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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과 예술이 어우러지다 : 복합문화공간 '예술지구_p'

공장과 예술이 어우러지다 -복합문화공간 '예술지구_p'

인문쟁이 임소정

2016-09-19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반가운 누군가와 마주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의외의 장소에서의 우연한 만남에 처음에는 내가 잘못 본걸까 머뭇거리지만, 다가가 인사를 나누고 나면 여느 때의 자연스럽고 당연했던 만남보다 더 반갑고 설레서 하루 종일 그 기억이 떠오르고는 한다.

지금 소개할 복합문화공간 ‘예술지구_p’를 마주했을 때의 기분이 꼭 그랬다. 도심과는 다소 떨어진 거리에, 주변은 공장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보고 있으면서도 믿을 수 없어 선뜻 들어서지 못하다가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예술지구_p의 전경

▲ 예술지구_p의 전경 ⓒ임소정


예술의 터로 거듭난 폐공장

 

부산 금정구 금사공단에 자리한 ‘예술지구_p’는 2013년 12월말에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공장들 사이에서 문화예술이라니 뜬금없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옆에 있는 공장과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어져있는 이곳을 보고 있노라면 공장 옆 예술이 별로 이상할 것도 없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의 편견이 무색해진다. 사실 예술지구_p가 공장 사이에 위치하게 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원래 이곳에는 지역 중소기업의 공장이 터를 두고 있었는데, 공장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폐공장이 남게 되었고 이를 기업주가 예술인들을 위해 후원하고자 하여 새롭게 문화예술공간으로 탄생시킨 것이다.


예술지구_p의 건물

▲ 예술지구_p의 건물 ⓒ임소정


예술지구_p는 모두 두 개의 건물로 이루어졌고, 전시장과 공연장, 녹음실, 스튜디오, 출력실, 레지던시룸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공연기획 전방위 예술극장인 ‘금사락’과 사진가 레지던스 및 기획전시를 운영하는 사진 미디어 공간 ‘포톤’, 미술가 레지던스 및 기획전시를 운영하는 ‘창작공간_p’, 중앙대학교 연극영화학과 부산경남지부가 함께 운영하는데,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문화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전시, 공연, 아티스트 레지던시 및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를 관련 예술가들이나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포톤의 출력실포톤의 스튜디오

▲ 포톤의 출력실 / 스튜디오 ⓒ임소정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전시·교육 프로그램

 

예술지구_p를 방문한 것은 8월의 어느 주말. 다소 외진 지역의 문화공간이기에 한적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들어서면서부터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찾은 아이들이 많이 보인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어린이 예술체험 전시·교육프로그램 ‘공장 속 예술놀이터’가 한창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연장인 ‘금사락’을 일시적으로 꾸며 마련한 ‘상상체험 7개의 방’은 그 이름처럼 7개의 각 방마다 빛, 소리, 압박, 구속, 3색 컬러 등의 주제를 두고, 어린이들이 오감의 낯선 체험을 할 수 있게 한 프로그램이다. 알록달록 예쁘게 꾸며진 공간의 모습에 아이들은 물론 함께 온 부모님들도 들뜬 듯하다. 특히 세모난 프리즘을 통해 빨간 방과 빛의 방을 오가는 개구쟁이들의 장난기 어린 얼굴은 프로그램 입장료 이천 원으로 세상 무엇도 부럽지 않은 즐거움을 얻은 것만 같다. 공연장을 빠져나와 마당으로 나오니 야외부스에서는 체험선생님이 진행하는 스핀아트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옹기종기 모인 아이들로 가득하다. 여름의 더위도 잊은 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야외부스를 지나 맞은 편 건물로 들어가 잔뜩 드리워진 색색의 커튼을 걷어내자 제1전시장이 보인다. 제1전시장에 마련된 ‘공장 속 토끼 그리고 수수께끼’ 프로그램은 예쁜 전시물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시물을 직접 만지거나 만들어볼 수도 있어서, 보다 참여적인 전시프로그램이다. 마침 이날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창작극도 공연하고 있었는데, 어린 관객들은 무대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공연에 집중하고 있었다.


‘상상체험 7개의 방’을 체험중인 아이들창작극을 관람하는 관객들

▲ ‘상상체험 7개의 방’을 체험중인 아이들 / 창작극을 관람하는 관객들 ⓒ임소정

 

아이들의 즐거운 웃음으로 가득한 1층과는 달리 고요함이 흐르는 2층의 제2전시장에서는 기획전시 ‘今jigum’이 열리고 있었다. 일본 도쿄스튜디오의 KOMAGOME1-14cas 갤러리와의 교류전으로, KOMAGOME1-14cas 소속의 작가인 김재홍, 이원숙, 무니 스잔, 사와다 마사야, 카네코 미야, 스즈키 모토히코의 작품이 전시되었는데,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작가들이 ‘지금’이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다양한 작품을 구현하고 있어 감상하는 즐거움을 주고 있었다.


기획전시 ‘지금’의 안내문

▲ 기획전시 ‘지금’의 안내문 ⓒ예술지구_p 홈페이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공간

 

예술지구_p의 위치는 공단이라는 장소적 특성에 따라, 공장 근로자가 아닌 외부인들의 접근성이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위치적인 문제에도 불구하고 참여자들의 호응이 높은 프로그램의 운영으로 많은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 어쩌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도심과 공단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아닌 예술과 우리 사이의 심리적 거리일지도 모른다. 예술지구_p가 계속해서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지역 예술의 성장을 가져올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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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소개 자세히보기] 예술지구_P(Art District_p)


*참고문헌

리더스경제신문 2014.06.02. '지원은 하되 간섭 없는' 이상적 문화예술 공간

울산저널 2014.12.03. 폐공장에 꽃 핀 삶의 문화, 부산 금사공단의 ‘예술지구 P'


*공간안내

주소 : 부산광역시 금정구 개좌로 162 (회동동 157-6번지) 예술지구_ p

☎ 070.4322.3113

운영시간 : 10:00-19:00(일요일, 공휴일 휴무)


*관련링크

홈페이지 http://artdp.org/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artdp

 

장소 정보

  • 부산
  • 부산예술지구_P
  • 예술지구_P
  • ArtDistrict_p
  • 복합문화공간
임소정
인문쟁이 임소정

[인문쟁이 2기]


임소정은 경성대, 해운대, 서면 등 부산시내 곳곳을 배경으로 활동한다. 얼마 전 대학을 졸업하고 모처럼 생긴 자유시간을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며 보내고 있다. 무언가를 새롭게 배운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배움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한다. 사람의 성장에 관심이 많은데, 어떤 상황과 생각을 계기로 사람이 성장하는가가 가장 궁금하다. 인문학을 전공하고도 인문학을 아직 모르는 자신을 위해, 또 인문학과 친해지고 싶지만 인문학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sojoung_@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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