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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한 마디, 나를 찾는 한 문장

인문학 커뮤니티 '카페 스몰토크'

인문쟁이 양다은

2017-08-17

 

만나서 반갑습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면 인사말 후에 가벼운 이야깃거리를 찾아낸다. ‘식사는 하셨나요’라든지, ‘오늘 날씨가 덥죠’하는 주제로 몇 마디 대화가 이어지다 보면 경직되었던 표정과 마음도 조금은 누그러진다. 스몰토크(Small Talk)는 이렇게 핵심으로 넘어가기 전 단계의 담소를 뜻한다. 같은 이름의 ‘카페 스몰토크’는 인문학에 다가가도록 이끄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공간이다.

 

스몰토크 입구스몰토크 내부

 ▲ 스몰토크 입구와 내부

 

매주 일요일에는 원전(原典) 읽기 모임을 위해 같은 책을 든 사람들이 모여, 정해진 분량을 읽어 오고 생각을 나눈다. 이번 작품은 조지오웰의 『1984』였다. 모임을 시작하고 가장 먼저, 주인공의 나이가 왜 서른 아홉인지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또, 소설에서 설정된 감시의 눈을 우리는 누구로 볼 수 있을까 하는 등의 질문이 개개인의 생각과 지식을 끄집어냈다.


각자 기억에 남았던 문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때, 모임의 리더가 어떤 문장에 자신이 꽂히는지, 왜 좋아하게 되는지 알아가는 시간이 독서의 묘미라는 말을 전한다.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여서 생각을 문장으로 뱉어내는 것이 자신의 언어를 찾는 과정이라는 말 속에서 이 모임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 …그는 펜촉을 잉크에 적시고 잠시 머뭇거렸다. 

짜릿한 전율이 뱃속을 훑고 지나갔다.

종이에 글을 쓴다는 것은 결단력이 필요한 중대 행위였다.❞


- 조지오웰 ‘1984’ 중 필자가 마음에 든 문장


조지오웰의 ‘1984’ 원전 모임 중1조지오웰의 ‘1984’ 원전 모임 중2

▲ 조지오웰의 ‘1984’ 원전 모임 중

 


 

대화속에서 찾아가는 나만의인문학 

'스몰토크 운영자 김완'

 

스몰토크 운영자 김완

▲ 스몰토크 운영자 김완

 

Q. 카페스몰토크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즐겁게 인문학 책을 읽고 같이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 원전 읽기를 메인 모임으로 운영하고 있고, 개인적인 관심으로 경제모임도 진행 중입니다. ‘스몰토크’라는 이름도 원전 읽기 모임에서 같이 지었어요. 예전에 모였던 공간이 문을 닫은 후, 누구든 편안하게 인문학을 알아갈 수 있는 공간이 대구에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인문학이 무엇일까 하는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정의는 ‘왜라고 묻는 것이 인문학이다’라는 문장이었어요.

A. 동의할 수 있는 말이네요. 인문학을 공부하다 보면 그런 질문의 답을 찾는 즐거움 또한 알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왜 이걸 좋아하지, 왜 저 사람은 저것을 가치 있게 생각하지? 와 같은 질문이 생길 수 있어요. 인문학에 포함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오랫동안 많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왔기 때문에, 책을 읽다 보면 관련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의 사상이나 직접 쓴 책을 읽어봐야겠네요. 저는 고전이나 인문학 서적을 읽기보다는 단순히 일상생활 속에서 ‘왜’라는 질문을 많이 던졌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인문학적 사유를 하는 것과 인문학 관련 서적을 읽는 것 중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A. 책은 일종의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의문에 대한 답을 찾을 때 필요한 도구가 되기도 하지만, 복잡한 존재인 사람을 해석하는 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령 그 사람의 생각은 한 문장이더라도, 역사적, 심리학적, 철학적, 생물학적 관점에 따라 보면 각각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인문학 서적을 접하다 보면 자신의 생각은 어떤 분야에서 뻗어 나온 생각과 비슷한지 알거나, 다른 분야 혹은 다른 관점에서도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됩니다. 정리하자면, 일상 속의 인문학적 사유를 깊이 있게 세분화하기 위해 인문학 서적을 읽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이 중요하다기보다는 각 역할이 있는 것 같습니다.

 

Q. 인문학적인 사유를 하다가, 좀 더 이유를 찾고 싶다 보면 책을 통해 자신의 언어를 찾고 인문학을 공부하게 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이 과정은 인문학에 관심이 있다는 전제가 있을 때 가능한 것 같은데 그럼 평소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인문학에 처음 접근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스몰토크에 오시면 되죠(웃음). 어떤 모임이 있는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수영을 배울까 말까 하다가 막상 물에 가보고, 배우면서 더 재미를 느끼는 것처럼 인문학도 접해보고 생각해보면, 결국 평소 하던 생각과 이어지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다 보면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같습니다.


인문지도에 소개된 카페스몰토크1인문지도에 소개된 카페스몰토크2

 ▲ 인문지도에 소개된 카페스몰토크

 

Q. 앞으로 스몰 토크가 어떤 공간이 되었으면 하나요?

A. 원전 모임을 계속 진행하면서 누구든 들릴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공간에 많은 사람이 드나들 게 되었을 때, 미니도서관 형식으로 운영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특히 기회가 된다면, 학생들이 일찍부터 인문학을 접하고 ‘나다움’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Small talk_ Book. People. Coffee.

▲ Small talk_ Book. People. Coffee

 


 

또 뵙겠습니다

 

처음 사람을 만날 때 긴장감. 어색하면 어떡하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의 두려움은 막상 만남을 하고 나면 사그라지곤 한다. 날씨 이야기로 대화가 끊겼을 때,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이야기를 해도 되고, 다녀온 여름휴가 이야기를 주고받아도 된다.

책도 마찬가지다. 고전이라서, 어려워 보인다는 이유로 펴지 않던 책도 한 장 펴봐야 알게 된다. 이 책이 나와 잘 맞는지, 주인공에게 공감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지 따위를 말이다. 그렇게 찾다 보면 우리에게 꼭 맞는 대화 주제를, 나에게 필요한 문장을 발견할 수 있고, 그 가운데 서있는 자신도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사진= 양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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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링크

카페스몰토크 인스타그램: @cafesmall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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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3기]


꾸준히 쓰는 중입니다. 언젠간 쓰기만 하면서 밥 벌어먹길 조심스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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