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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날개를 펼치는 곳 '천연기념물센터’

새 단장을 마친 국내 유일 자연유산 전시관

인문쟁이 양재여

2018-11-08

몇 억 년 전 오늘, 이 땅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우리가 과거로 돌아가 직접 경험할 수는 없다. 하지만 2007년 대전에 설립된 국내 유일의 ‘천연기념물센터’에 가면 유물들을 통해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는 상상력의 열쇠를 쥘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재개관한 천연기념물센터를 찾고 있다.

▲ 많은 사람이 재개관한 천연기념물센터를 찾고 있다.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천연기념물센터는 수개월의 단장을 마치고 지난 9월 다시 그 문을 열었다. 단풍이 관람객을 반기는 가을에 방문한 천연기념물센터에서는 더 풍성한 전시를 위해 시도한 다양한 변화가 눈에 띄었다. 


천연기념물센터의 전시관은 크게 7개의 테마로 천연기념물에 담긴 역사를 꼼꼼히 훑어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우리 마을’을 시작으로 ‘숲속’, ‘습지/들판/강바다’, ‘지질’에 이르는 전시 구역에는 이 땅에서 살아온 다양한 천연기념물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독도’, ‘제주도’, ‘명승/천연보호구역’ 등의 구역에서는 수많은 천연기념물이 현재 서식하고 있는 지역들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한반도 곳곳에서 발견된 화석들의 사진이 전시된 천연기념물센터

▲ 한반도 곳곳에서 발견된 화석들의 사진이 전시된 천연기념물센터

 

다양한 천연기념물 표본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관람객

▲ 다양한 천연기념물 표본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관람객 



천연기념물에 담긴 이 땅의 역사를 찾아서 

 

처음 전시관에 들어서면 거대한 존도리 소나무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006년 고사하여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된 후 천연기념물센터에 전시된 노송이다. 


약 500년 수령의 존도리 소나무

▲ 약 500년 수령의 존도리 소나무


500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낸 만큼, 나무에 얽힌 이야기는 조선 시대 연산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연산군의 갑자사화로 집안이 화를 입어 급히 존도리로 피신해온 정온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그가 중종반정으로 가문이 복권되고 벼슬자리에 오른 뒤 존도리로 돌아와 심은 나무가 존도리 소나무이다. 나무가 살아있던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전시관의 나무에서는 여전히 그 시절의 위엄이 느껴진다. 


존도리 소나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천연기념물의 세상이 펼쳐진다. 나무의 반대편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식물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고, 이후 전시 테마에 따라 숲, 들, 습지, 강, 그리고 바다에 사는 동물의 표본들이 이어진다. 


들, 습지, 강, 바다에 사는 동물들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다.

▲ 들, 습지, 강, 바다에 사는 동물들의 표본이 전시되어 있다.


눈으로만 보던 기존 전시와 달리 박제된 천연기념물을 직접 만져보면서 한층 더 생생한 체험이 가능한 전시 공간도 마련되었다. 


천연기념물을 박제하여 직접 만질 수 있도록 전시한 공간

▲ 천연기념물을 박제하여 직접 만질 수 있도록 전시한 공간 


‘지질’을 테마로 한 전시 공간에 이르면 역사의 시계는 수십억 년 전을 가리킨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화석, 광물, 암석, 동굴 등의 실물지질표본들은 인간이 살기도 전, 이 땅이 거쳐 온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이 표본 중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과 수장고에서만 볼 수 있는 실제 공룡 알 화석도 포함되어 있어, 센터를 찾는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약 25억 년 전의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

▲ 약 25억 년 전의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암석

 

화성 고정리에서 발견된 실제 공룡 알 화석

▲ 화성 고정리에서 발견된 실제 공룡 알 화석 


주인공은 마지막에 등장한다는 말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천연기념물센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매머드 화석표본이다. 1,300여 점에 달하는 시베리아 털매머드의 뼈, 피부조직, 털 등의 자료는 재일교포로 일본 나가노현 고생물학박물관 관장인 박희원의 기증으로 이곳에 자리하게 되었다. 


천연기념물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매머드 화석표본

▲ 천연기념물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매머드 화석표본


또한 매머드 표본의 경우, 증강현실(AR)을 이용하여 이전과는 다른 화석 표본 감상이 가능해졌다. 관람객들은 매머드의 세부 기관과 구성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매머드의 움직임까지 살펴보며 역동적인 전시를 즐길 수 있다.


매머드가 살았던 시대를 증강현실(AR)로 볼 수 있다.

▲ 매머드가 살았던 시대를 증강현실(AR)로 볼 수 있다. 



 우리의 문화유산은 새로운 이야기를 상상하게 할 것이다.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우리의 자연유산은 기록되고 보전되었다. 유구한 역사의 깊이를 가늠케 하는 자연 유산이 있기에 비로소 우리는 과거를 상상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게 우리가 보전한 자연 유산 역시 100년, 200년이 지난 후에는 후손들로 하여금 지금 이 순간을 상상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여행하기 좋은 가을, 이 땅이 담고 있는 역사와 자연의 신비를 깨닫게 하는 천연기념물센터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천연기념물센터

홈페이지 http://www.nhc.go.kr/naturalweb/main/Index.do?mn=KO_01

대전 서구 유등로 927

장소 정보

  • 대전
  •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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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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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석
인문쟁이 양재여
인문쟁이 양재여

2019 [인문쟁이 4기, 5기]


대전의 골목 골목을 거닐고 대전의 잊혀져가는 곳을 기록하고 대전의 축억을 기록하는 대전을 사랑하는 아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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