인공인 ‘오베’라는 사람, 『오베라는 남자』라는 책에 대한 논제는 다음과 같다.

 

1. 오베가 보는 세대와 세대문제 

2. 이 책속에서의 이웃의 의미와 현실에서의 우리들의 이웃관계 

3. 본인만의 신념, 규칙, 고집 

4. 오베의 부인에 대한 사랑과 우리들의 사랑 

5. 오베라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있다면 잘 대할 수 있을까?


한 논제에 관한 다양한 생각들이 오고 가는 과정 속에서 이야기는 확장되기도 하고 의견이 충돌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서로 이야기를 하며 자신과 다른 생각을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점 또한 독서모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다. 

 

독서 모임 회원들 Ⓒ이소은 독서 모임 회원들 Ⓒ다산책방

 ▲ 독서 모임 회원들 Ⓒ이소은 / 독서 모임 회원들 Ⓒ다산책방

 

Q : 질문자 / D, E, G, J, S : 참여자

 

Q : 독서 모임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S : 2015년에 대학 동기가 함께 해보자고 제안하면서 시작했다. 처음에는 술을 마시면서 책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몇 번의 멤버 변경 이후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D, J : S의 소개를 받고 시작하게 되었다.

E : 친구가 함께 하자고 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책의 중요성은 알지만 읽는 것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당연한 것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G : 책을 평소에는 읽지 않으니 강제로라도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임 벌금이 크기 때문에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웃음) 인생에서 일적인 부분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 허무하기도 하고 재미도 없다. 일과 관련이 없는 책, 소설 등을 읽으면서 소소한 일탈을 하는 것이다.

S : 책을 읽으려고 사도 안 읽어서. 그리고 같은 책을 읽고 서로 생각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공유하고 싶었다.

J : 지적 쾌락을 얻기 위해서.

E : 독서모임을 통해 책 내용 중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것들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고 많이 알아가면서 독서 토론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D :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경험 공유를 통해서 서로의 세계관을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Q : 책을 선정하는 기준이 있나?

G : 모두가 읽으면 좋을 법한 책들을 선택해서 고른다. 흥미진진해보여서 읽고 싶긴 한데 혼자 읽기는 무섭고 다 같이 읽고 토론해보고 싶은 것.

S : 내가 봤을 때 재미있어 보이는 것, 내가 읽고 싶은 책.

D : 이야기할 거리가 있고 읽고 싶은 책.

J : 독서모임에서 아직까지 안한 주제들.


Q : 모임 중 인상 깊었던 책이나 주제가 있나?

G : 『채식주의자』.

E : 『채식주의자』. 예술가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대해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J : 『죽음의수용소』. 죽기 직전의 상황에서도 자신의 희망인 사랑만을 생각한 점이 흥미로웠다.

D : 『나미야잡화점』. 책에 대해서 토론한 것도 좋았지만 서로 고민에 대해서 쓰고 그 고민을 서로 나누는 활동을 했었다. 이 점이 인상 깊었다.

S : 『나미야잡화점』 때처럼 책과 관련한 활동을 했던 것이 좋았고, 책 선정도 중요하지만 논제나 어떤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Q : 함께 읽고 싶은 책은 어떻게 선정하나?

D : 어떤 책이 ‘재미있다’는 글을 보면 핸드폰 메모장에 읽고 싶은 책 리스트에 기록해둔다. 내가 책을 선정할 차례가 오면 서점에 가서 괜찮은지 확인하고, 살 때는 yes24로.

S : 네이버에 베스트셀러 검색해서 본다. 서점에 가서 목차 위주로 훑어본다.

E : 도서관가서 제목이 끌리면 빌려본다.

J : 책방에 가서 뒤져보고, 알라딘도 다니고 사람들이 방금 팔고 간 책도 본다.


Q : 책을 읽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

G : 등장인물을 상상하면서 읽는데, 이해가 안 되거나 의아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랬으면 어땠을까?’ 하며 생각한다. 보통 책을 곱씹어서 읽기 때문에 읽는 데 오래 걸린다.

D : 책에 따라 다르다.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부분은 핸드폰으로 찍거나 메모장에 기록해서 나중에 블로그에 작성하거나 모임에서 언급한다. 좋은 문장은 밑줄을 긋는다.

J : 주인공이나 사건에 빙의하여 읽는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문화적인 환경에 관심이 많다. 배경은 어느 나라인지, 그 나라의 환율은 얼만지, 그 기반이 되는 것들에 대해 이해하려고 한다.

E : 살살 읽는다. 책이 안 망가지게.

S : 내가 주인공과 감정선이 똑같다고 느낄 때 포스트잇이나 밑줄로 표시를 한다. 예전에는 블로그에 기록을 했다. 읽었을 때 좋았던 책은 주변사람들에게 추천을 해준다.


Q :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순간은?

J : 사람 기다릴 때

D : 출퇴근할 때

S : 책모임 준비하면서

E : 모임이 아니면 안 읽는다!


Q. 여러분들에게 책이란?

J : 책

S : 함께 경험하는 것

D : 내가 알지 못한 세상을 알게 되는 것

E : 또 하나의 세상

 


 

즐거운 독서 모임

 

책을 선택하여 읽는 그 모든 과정은 유익하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이처럼 원래 알고 지낸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것 말고도 출판사에서 지원해주는 모임활동이나, 한 사람이 개인 블로그 또는 커뮤니티를 통해 주도하여 각 참여자들에게는 단발성으로 가볍게 모임을 진행해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 등 다양한 책모임이 있다.

사실 책을 읽는 것이 좋은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짬을 내어 책을 읽는다는 것이 쉽지 않다. 인터뷰 답변처럼, 당연한 것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환경적, 장소적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작심삼일이 아니라, 책을 습관처럼 읽고 싶다면 이런 소모임 참여부터 시작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사진= 이소은,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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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인문쟁이 이소은

2018 [인문쟁이 3기]


이소은은 경기도 군포시에서 살고있다. 대학 4학년에 재학중이다.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찾는 것을 좋아한다. 그 어떤 곳에서도 배우려고 하는 마음가짐으로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생이란 인문 그 자체라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으며 인문쟁이를 통해 많은 재미있는 것들을 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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