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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구생활

전국 팔도 시민 기자단이 보고 들은 인문 현장

시간이 흐르는 골목길

강원 강릉, 명주동

2018.12.11

뉴트로, 오래된 새로움


2019 트렌드 키워드로 ‘뉴트로’라는 단어가 주목받고 있다. 뉴트로란 80~90년대 레트로 감성이 밀레니얼 세대에게 ‘힙’하고 ‘핫’한 것으로 재조명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대표적인 ‘뉴트로’ 현상은 서울 종로의 오래된 골목 익선동이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2018년의 시작을 동계올림픽으로 뜨겁게 달구었던 강릉은 사실 도시 자체가 뉴트로의 감성을 잔뜩 품고 있다. 이곳에는 화려한 관광지가 많지만, 뚜벅이 여행을 하다 보면 색다른 강릉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명주동 안내판ⓒ강태화

▲ 명주동 안내판ⓒ강태화


1919년 명주동 풍경 (출처:강릉시청)

▲ 1919년 명주동 풍경 (출처:강릉시청)


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낙후된 구도심을 중심으로 도시재생 움직임이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2018년 한국관광공사에서 도시재생 공간을 관광 트렌드로 선정할 정도로 도시재생은 뉴트로를 잇는 큰 흐름 중 하나이다.


아날로그 감성이 흐르는 골목



강릉에 도착하면 지리적으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있다. 바로 명주동으로, 지난 천 년간 정치, 문화, 경제 등 강릉시민 삶의 전반에 영향을 끼쳐온 중심지이다. 이 동네를 천천히 걷다 보면 그 유구한 역사의 깊이가 동네 곳곳에 자연스럽게 스며있음을 알 수 있다.


명주동 마을지도 (출처:강릉문화재단)

▲ 명주동 마을지도 (출처:강릉문화재단)


2001년, 강릉시청이 자리를 옮기면서 오랫동안 멈춰 있던 명주동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며 조금씩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다. 과거 강릉 대도호부 관아와 같은 유서 깊은 유적지와 더불어 60~70년대 모습 그대로 멈춰 있는 골목의 모습을 보니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세련되고 멋진 카페거리, 호텔 등이 늘어선 관광지와는 전혀 다른 인상이었다.


명주는 강릉의 옛 이름으로 신라 시대부터 불려온 명칭이다. 그 명칭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만큼 명주동은 과거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 있다.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적산가옥, 옛 토성 터, 오래된 목조주택, 기와집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마치 유적지 같다는 느낌을 주지만, 명주동은 여전히 사람의 온기가 스며있는 일상의 터전이기도 하다.


골목길 한 편에 있는 옛 토성터ⓒ강태화

▲ 골목길 한 편에 있는 옛 토성터ⓒ강태화



켜켜이 쌓인 시간을 산책하다


2016년, 명주동에 강릉문화재단이 자리하면서 자연스럽게 골목골목에 문화예술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시민 연습 공간 ‘명주예술마당’부터, 마을주민들의 삶을 그대로 기록하고 간직한 ‘햇살박물관’, 오래된 교회를 전문 공연장으로 리모델링한 ‘작은공연장 단’, 방앗간의 옛 모습을 그대로 살린 갤러리 카페 ‘봉봉방앗간’, 명주동에 대한 정보와 커피 체험, 북카페까지 겸비한 ‘명주사랑채’ 등 문화 공간이 동네 곳곳에 자리해 있다. 


명주동 골목풍경ⓒ강태화

▲ 명주동 골목풍경ⓒ강태화


방앗간 내부를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

▲ 방앗간 내부를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


특히 명주동에서 눈여겨볼 점은 마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마을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오매불망 골목투어’에서는 명주동 주민들이 골목 해설사로 직접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1960~70년대부터 현재까지 명주동의 살아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하니 명주동의 삶이 곧 예술이고 문화인 셈이다.


명주 사랑채, 오래된 목조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강태화

▲ 명주 사랑채, 오래된 목조주택을 리모델링한 카페ⓒ강태화


명주사랑채에서 내려다 본 명주동 풍경ⓒ강태화

▲ 명주사랑채에서 내려다 본 명주동 풍경ⓒ강태화


명주동에서 낙후되어 있던 동네를 살리려는 건강한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명주동을 돌아보고 나니, 삼청동 골목길이 떠올랐다. 특색 있는 동네의 풍경이 관광지로 주목받은 후, 원주민들이 떠나가고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 되었다는 이야기들이 뒤이어 생각이 난다. 사람들이 살아가던 동네가 이제는 ‘임대 문의’를 써 붙인 건물들이 즐비한 황량한 풍경이 되었다고 한다. 아직 젠트리피케이션을 걱정하기엔 이른 명주동이지만, 이 동네는 천천히 떠오르길, 뜨거워져서 빨리 식기보다는 오랫동안 이 따뜻함과 고즈넉함이 유지되기를 마음 깊이 바라본다.



사진도움 : 강태화


<관련 장소> 

-강릉 명주동골목 :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 2046번길


<관련 정보>

-오매불망 골목투어 

문의 : 강릉문화재단 명주동 문화마을 담당자 / 033-647-6804

장소정보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2046 강릉 명주동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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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인문쟁이 김지영
2017,2018 [인문쟁이 3,4기]


김지영은 강원도 춘천 토박이다. 축제, 커뮤니티 극장, 극단 등에서 공연기획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퍼실리테이터로 활동하며 대안학교에서 예술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지만 빛나는 가치와 오래된 것, 사라져 가는 것들을 사랑한다. 인문학을 통해 삶을 배워나가고 있다. 인문쟁이 활동을 통해 강원도를 더 사랑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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