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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를 통한 인문학적 성찰

수원, 생활 적정랩 be;come <빼꼼>

인문쟁이 서예지

2017-04-14

 


 

철길을 경계로 수원의 서쪽에는 과거 농경지로써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과 농촌진흥청 등 농업과 관련한 연구기관이 많았다. 그로인해 주민 대부분의 생활 경제에 관여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관들이 모두 타 도시로 이전하며 현재 이곳은 다른 동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가 되었다. 도서관이나 문화시설과 같은 제도적 관심도 수원과 동쪽과 북쪽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생활적정랩 <빼꼼> 외부 모습

▲ 생활적정랩 <빼꼼> 외부 모습


서둔동에 위치한 생활 적정랩 <빼꼼>(구 커뮤니티 스튜디오104)은 2년 전부터 수원의 서쪽동네(서둔동, 금호동, 평동)를 연구하고 리서치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임시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주민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바깥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별 기획자들을 묶어내고 공유하며 아카이브 전시, 예술 활동을 하며 문화와 동네를 연계하는 매개자 역할을 했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활동을 위해 함께 모일 지속적인 공간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 지역에 민간단위의 매개공간이 절실하다는 생각도 컸다. 그런 과정 중에 경기문화재단 ‘창생 공간’에 선정되며 수원에서 활동해왔던 임재춘 대표를 포함한 문화기획자 3명이 본격적으로 제작기술 기반의 공동체 활동을 기획하게 된다. 작년 서둔동 주민들과 음식을 매개로한 만남이 되었던 ‘커뮤니티 키친’에 기반을 두며 새롭게 생활 적정랩 <빼꼼>을 오픈했다.


생활적정랩 <빼꼼> 내부 모습1생활적정랩 <빼꼼> 내부 모습2

▲ 생활적정랩 <빼꼼> 내부 모습


❝사람들이 이 공간을 빼꼼 열어봐요. 

새롭게 이름을 정하면서 이곳을 바라보았던 주민들의 시선들, 풍경들이 오버랩 되더라구요.❞


자료집 일부와 서둔동 벌터 문화마을 주민 할머니의 손글씨 달력

▲ 자료집 일부. 서수원을 연구하며 리서치한 다양한 주제의 스토리가 정리되어 있다. / 서둔동 벌터 문화마을 주민 할머니의 손글씨 달력


서둔동, 서쪽의 수원은 제조와 관련된 다양한 인프라들이 많았다. 그 중 그들의 관심은 ‘발효’였다. 술의 필수 재료인 누룩의 균을 직접 배양하고 천연 발효종을 통한 빵을 만든다. 또 발효와 관련된 리서치와 그것이 주민들의 삶에서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 왜 잊혔는지 알아보며 워크숍과 스터디를 진행할 예정이다. 각자 스스로 자기 삶의 조건과 형편에 맞춘 적정한 기술을 터득하며 발효를 습득하는 게 목적이라 한다.


한 달에 한 번씩 해왔던 팝업 가게인 ‘어느 날 가게’을 통해서는 개인의 자작물을 소개하고 직접 팔며 주민들을 공간으로 초대하는 날도 진행한다. 작업을 공유하고 안부를 물으며 주민들과 작가들 타 기획자들과 네트워크를 이어가는 활동이다. 또한 잉여물의 순환을 위한 관심도 두고 있는데, 상권이 죽은 동네의 과일가게에서 시든 과일을 가져와 잼을 만들고 천연발효로 빵을 만드는 빵집의 하루 지난 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나눈다. 안타깝게 버려지는 것들, 냉장고에 적체되어 있는 과잉과 같은 잉여작물에 대한 질문을 공유하는 워크숍도 가진다.


워크숍 모습

▲ 워크숍 모습


<빼꼼>에서 노동과 긴 시간을 들이는 ‘발효’라는 행위, 그 수고로움을 통해 회복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모든 것이 돈으로 대체되는 현대사회에서 빠른 시간에 얻을 수 있는 만족과 촉박한 단위의 삶의 흐름이 아닌 오랜 시간을 통한 어떤 대안적 삶의 질을 생각해보는 또 다른 상징이 아닐까. 많은 정성이 필요한 다양한 미생물의 배합 역시 우리가 문화의 다양성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일 것이다.


공중정원 모습공중식물에 대한 안내

▲ 공중정원 모습


10평 남짓의 1층에서는 소셜 활동과 키친의 중심으로 공간이 구성되어 있고 지하로 통하는 공중정원을 거쳐 내려가면 작은 스터디 공간과 저장고 역할을 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빼꼼>의 공간은 대여도 가능하다. 즉, 공간을 활용하여 주방의 인문학적 탐구와 기능 활용이 필요한 모임에도 안성맞춤이다.



사진= 서예지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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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중정원
서예지
인문쟁이 서예지

[인문쟁이 2기]


서예지는 경기도 판교동에 산다. 즐거웠던 융합예술과 학생으로서의 신분을 마친 후 내가 살고 있는 공간 안에서 또 다른 구성원으로 무엇을 표현을 하고 나타낼수 있는지에 대한 매체나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문門’을 자유롭게 넘나들길 바라며 인문 360도 기자단을 하며 더욱더 인문학이란 무한한 색의 파레트안에서 꾸준히 배워가고 알아가고 경험하고 싶다.jaulosoed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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