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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를 따라 걷는 군산 여행

인문쟁이 김슬기

2018-10-18

1898년, 개화를 위해 고종 황제의 칙령으로 개방된 군산항. 그 이면에는 일제강점기 호남 지역의 곡식 약탈 창구로 이용되었던 슬픈 역사가 있다. 현재 군산은 근대의 쓰린 기억을 품은 채 새로운 역사를 써간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의 외관

▲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의 외관


군산의 근대를 엿보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식민지배를 위해 이용되었던 공공기관들 사이에 자리 잡았다. 군산의 근대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이곳은 역사 보존의 장이자 시민들을 위한 학습의 장이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2층의 근대생활관

▲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2층의 근대생활관


1층 해양물류 역사관에서는 일제강점기 이전, 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군산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2층 근대생활관은 잔혹한 식민 지배에도 꿋꿋이 삶을 이어갔던 군산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시절의 상점, 창고, 학교 등을 재현한 모형을 통해 ‘읽는’ 역사가 아닌 ‘체험하는’ 역사를 제공한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2층의 독립운동관

▲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2층의 독립운동관


같은 층에 있는 독립운동관에 들어서면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옛사람들의 생활상을 생생히 느끼는 즐거움이 있는 앞의 전시관과 달리,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차분하고 숙연한 마음이 절로 든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곳: 군산세관


근대역사박물관에서 나와 왼쪽을 보면 붉은 벽돌로 된 작은 건물이 하나 있다. 일제강점기에 세관 업무를 담당하던 옛 군산세관이다. 바로 옆에 현대식으로 새로 지어진 세관이 있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구 군산세관과 현 군산세관

▲ 구 군산세관과 현 군산세관


현재 옛 군산세관은 관세의 역사를 설명하는 호남 관세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제국 수탈의 산물이라는 역사적인 의의를 지니고 있는 이곳은, 벨기에에서 수입한 붉은 벽돌과 목조가 어우러져 건축사적으로도 그 의미가 깊다. 


은행에서 역사를 담는 박물관으로: 군산 근대미술관, 근대건축관 


근대역사박물관의 오른쪽에는 과거 ‘일본 제18 은행 군산지점’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 있다. 현재 근대미술관으로 이용되는 이곳은 옛 군산세관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군산 근대미술관의 외관

▲ 군산 근대미술관의 외관


근대미술관을 지나가다 보면 과거 ‘조선은행 군산지점’이었던 근대건축관이 보인다. 이곳에는 일본 제18 은행의 기록물과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들을 담은 사진이 전시되어 있어, 당시의 건축 양식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근대건축관으로 가는 길

▲ 근대건축관으로 가는 길


군산 근대건축관의 외관

▲ 군산 근대건축관의 외관 


군산 근대건축관 내부의 사진전시실

▲ 군산 근대건축관 내부의 사진전시실

 

아픈 역사에 위로를 건네다: 동국사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동국사는 국내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이다. 이곳은 극심한 수탈에 시달렸던 군산을 위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2012년에는 일제강점기의 잘못을 참회하고 사죄하는 일본 정부의 참사문비가, 2015년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특히, 평화의 소녀상은 군산 시민과 일본인의 성금을 모아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더욱 그 의미가 깊다. 


동국사 대웅전의 외관

▲ 동국사 대웅전의 외관 


동국사의 일본식 종각

▲ 동국사의 일본식 종각


상처와 슬픔이 가득한 근대사를 지녔음에도, 군산은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며 더욱 단단해졌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는 군산이 아닐까.

장소 정보

  •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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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산근대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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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인문쟁이 김슬기

2018 [인문쟁이 4기]


문화자체의 삶을 살고 싶은 대학생. 매일 음악을 듣고, 일주일에 세편의 영화를 보고 한권의 책을 읽는다. 보고 들은 모든 것을 글로 남기는 게 일상.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해서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음반을 구매하지만 일상은 주로 노트북이나 휴대폰과 함께한다. 똑소리 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인문학과 언어 공부를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글을 쓰며 인문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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