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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속 심리학- 아르누보에서 찾아보는 상징

마이아트 뮤지엄 「알폰스 무하」 관람

인문쟁이 김민정

2020-02-20

「알폰스 무하」 포스터 알폰스 무하 2019.10.24~2020.03.01 마이아트뮤지엄 / 마이아트 뮤지엄(My Art Museum) 입구

▲ 「알폰스 무하」 포스터 / 마이아트 뮤지엄(My Art Museum) 입구 ©김민정


체코의 국민 화가로 불리는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 1860~1939) 전시가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뮤지엄 개관 특별전으로, 알폰스 무하의 인생 여정에 따라 판화와 유화, 드로잉 등 23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지스몽다(Gismonda)>(1894), <동백꽃여인>(1896), <로렌자치오>(1896)

▲ <지스몽다(Gismonda)>(1894), <동백꽃여인>(1896), <로렌자치오>(1896) ©김민정


무하는 1894년 프랑스 인기 배우 사라 베르나르(Sarah Bernhardt; 1844~1923)의 연극 <지스몽다>(왼쪽 사진)의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단숨에 유명해졌다. 당시 일반적인 포스터와 달리, 무하의 작품은 세로로 길고 폭이 좁은 실물 크기였다. 화려한 의상을 입은 여인은 화관을 쓰고 우아하게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있다. 비잔틴 양식의 이국적인 분위기는 깊은 생각에 빠진 그녀의 눈길로 인해 더욱 신비스럽다. 사라 베르나르는 무하가 그린 자신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감동했고, 이후 다른 포스터도 그에게 맡겼다.


<페르펙타 자전거>(1902), <백일몽>(1897)

▲ <페르펙타 자전거>(1902), <백일몽>(1897) ©김민정


물결치는 풍성한 머리카락과 하늘거리는 부드러운 옷자락의 곡선이 참 매혹적이다. 무하는 ‘새로운 예술’을 뜻하는 ‘아르누보(Art Nouvea)’ 작가로 알려져 있다. 아르누보는 담쟁이덩굴과 같은 식물의 줄기나 잎사귀, 꽃 등을 모티브로 한 장식 형태를 말한다. 자연을 소재로 인간의 내면을 형상화했는데, 이는 모든 이들이 예술을 누릴 수 있다는 신념에 바탕을 둔다. 무하는 보통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가 열린 미술관이 되기를 바랐다. 그는 “포스터는 더 많은 대중을 깨우치는 좋은 수단이다. 그들은 일하러 가다가 멈춰 서서 포스터를 보고, 정신적인 기쁨을 얻을 수 있다.”라고 말하였다.


<슬라브 서사시>(1912~1926) 연작을 작업하는 무하 ©Wikimedia / <슬라브 서사시 전시회 포스터>(1928), <보헤미아의 마음>(1917)

▲ <슬라브 서사시>(1912~1926) 연작을 작업하는 무하 ©Wikimedia 

/ <슬라브 서사시 전시회 포스터>(1928), <보헤미아의 마음>(1917) ©김민정


무하는 50대인 1910년 초부터 모든 슬라브 민족의 통합과 평화를 기원하며 <슬라브 서사시>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슬라브인의 역사가 20점의 연작에 묘사되어 있다. 본 전시장에서는 <슬라브 서사시 전시회 포스터>와 다큐멘터리를 통해 작품의 웅장함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자기 민족과 조국에 대한 사랑을 담은 작품이 여러 점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무하는 나치의 심문에 의한 후유증으로 79세 생일을 열흘 남기고 눈을 감았다. 장례식에는 10만 명의 체코인들이 모여 그의 죽음을 애도하였다.



아르누보에서 찾아보는 상징



‘상징(Symbol)’은 사물이나 동식물, 색깔, 숫자 등에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함축해 온 의미를 일컫는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은 다양한 문화권을 탐구하면서, 인간은 세대를 거쳐 반복된 공동의 경험과 의식을 지니고 있음을 밝혔다. 인류의 역사 산물인 신화나 풍속, 예술에서 보편적 상징이 공유된다고 보았다. 


<네 개의 보석: 루비, 에메랄드, 자수정, 토파즈>(1900)

▲ <네 개의 보석: 루비, 에메랄드, 자수정, 토파즈>(1900) ©김민정


<네 개의 보석>에서 보석은 여인으로 의인화되어, 각각의 색깔과 특징에 맞춰 표현되었다. 보석과 같은 색을 입은 여성 뒤에는 후광을 뜻하는 둥근 테두리가, 앞에는 보석과 닮은 이미지의 꽃이 놓여있다. <루비>의 여인은 열정적인 사랑을 상징하는 빨간색 루비 액세서리를 손끝으로 잡으며 자신이 넘쳐 보인다. <에메랄드>의 여인은 사나운 동물 머리에 기대고 정면을 바라보는데, 녹색 에메랄드의 힘으로 세상을 정화할 기세다. 두 손을 머리로 올린 <자수정>의 여인은, 귀족을 상징하는 보라색 자수정처럼 고귀하고 우아하다. <토파즈>의 여인은 노란색 토파즈가 건강을 지켜주듯이, 따뜻하고 감미로운 눈빛을 지니고 편안하게 턱을 괴고 있다. 



