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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재와 만나는 시간

대전무형문화재전수시설

인문쟁이 한초아

2017-11-01

 

잊혀져가는 것을 지키고,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걷는다는 것.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여기 헤아릴 수 없는 시간과 마주하며, 전통의 명맥을 이어오는 이들이 있다. 평생을 바쳐 이룩한 무형문화재 전수자들의 시간과 열정. 그러한 인생의 축적을 ‘같은 공간’ 속에서 공유할 수 있는 곳, 대전무형문화재전수시설 두 곳을 소개한다.


무형(無形)이 보이는 풍류(風流),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

 

우리는 ‘무형문화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아리랑, 한산모시짜기, 판소리….’ 떠올려보니, 겨우 이 정도다. 호기롭게 펼쳤던 손가락이 부끄러워질 즈음, 초등학교 시절 사회 시험을 앞두고 외웠던, 무형문화재 이름들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대전 대덕구 송촌동에 위치한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은 우리의 망각 저편, ‘무형문화재’에 대한 기억을 꺼내오는 공간이다.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 내부

 ▲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


‘무형(無形)’이라는 단어가 주듯, ‘무형문화재’는 일정한 모양과 형태를 갖추지 않은 문화재를 말한다. 형태가 없기에, ‘무형문화재’의 전승과 육성에 더욱 힘을 쏟아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른 시‧도에 비해, 많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대전’은 2009년 4월에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을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대전무형문화재 관련 전시

 ▲ 대전무형문화재 관련 전시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에 위치한 ‘대전문화재전수회관’은 ‘웃다리농악, 앉은굿, 유천동 산신제, 국화주, 매사냥, 승무, 살풀이춤, 판소리 춘향가’ 등 대전의 지역적 특색을 살린 무형문화재를 소개하고, 시민들과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공연장, 전시장, 연습실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각종 공연과 체험프로그램 등이 무료로 운영된다. 또한 시민들을 위한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특강과 시연도 운영돼, 눈길을 끈다. 


대전무형문화재 체험 활동

 ▲ 대전무형문화재 체험 활동

 

무형(無形)의 나래를 펴다, 대전전통나래관

 

대전무형문화재보유시설은 대전시 대덕구 송촌동의 ‘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과 대전시 동구 소제동의 ‘대전전통나래관’으로 구성된다. 그중 소제동에 위치한 ‘대전전통나래관’은 대전무형문화재 중 ‘기능’ 종목의 전승과 보존 기반 마련을 위해, 2014년 2월 개관한 곳이다. 이곳에서는 대전무형문화재 ‘기능 9종목’의 보유자가 선보이는 작품 전시와 전수 교육이 펼쳐진다.

 

대전전통나래관대전전통나래관 내부

 ▲ 대전전통나래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무형문화재 전수교육실 등으로 구성된 ‘대전전통나래관’은 대전무형문화재 기능 9종목에 대한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작품 전시와 전수 교육이 운영된다.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의 전통성과 독창성을 이해하는 ‘기획전’과 타 시‧도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와 작품을 공유하는 ‘교류전(특별전)’은 시민들에게 색다른 흥미를 선사한다. 

 

대전전통나래관 특별전시

 ▲ 대전전통나래관 특별전시 


무형문화재가 보유한 기능을 시민에게 공유하는 무형문화재 ‘전수교육프로그램’도 풍성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참여 가능한 무형문화전수학교와 여름‧겨울방학 무형문화놀이학교가 그것. 여기에 송순주(술), 국화주(술), 각색편(떡)등을 만들어보는 ‘대전수라간’ 등이 시민의 사랑을 받으며, 운영되고 있다. 


무형문화놀이학교 수업 및 전시

 ▲ 무형문화놀이학교 수업 및 전시


그중 무형문화놀이학교의 양중규 전수자의 ‘초고장’ 수업은 아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수업 중 하나다. 볏짚이나 풀, 왕골, 갈대 등을 소재로 ‘생활용기’를 제작하는 ‘초고공예’는 급격한 산업‧기계화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에 대전시는 2007년 ‘양중규’ 초고장(草藁匠) 기능보유자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초고공예’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볏짚을 소재로 한 ‘초고장(草藁匠) 기능보유자’가 무형문화재로 인정된 것은 전국에서 최초이며, 전통 기법에 창의성을 더한 양중규 보유자의 초고 공예품은 최고로 꼽힌다.


