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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향한 꿈이 깃든 장터

철원 DMZ 마켓

인문쟁이 김지영

2018-10-16

얼마 전, 한가위를 앞두고 훈훈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민족 대명절을 맞아 북에서 2만 톤의 송이버섯을 보내왔다는 소식이었다. 남북 관계에 따뜻한 바람이 부는 요즘,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희망은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해 보인다. 


철원 노동당사 전경

철원 노동당사 전경 ⓒ강태화


전쟁의 상처가 깃든 철원 노동당사


지난 4월, 11년 만에 이루어진 남북정상회담 환송식에서 경쾌한 새소리와 함께 흘러나온 노래가 있었다. 바로 1994년에 발표된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다. 발표 당시 큰 화제를 모았던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강원도 철원에 자리한 노동당사에서 촬영되었다.


철원 노동당사 내부 ⓒ강태화

철원 노동당사 내부 ⓒ강태화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22호인 노동당사는 철원이 북한에 속하던 1946년, 조선노동당이 지은 러시아식 건물이다. 현재 1층에는 각방 구조가 남아있으나, 2층은 3층이 내려앉는 바람에 허물어져 골조만 겨우 버티고 있다. 관전리 민간인 출입통제선과 100m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2000년 민통선 북상과 함께 철원의 대표 관광지로 알려지게 되었다. 


1940년대 철원읍 일대는 인구가 3만 명에 이를 정도로 큰 시가지였으나 6.25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건물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유일하게 남은 건축물인 노동당사 외벽에는 당시 철원이 치열한 격전지였음을 알려주는 총알과 포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철원 노동당사 외부

철원 노동당사 외부 ⓒ강태화


아픔의 공간에서 평화의 공간으로


하지만 노동당사가 역사의 슬픈 흔적에 머물러 있는 것만은 아니다. 최근 새로운 평화를 향한 움직임이 이곳을 가득 채우고 있다. 


DMZ마켓 전경 ⓒ강태화

DMZ마켓 전경 ⓒ강태화


매주 토요일, 노동당사 광장 앞에서는 지역민들이 꾸려가는 장터가 펼쳐진다. 고석정국민관광지에서 열리던 토요 장터가 ‘DMZ 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새 단장을 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철원 농민들이 직접 기르고 수확한 농산물과 아기자기한 공예품,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 등을 만날 수 있다.


노동당사 앞에 설치된 DMZ마켓 안내 허수아비

노동당사 앞에 설치된 DMZ마켓 안내 허수아비 ⓒ강태화


익살스러운 표정의 허수아비가 반겨주는 DMZ 마켓에 들어서자 다양한 제철 농산물과 지역 먹거리가 눈앞에 펼쳐졌다. 귀촌한 젊은 부부가 직접 키운 파프리카와 어르신들이 지푸라기를 한 땀 한 땀 엮어 만든 바구니, 남매가 채취한 벌꿀까지. 알차게 채워진 가판대를 사이에 두고 철원 주민들과 관광객의 따뜻한 미소가 오갔다. 


지푸라기 공예를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

지푸라기 공예를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 ⓒ강태화


DMZ 마켓 세부모습

DMZ 마켓 세부모습 ⓒ강태화


우리나라 유일한 분단도인 강원도, 그중에서도 38선 이북에 위치한 철원은 굴곡진 한국사를 고스란히 겪어낸 곳이다. 그러나 이날 DMZ 마켓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에는 희망과 정다움이 가득했다. 이들이 있는 한, 아픔을 뒤로하고 평화를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철원의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다.


사진도움 : 강태화


<관련 장소> 

철원 노동당사 :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금강산로 265(관전리 3-2),외 3필지

출처 : 두산백과


<관련 정보>

철원 DMZ 마켓 : 3월~11월 매주 토요일 오전 10:00~17:30

문의 : 철원군 농업지원과 생활자원팀 033-450-5551


<관련 링크>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cwdmzmarket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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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문화유산
김지영
인문쟁이 김지영

2017,2018 [인문쟁이 3,4기]


김지영은 강원도 춘천 토박이다. 축제, 커뮤니티 극장, 극단 등에서 공연기획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퍼실리테이터로 활동하며 대안학교에서 예술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작지만 빛나는 가치와 오래된 것, 사라져 가는 것들을 사랑한다. 인문학을 통해 삶을 배워나가고 있다. 인문쟁이 활동을 통해 강원도를 더 사랑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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