생명의 순환을 반영하는 계절, 인생의 단계, 하루의 시간



<사계: 봄, 여름, 가을, 겨울>(1896)

▲ <사계: 봄, 여름, 가을, 겨울>(1896) ©김민정


<사계>에 등장하는 계절의 님프를 눈으로 좇다 보면,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초록 풀밭 위 나뭇가지에 활짝 핀 꽃 속에서 <봄>의 여인은 하프를 연주하고, 그 옆에 지저귀는 새들은 생명의 기운을 내뿜는다. 파란 하늘 아래 <여름>의 여인 머리를 장식한 붉은 꽃은 뜨거운 태양을 연상시키는데, 여인이 물에 발을 담근 모습에서 시원함이 느껴진다. 한 손 가득 포도송이를 움켜쥔 <가을>의 여인은, 수확의 계절인 풍요로운 가을을 상징한다. 하얀 눈 속에 둘러싸인 <겨울>의 여인은, 두 손으로 새를 포근히 감싸주며 추위를 녹여주고 있다. 


<인생의 단계>(1897)

▲ <인생의 단계>(1897) ©김민정


달력으로 디자인된 <인생의 단계>에서는 아기, 소년, 성인, 노인의 인생 4단계가 나타난다. 단계마다 보호자, 인도자, 동반자, 위로자의 역할을 하는 여인이 있다.


<하루의 시간: 아침의 눈뜸, 한낮의 빛남, 저녁의 관조, 밤의 휴식>(1899)

▲ <하루의 시간: 아침의 눈뜸, 한낮의 빛남, 저녁의 관조, 밤의 휴식>(1899) ©김민정


<하루의 시간>에서는 아침, 점심, 저녁, 밤의 하루 4단계가 묘사되었다. 계절과 인생, 하루의 4단계는 ‘탄생, 발전, 성숙, 종말’의 4단계를 반복하는 생명의 순환을 상징한다. 



고전 작품에서 찾아보는 순환적 세계관



니콜라 푸생 <봄, 여름, 가을, 겨울>(1660~1664)

▲ 니콜라 푸생 <봄, 여름, 가을, 겨울>(1660~1664) ©WikiArt


프랑스 화가 니콜라 푸생(Nicolas Poussin, 1594~1665)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면, 하루의 4단계가 표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침 햇살이 비치는 초록 수풀이 우거진 <봄>(위 왼쪽 그림)과 한낮 황금빛 밀밭이 펼쳐진 <여름>(위 오른쪽 그림), 해 질 녘 남자들이 포도와 석류를 가져가는 <가을>(아래 왼쪽 그림)과 어두운 배경에서 대홍수가 일어나는 <겨울>(아래 오른쪽 그림)이 보인다. 이러한 시간의 변화는 작품 제목에서처럼 계절의 4단계로도 연결되는데, 각 계절을 상징하는 자연물이 그림에 숨어 있다. <봄>에는 꽃, <여름>에는 이삭, <가을>에는 포도, <겨울>에는 올리브가 그려져 있다. 


또한, 이 순환 구조는 구약성서를 떠올리게 한다. <봄>에서는 아담과 이브가 살던 낙원, <여름>에서는 땅에 떨어진 이삭을 주워갈 수 있도록 청하는 룻과 보아스의 이야기, <가을>에서는 약속의 땅 가나안을 미리 살펴보고 오는 정찰대, <겨울>에서는 대홍수를 통해 믿는 자는 구원을 받고, 그렇지 않은 자는 심판을 받는 장면이 묘사되었다. <봄>의 에덴동산에 그려져야 할 뱀은 <겨울>에 등장하여, 순환적 세계관을 암시한다.



○ 전시 정보

알폰스 무하」전(展)

기간: 2019.10.24~2020.3.1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18 섬유센터빌딩 B1 마이아트 뮤지엄

운영시간: 화~일요일 10:00AM~8:00PM 

평일 도슨트: 화~금(11시, 14시, 16시, 18시), 주말 도슨트: 토~일(11시, 14시, 16시)

문의: 02-567-8878


○ 관련 링크

홈페이지: http://www.myartmuseum.co.kr

오시는 길: http://www.myartmuseum.co.kr/about/location.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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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인문쟁이 5기]


"심리학을 전공한 미술관 도슨트. 미술에 심리학을 접목한 <미술로 보는 심리학>을 강의하고 블로그 <미술 감상 심리학>을 운영하면서, 미술 심리에 관심 있는 분들과 소통하려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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