‘양중규’ 무형문화재 초고장(草藁匠)보유자의 수업1‘양중규’ 무형문화재 초고장(草藁匠)보유자의 수업2

 ▲ ‘양중규’ 무형문화재 초고장(草藁匠)보유자의 수업


대전전통나래관에서는 양중규 보유자의 ‘초고장’ 수업 뿐 만 아니라, 단청장, 불상조각장, 소목장 등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던 ‘무형문화재’에 대한 간극을 좁히고, 관심과 이해를 더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평생을 바쳐 이룩한 명인의 삶, 대전무형문화재 보유자를 만나다

 

- 대전무형문화재 제8호 매사냥 보유자 ‘박용순’

 

“인간과 매 사이에 맺어진 가장 오래된 관계 중 하나다.” 2010년 11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매사냥’에 관한 문구다. 4,000여년 이상 지속된 ‘매사냥’은 인간과 ‘매’의 끈끈한 교감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사냥에 쓰는 매를 기르고, 교감할 수 있는 ‘응사(鷹師)’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현재 우리나라는 단 두 명의 ‘응사(鷹師)’가 ‘매사냥’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대전무형문화제 제8호 ‘박용순’ 응사(鷹師)1대전무형문화제 제8호 ‘박용순’ 응사(鷹師)2

 ▲ 대전무형문화제 제8호 ‘박용순’ 응사(鷹師)


그중 한 명인 박용순 응사(鷹師)는 대전무형문화제 제8호로 지정된 매사냥 보유자이다. 매의 강한 야생본능을 길들이기 위해, ‘응사(鷹師)’는 24시간 매와 교감을 하며 훈련을 이어간다. 그렇게 ‘매’와 함께 걸어온 40여년의 세월. “오직 ‘매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고 전한 그는 “낮에는 매사냥 전수를, 밤에는 일”을 하며 걸어온 지난 세월을 전했다. 고된 현실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그의 노력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발하기에 이른다.


박용순 응사(鷹師)의 참매박용순 응사(鷹師)의 황조롱이

 ▲ 박용순 응사(鷹師)의 참매와 황조롱이

 

‘매사냥’이 시민들과 친숙해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시민들을 위한 강연과 TV출연은 물론, 매사냥 전수자 양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대전문화재전수시설을 통한 시민들의 만남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매사냥’의 전문화와 대중화에 앞장선 그의 올곧은 신념은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계속될 것이다. 


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시민과의 시간1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시민과의 시간2

 ▲ 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시민과의 시간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던가. ‘이해’의 차원을 넘어,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보는 것만큼 값진 것은 없다.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손끝에 집중하며 대화를 나누고, 천천히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 그 어떤 경험보다 우리의 기억 속에 선명히 살아 숨 쉴 것이다.


시민의 메시지

 ▲ 시민의 메시지


형태를 헤아릴 수 없는 값진 문화적 소산, ‘무형문화재’를 일컫는 말이다. 대전무형문화재전수시설을 통해, 무형문화재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가치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사진= 한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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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안내

1.대전무형문화재전수회관

화요일~일요일 : 10:00 ~ 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관람료 무료 

전시해설 : 화~일 : 10:00 ~ 17:00 

관람문의: ☎ 042) 625-8384~2


2.대전전통나래관

화요일~일요일 : 10:00 ~ 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당일)

관람료 무료  

전시해설 : 화~목 : 13:00 ~ 17:00 / 금~일 : 09:00 ~ 17:00 

관람문의: ☎ 042) 636-8008


*관련링크

www.djichc.or.kr:4443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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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한초아

[인문쟁이 3기]


20여년을 대전에서 살았지만, 그럼에도 ‘대전’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은 청춘(靑春) ‘한초아’이다. 바람과 햇살이 어우러진 산책, 꽃과 시와 별, 아날로그를 좋아하고, 행간의 여유를 즐긴다. 신문이나 책 속 좋은 문장을 수집하는 자칭 ‘문장수집가’이기도 하다. 누구보다 뜨거운 ‘YOLO'의 삶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문쟁이’를 통해, 찰나의 순간을 성실히 기록할 생각이다. 윤동주 시인의 손을 잡고, 가장 빛나는 별을 헤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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