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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일 있는’ 별관측소

별과꿈 별관측소

인문쟁이 백도영

2019-10-17


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갔을 때, 사촌 언니가 별똥별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던 것이 기억난다. 언니는 밤하늘을 보고 있다가 별이 떨어지는 그 순간,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말해 주었다. 그 말을 듣고 몇 시간 동안이나 목이 빠지도록 별을 보았다. 그 날 별똥별을 보았는지 보지 못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 밤의 풍경은 아직까지 머릿속에 사진처럼 남아있다. 그 기억 때문일까, 나는 가끔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하지만 밝은 도시의 빛 때문에 별은 잘 보이지 않는다.


청소년수련원 별관측소 www.gystar.co.kr

▲ 강원도청소년수련관에 위치한 별 관측소 ⓒ백도영 


이제 밤하늘을 바라봐도 별을 보기는 힘들다. 별은 언제나 하늘에 존재하고 있지만 도시의 인공 빛에 별빛이 가려지고 만다. 그래서 ‘별을 보러 간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 되었다. 특히 별을 잘 볼 수 없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별을 본다는 것은 더욱 특별한 일이다. 강원도 춘천 사농동에는 잊지 못할 별구경 경험을 제공하는 관측소, ‘별과꿈 별관측소’가 있다. ‘별과꿈 별관측소’가 청소년을 위한 관측소이긴 하지만, 청소년만 대상으로 하는 관측소는 아니다.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 성인, 그리고 중장년층과 노년층까지, 별에 관심이 있고 별을 사랑한다면 누구나 환영한다. 



별과꿈 별관측소에서 만난 우주



화려한 색깔의 우주 사진들

▲ 인화된 우주사진 ⓒ백도영


관측소를 찾은 때는 달이 가장 빛을 발하던 저녁 9시였다. 추석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더욱 밝은 달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별을 잘 볼 수 있는 기상 조건이 맞아 떨어지는 날은 50일 미만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이 좋게 일정을 잡을 수 있었다. 별을 보러간다는 특별한 일정 때문에 며칠 동안 관측소에 오는 날만 기다리며 설레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관측소에 도착한다고 바로 별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별이 가장 잘 보이는지, 별자리의 이름이 어떤 것과 관련이 있는지, 먼저 김호섭 소장의 강의를 들었다. 그렇게 별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키우는 시간을 가진 후 관측소로 갈 수 있었다. 


3층에 위치한 별 관측소

▲ 3층에 있는 별 관측소 ⓒ백도영


별 관측소는 강의실 위층에 자리 잡고 있다. 김호섭 소장이 천장을 열면서 웅장한 음악을 틀어주었는데, 순간 마치 우주여행을 하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 


70배 확대한 달 모습

▲ 70배로 확대한 달의 모습 백도영


200배 확대한 달의 모습. 표면의 무늬가 뚜렷하게 보인다.

▲ 200배로 확대한 달의 모습 백도영


망원경으로 가장 먼저 본 것은 달이다. 달은 망원경을 사용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존재감을 내뿜는다. 하지만 70배와 200배로 확대한 달을 보는 것은 그냥 눈으로 달을 보았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 한참 달을 보고 있으니 여러 감정이 들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접했던 문학에서 달은 희망, 혹은 외로움을 뜻하기도 하며 다양한 감정을 상징했다. 그저 밝게 빛나는 달에 수많은 희로애락이 투영된다는 것이 이해가가지 않았지만, 직접 달을 보니 정말 무수한 감정이 마음을 스쳐갔다.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이 다 별인 것 같지만 계절마다 별이 아닌 것이 하늘에 숨어 있어요. 별이 아니지만 우리가 볼 때는 100% 별처럼 보이죠.” 


달을 본 후에는 별처럼 보이는 행성인 토성을 봤다. 300배로 확대해서 바라본 토성은 귀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조그맣게 보였다. 하지만 토성이 달보다 2000배 멀리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토성의 고리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달과 토성을 같은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지구에서 아주 멀리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 같은 위치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각자 멀리 떨어진 다른 곳에 자기만의 빛을 내고 있다는 점이 뭉클했다. 



별을 본다는 것에 대해



우주는 가까이에 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그곳에 우주가 있다. 누군가에게는 검은 도화지로만 느껴질 뿐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을 마주하는 경이로운 문일 것이다. 나는 계절마다 빛나는 별들이 달라지는 것을 보고 위로를 얻는다. 쌀쌀한 바람이 스쳐가는 가을에는 카시오페아와 페가수스가 더욱 반짝인다. 이처럼 계절마다 빛을 발하는 별자리가 달라질 때마다, 나도 언제가 저 별들처럼 빛이 날 것이라는 작은 믿음이 생겨난다. 사람마다 각자의 성격이 다르듯이 각자의 우주 또한 다를 것이다. 자신만의 우주는 어떠한 의미를 던지고 있는지, 주변의 별 관측소에 들러 한번쯤 느껴보면 좋겠다. 





○ 공간 정보

주소 : 강워도 춘천시 사농동 277-1번지 체육관 2,3층

운영 시간 : 관람객이 정함 

요금: 개인-10,000원 가족-5,000원

홈페이지: http://www.gystar.co.kr/sub01.php?html=sub01_02


○ 사진 촬영_백도영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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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권 백도영
인문쟁이 백도영

2019 [인문쟁이 5기]


사회학과 언론학을 공부하는 대학생. 춘천의 매력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있다. 관심있는 키워드는 지역, 문화, 예술, 청년이다. 춘천 청년쌀롱, 아리바우길 걷기, 프로듀스005 등의 문화기획을 하며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 고민한다. 한 발자국 뒤에서 사회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교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려고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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