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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우리들의 이야기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인문쟁이 김주영

2017-09-25

 

시간과 공간의 연쇄작용

 

어제가 지나가면 오늘이 오고, 오늘이 지나가면 내일이 온다. 그렇게 시간이란 물처럼 끊임없이 흘러가고, 또 그렇게 흘러간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쌓여 하나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들은 또 다른 시간을 만들어내고, 또 그 시간들이 쌓여서 다른 공간을 만들어낸다. 이런 연쇄작용 속에서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 여기는 어디인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그 삶의 자취를 차근차근 더듬어간다.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은 대구시 중구에 있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입구에 위치해 있다.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산된 국채보상운동의 시간들이 쌓여 만들어진 공간이다. 쓰러져가는 나라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물건들을, 사연들을 내놓았던 사람들의 기록들이 아로새겨진 공간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어떤 삶의 자취를 더듬어갈 수 있을까.

 

따뜻한 사람냄새, 우리 모두의 공간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전경제1전시실 전경

 ▲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전경 / 제1전시실 전경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은 제1전시실이 있는 지하 1층과 제2전시실이 위치한 1층, 2개의 층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1전시실에서는 국채보상운동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고, 전국으로 확산되는 과정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제2전시실에서는 국채보상운동의 결과와 의의를 다룰 뿐만 아니라 퍼즐 맞추기, 탁본 뜨기 등의 체험활동 공간 또한 마련되어 있다. 지하 1층부터 시작해 1층으로 올라오면 전체적인 국채보상운동의 진행과정, 맥락, 결과, 의의 등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공간 구조다.

 

한국기부문화일번지 현판

 ▲ 한국기부문화일번지 현판 


국채보상운동기념관 입구에는 ‘한국기부문화일번지’라는 현판이 있다. 국채보상운동은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이 가진 것을 나라에 의연한 전국민적 기부 행위였기에 국채보상운동을 한국 기부문화의 일번지로 삼게 되었다고 한다.

물질적인 대가보다 더 소중한 가치들이 있다는 것, 그것을 타인과 함께 나누기 위해 기부라는 행위를 실천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사람냄새’나는 행위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은 사람냄새 나는, 참 따뜻한 공간이다 


줄을 서서 의연하는 사람들의 모형앉은뱅이 걸인의 의연 모습 모형

 ▲ 줄을 서서 의연하는 사람들의 모형 / 앉은뱅이 걸인의 의연 모습 모형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는 지하 1층, 제1전시관에 다양한 모형 전시물을 배치하고 있다. 앉은뱅이 걸인부터 머리에 바구니를 인 행상인,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 엿을 메고 있는 엿장수, 등에 지게를 맨 지게꾼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줄을 지어 의연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모형으로 전시되어 있다. 이렇듯 국채보상운동이 특별한 위인이 아닌 시장상인, 기생, 노비, 지게꾼, 짚신장수, 콩나물장수, 걸인, 노비 등 민중들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계층으로 확산된 운동이었다는 점에서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금모으기 운동 관련 전시물국채보상운동 이후의 독립운동 확산

 ▲ 금모으기 운동 관련 전시물 / 국채보상운동 이후의 독립운동 확산


결국 1910년 일제치하의 식민지 시대가 시작되면서 나라의 빚을 갚아 경제적 주권을 되찾자는 국채보상운동의 취지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우리들의 따뜻하고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들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관 1층 제2전시실에서는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을 계승한 금모으기 운동에 대한 영상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그 옛날 나라의 빚을 갚기 위해 담배를 끊고, 지니고 있던 장신구들을 내놓았던 우리들의 이야기가 90년의 세월이 흐른 1997년 금가락지, 아이의 돌 반지, 금시계, 금귀걸이 등을 내놓았던 또 다른 우리들의 이야기로 이어진 것이다. 이는 지금도 불우한 이웃들이나 불의에 항거하는 언론인,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예술인 등등 다양한 사람들을 후원하는 스토리펀딩과 같은 후원문화를 통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렇기에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은 과거의 이야기를 담은 공간이지만, 지금 현재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공간이기도 하다. 


또 다른 시간과 공간을 찾아서

 

과거의 시간들이 쌓인 국채보상기념관이라는 공간에서 우리는 오늘의 시간을 향유한다. 그렇게 이곳에서 우리들의 시간 또한 쌓이고 쌓여 또 다른 공간을 만들어낼 것이다. 또한 이런 시간과 공간의 끊임없는 탄생과 소멸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여기는 어디인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발견해낼 수 있을 것이다.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나는, 여러분은, 우리는 무엇을 느껴왔을까. 느끼고 있을까. 느끼게 될까. 

 



사진= 김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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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53-745-6753

장소 정보

  • 대구
  • 국채보상운동
  • 애국
  • 경제
  • 전시
  • 국채보상기념관
김지영
인문쟁이 김주영

[인문쟁이 3기]


김주영은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라,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구토박이이다. 문학을 전공하는 스트릿댄서이기에, 스스로를 ‘춤추는 문학인’으로 정의한다. ‘BMW’(Bus, Metro, Walking)를 애용하는 뚜벅이 대구시민이다. 책과 신문, 언어와 문자, 이성과 감성, 인문학과 춤 그 모든 것을 사랑한다. 인생의 목표를 취업에서 행복으로 바꾸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인문쟁이로서의 나와 우리의 목소리가 당신에게 전해져 작은 울림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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