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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과 예술의 특별한 만남

대전비엔날레 2018 <바이오> 전

인문쟁이 양재여

2018-09-18

2007년부터 격년으로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전시를 선보여 온 예술 프로젝트 ‘대전비엔날레’가 7월 17일부터 10월 24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진행된다. 올해의 주제는 ‘바이오’로, 생명공학기술에 예술적 상상력을 결합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다룬다. 


대전시립미술관

▲ 대전시립미술관


 

 제1관 <바이오 미디어> - 보이지 않는 것들 속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다

 

전시작 <스트레인져 비젼스>는 담배꽁초나 머리카락 등에서 수집한 DNA로 사람의 얼굴을 추적해 만든 작품이다. 작가 헤더 듀이 해그보그는 DNA 분석기를 이용해 인종이나 눈의 색깔, 얼굴형과 같은 특징들을 추출한 후, 3D프린터로 DNA 소유자의 모습을 구현해 냈다. 전시장 위쪽에서 관람객을 내려다보는 얼굴들은 언제든 손쉽게 생물학적 감시망이 생성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 

 

헤더 듀이 해그보그 - 스트레인져 비젼스, 2012~2013

▲ 헤더 듀이 해그보그 - 스트레인져 비젼스, 2012~2013


바이오 아트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수잔 앵커는 <배양접시 속 바니타스>를 통해 17세기 회화 양식인 ‘바니타스’를 21세기 버전으로 재해석했다. 그녀의 또 다른 작품인 <원격감지>는 사진을 3D조각으로 재현해낸 작품으로, 원본 사진과 3D 조각을 비교해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수잔 앵커 -배양접시 속 바니타스, 2013~2018

 

수잔 앵커 - 원격감지, 2013~2018

▲ 수잔 앵커 -배양접시 속 바니타스, 2013~2018 / 원격감지, 2013~2018


불교에서 우주의 진리와 종교적 깨달음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그림을 ‘만다라’라고 한다. 페이밍 린은 대전의 흙에서 채취한 곰팡이를 배양해 <우주의 만화경>이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형태의 만다라를 창조했다. 곰팡이가 번식하며 자연적으로 생긴 문양들이 모여 하나의 우주를 완성한다.  

 

페이밍 린- 우주의 만화경, 2016

▲ 페이밍 린- 우주의 만화경, 2016


 

제2관 <디지털 생물학> - 생명의 의미를 확장하다


Artificial Nature의 <중첩 속으로>는 VR을 통해 인공 자연을 체험하는 형식의 작품이다. 가상의 자연환경에서 인간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제한하고, 유사 생명에게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자율성을 주어 새로운 생태계를 구현했다. 


Artificial Nature(지하루 & 그라함 웨이크필드) - 중첩 속으로, 2017~2018

 

Artificial Nature(지하루 & 그라함 웨이크필드) - 중첩 속으로, 2017~2018

▲ Artificial Nature(지하루 & 그라함 웨이크필드) - 중첩 속으로, 2017~2018


이번 전시에서 가장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끄는 것은 필립 비즐리의 <빛나는 토양>이다. 작품 안에 센서가 내장되어 있어 관람객이 손을 대면 꽃이 피어나거나 불이 켜지는 등의 반응을 한다. 딱딱하고 경직된 건축이 아닌 인간과 함께 호흡하는 유기적인 건축을 추구하는 작가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필립 비즐리 - 빛나는 토양, 2012

▲ 필립 비즐리 - 빛나는 토양, 2012


최우람 작가는 각종 기계 부품으로 독특한 외형의 유기체들을 만들고 ‘기계 생명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중 하나인 <쿠스토스 카붐>은 ‘구멍의 수호자’라는 의미로, 먹이를 구하기 위해 얼음에 구멍을 내는 남극의 바다표범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금속과 모터 등으로 이루어진 기계 생명체가 마치 살아있는 듯 숨 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최우람 - 쿠스토스 카붐, 2011

▲ 최우람 - 쿠스토스 카붐, 2011

 


제3관 <불로장생의 꿈> - 영원한 삶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그리다


루이 필립 데메르의 <블라인드 로봇>은 시각장애인의 손짓을 로봇으로 재현한 체험형 작품이다. 팔 끝에 손이 달린 형태의 이 로봇은 의자에 앉은 관람객의 얼굴과 몸을 어루만져 인식한다. 인간적인 움직임과 금속의 차가운 재질이 만나 익숙한 듯 낯선 느낌을 준다. 


루이 필립 데메르 - 블라인드 로봇, 2012

루이 필립 데메르 - 블라인드 로봇, 2012


행위예술가 스텔락은 기계와 자신의 신체를 결합한 퍼포먼스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로봇팔을 연결해 몸을 확장하거나, 헤드셋과 고글을 이용해 멀리 떨어진 두 지역을 동시에 체험하는 등 인간이 가진 신체의 한계를 뛰어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스텔락 - 확장된 팔, 2000 / 재연결, 재혼합 2016 / 스틱맨, 2017

▲ 스텔락 - 확장된 팔, 2000 / 재연결, 재혼합 2016 / 스틱맨, 2017


 

제4,5관 <인류세의 인간들> - 인간이 초래한 환경문제를 마주하다 

 

<과잉의 에코시스템>은 한반도의 6배에 달하는 태평양의 쓰레기 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가 피냐 욜다스는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소화할 수 있는 기관을 가진 생명체를 창조해냈다. 


피냐 욜다스 - 과잉의 에코시스템, 2013 ~2018

▲ 피냐 욜다스 - 과잉의 에코시스템, 2013 ~2018


<바이오> 전은 예술의 소재로 여겨지지 않던 생명공학을 작품 속에 녹여냄으로써 과학기술을 대중에게 가깝게 소개하는 동시에 생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낯설게만 느껴지던 생명공학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작품의 일부가 되어 보기도 하며 생태계 속에서 인간이 마땅히 가져야 할 책임감을 되새길 수 있었다. 


대전 비엔날레 전시장 입구

▲ 대전 비엔날레 전시장 입구


대전시립미술관 외에도 DMA 아트센터, 대전창작센터, 한국화학연구원 등 대전 곳곳에서 ‘바이오’를 주제로 한 다양한 전시를 만나볼 수 있으니 가까운 곳에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장소 정보

  • 대전
  • 대전비엔날레
  • 바이오
  • 생명과학
  • 예술
인문쟁이 양재여
인문쟁이 양재여

2019 [인문쟁이 4기, 5기]


대전의 골목 골목을 거닐고 대전의 잊혀져가는 곳을 기록하고 대전의 축억을 기록하는 대전을 사랑하는 아주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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