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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책방을 들여다보다

딜다책방

인문쟁이 이경열

2017-02-01


 

 


 

“딜다(Dilda) 책방은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과 감정을 대중들과 공유하고 재생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컨텐츠를 양산하고자 설립된 문화예술컨텐츠 기획사입니다.”

-딜다책방 주-


딜다책방 외부1딜다책방 외부2

▲ 딜다책방 외부

 

아이가 고른 그림책

제주시 삼성혈 맞은편 골목 안 책방 ‘딜다’를 두 번째 찾은 날은 제법 기온이 쌀쌀한 오후 5시쯤이었다. ‘책’ 이라고 쓰인 빨간 입간판 맞은 편에 차를 조심스레 붙여 세우는데 책방에서 마침 엄마와 아이가 나오고 있었다. 차가운 겨울바람에도 나들이를 나온 아이의 손엔 커다란 그림책이 꼭 쥐어져 있었다. 한 참을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집 가까이에 책방이 있는 건 참 좋은 이웃을 두고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로 이동하면서 제주시에서 제일 높은 호텔빌딩과 탐라의 개국신화 발상지인 ‘삼성혈’만이 각인되어 있을 뿐, 생각지 못한 후미진 골목을 걸어 아기자기한 딜다책방을 만나보자.


딜다책방 내부1딜다책방 내부2

▲ 딜다책방 내부


욕심을 버린 하얀 벽!

책방 안에는 두 여성분이 각자의 책상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사무실 같기도 하고, 주방이 있어 카페 같기도 하고, 온통 음식 이야기책으로 펼쳐진 테이블이며 엉거주춤 있는 의자가 편안해 보여 이웃집 서재 같기도 하고, 한 벽이 하얗게 텅 비어 있어 ‘아직 준비 중인가?’ 싶기도 했다. 의문투성이인 책방을 둘러보다 필자를 맞아주는 반가운 소리에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 할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부끄러워졌다. 하얀 빈 벽면은 빔을 쏘아 영상을 볼 수도 있고, 의미 있는 전시를 원하는 작가들에겐 언제나 열려 있는 전시공간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위해 비워둔 아름다운 벽이었다. ‘딜다’대표 이승미 작가의 작품 수익금은 기부된다.


이승미작가의 그림책

▲ 이승미작가의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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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공유 프로젝트 책방

-윤상화(‘딜다’ 기획 담당)


사무실공간

Q. 책방은 어떻게 열게 되셨는지?

A. 2016년 3월1일 열었습니다.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기획자와 디자이너로 만나 문화예술콘텐츠 사업을 해보고자 시작하게 되었죠. 책방도 중요하지만 ‘딜다(경상도 사투리 ‘들여다보다’)라는 문화예술콘텐츠 기획사다. 지역 연계성 프로그램이나,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서 제주가 좀 더 단단해지면 더 좋은 자원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어린이집도 앞에 있고 초등학교가 근처에 있어 이곳에 자리를 하게 되었어요.


Q. 개업 프로그램도 특별했다고 들었다.

A. 처음에는 오픈 개업식을 하지 않고 사일런트 리딩 파티(Silent Realing Party)로 진행했습니다. 세계적으로 붐을 타고 있는데, 책에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 보자는 의미인 거죠. 말 그대로 서로 대화 없이 소리에 방해받지 않고, 핸드폰도 다 꺼놓고, 음악도 틀지 않고, 혼자서 집중할 수 있는…. 책을 판매하고 책을 통한 문화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러한 문화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리모작가가 본 딜다 책방, 드로잉 제주 책리모작가의 작품이 에코 가방으로 탄생

▲ 리모작가가 본 딜다 책방, 드로잉 제주 책 / 리모작가의 작품이 에코 가방으로 탄생

 

 

Q. 그동안 진행된 프로그램은?

A. 지난 10월에는 제주 풍경만 담겨있는 <드로잉 제주>에 실린 원화 전시도 하고 작가인 리모(김현길)와의 만남도 이곳에서 진행되었는데, 이 좁은 곳에 30명 넘는 분들이 찾아주었습니다. 4월에는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 자선 전시로 루씨쏜 개인전 전시가 이루어 졌죠. 3월에는 컬러링북 <물들이다, 제주>를 전시했고, 아이들 성장 드로잉북 ‘낙서 땀’ 워크숍도 열었습니다.

그리고 동네 주민센터 ‘모흥골 호쏠장’과 연계해서 아이들의 장터 ‘딜다책방 아꼬운 아이장터’를 열어 아이들이 자신이 보던 동화책이며, 직접 그린 엽서를 500원, 300원에 판매했습니다. 나눔의 미학과 경제교육, 환경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고 펼쳐봤는데 의외로 참여자도 꽤 있었고,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이 외에도 몇 가지 더 있고, 생각처럼 잘 안되었던 것도 있었어요.


리모작가의 드로잉북이 카렌다로 탄생리모작가의 드로잉북이 엽서, 카렌다로 탄생

▲ <드로잉 제주> 속 작품이 기획자와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가방, 엽서, 카렌타로 재탄생 되었다.


Q. 책 선정은 어떻게 하나?

A. 신간이나 베스트셀러는 없고 단행본은 좋아하는 작가님이나, 그 시기에 맞는 콘텐츠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먹을거리에 대한 책이 많아요. 이 외에 주력하고 있는 건 그림책입니다. 그림책 같은 경우 어린이들만 보는 책이라고 많이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어린이들의 눈과 어른들의 눈으로 그림책 해석이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그림도 하나의 시각예술로써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아기를 데리고 오셔서 보시다, “어! 이건 엄마 책이야!”라며 구입하기도 해요.


Q. 어떤 책방이고 싶은지?

A. 그냥 동네 이모가 하는 놀이터 정도. 그냥 여기 오셔가지고 책 표지만 구경하시고 가셔도 괜찮습니다. 책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중고 책이랑 장난감도 있고 아기들이 들락날락하면서 막 보기도 하고…. 앞집 삼촌, 옆집 이모 같은 느낌이면 좋겠어요. 5시쯤 되면 어린이집 다니는 꼬마 아이들을 데리러 엄마들이 오는데요. 엄마 손 잡고 지나가다 “엄마 잠깐만…” 문 빼꼼 열고 들어와, “이모 안녕!” 그러고 가기도 해요. 그런 공간인 것 같아요. 다른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 공간에 대해서는 여유 있게 진행을 해보려고 합니다.



사진= 이경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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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소개 자세히보기] 딜다책방(Dilda)



*공간안내
제주도 삼성로 1길 1
☎ 064-723-4441


*관련링크
홈페이지 http://dildabooks.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ildabooks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dilda1130


장소 정보

  • 딜다책방
  • 제주
  • 취향공유
  • 그림책
  • 문화예술콘텐츠
  • 사일런트리딩파티
이경열
인문쟁이 이경열

[인문쟁이 2기]


이경열은 틈만 나면 친구들이 있는 제주시로 나설 궁리를 하지만 부모님이 계신 서귀포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은퇴 후 제2막 인생을 즐기는 인생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는 일을 한다. 엉뚱하고 FUN한 퍼포먼스를 기획할 때 신이나고 사는 맛을 느낀다. 겸손과 배려라는 단어를 좋아하고 실천하고자 한다. 효를 말하는 공자의 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일기를 잃어버렸던 트라우마로 한동안 글을 쓸 수 없었지만, 인문쟁이를 빌어서 낙서쟁이 소녀로 돌아가고 싶다. kissday196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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