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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에 커뮤니티를 담다

공유오피스 ‘0.9M’

인문쟁이 임수진

2019-01-29

옛말에 ‘과유불급’이란 말이 있듯,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정 상태를 유지하는 일은 어렵고도 중요하다. 부산의 공유 오피스 ‘0.9M’는 이처럼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함의 미학을 강조한다. 이들의 이름 역시 관계에 있어 적당한 거리와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여 더욱 가치 있는 관계를 만들어나가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0.9M는 부산의 중심인 서면에 위치한 공유오피스이자 연대문화공간이다. 공유경제가 활발해지면서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공유오피스는 넓은 면적의 공간을 여러 개로 나눠 사무공간이 필요한 입주자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주요 공유 오피스 브랜드마다 형태나 운영 방식은 다르지만, 기존의 공유오피스와 0.9M 간의 가장 큰 차이는 네트워크를 가장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이들이 만들어나가는 네트워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새로운 네트워크가 시작되는 곳, 컨셉 오피스 0.9M의 모습  임수진

▲ 새로운 네트워크가 시작되는 곳, 컨셉 오피스 0.9M의 모습 ⓒ임수진



관계를 시작하는 곳, ‘시공간’


0.9M에는 일반 공유오피스가 제공하는 사무실이나 회의실, 휴식공간과 전혀 다른 공간이 있다. 바로 ‘시공간(始空間)’이다. 일반적인 공유오피스는 입주한 소규모 기업만을 위한 공간으로 여겨지지만, 시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무엇보다 강연을 비롯해 시공간만의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자칫 평범할 수도 있을 라운지를 연대문화공간으로 만들어나가고 있다. 매달 9일, 19일, 29일에 만나 글 쓰는 모임인 ‘9글’, 잠시 휴대폰은 꺼두고 독서에 집중하는 ‘뱅기모드 맥북클럽’, 직장인 스트레스 타파 ‘레알소셜파티’ 등 이곳에서만 열리는 이색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의 관심을 톡톡히 받고 있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쩜구쌀롱에 참가했던 정선영 씨는 “우연히 SNS에서 쩜구쌀롱 포스터를 보았는데 평소 관심 있던 주제라 참여했다.”며 “이야기에서 실제 경험이 묻어나 더 와닿았고, 강연회의 형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인사하고 소통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당시 소감을 들려주었다.

 

평범해 보이는 라운지는 0.9M만의 프로그램으로 무궁무진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0.9M

▲ 평범해 보이는 라운지는 0.9M만의 프로그램으로 무궁무진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0.9M


프로그램 기획을 담당하는 임현석 커뮤니티 매니저는 콘텐츠를 대중과 공유해 나가려는 이유에 대해 “시공간은 관계가 시작되는 곳이라는 의미가 있다. 공유오피스는 비즈니스적인 관계를 기반으로 하지만,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커뮤니티 형성을 통해 모두가 즐기고 함께하는 장을 이룬다면 또 다른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네트워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라며 공간 운영에 대한 자신들의 소신을 밝혔다. 앞으로는 독서 모임, 스터디 그룹 등 커뮤니티 운영자들과 함께 ‘시공간’을 커뮤니티 브랜드로 확대하고, 자신만의 콘텐츠와 운영 능력을 갖춘 이들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후 시공간에서 어떤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펼쳐질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스윙댄스를 테마로 네트워킹하는 ‘레알소셜파티’ 0.9M

▲ 스윙댄스를 테마로 네트워킹하는 ‘레알소셜파티’ ⓒ0.9M

 

오픈토크, 쩜구쌀롱 등을 통해 많은 사람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고 있다. 0.9M

▲ 오픈토크, 쩜구쌀롱 등을 통해 많은 사람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고 있다. ⓒ0.9M



네트워크에서 만들어지는 시너지와 에너지


입주자 사이의 네트워크도 남다르다. 공간의 운영 철학에 걸맞게 너무 가까워 부담스럽지 않고, 너무 멀어 서먹하지 않은 관계를 지향한다. 입주자들은 매달 반상회를 통해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그달의 이슈를 공유하거나 서로 간 협업을 통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특히, 이곳 입주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도시재생 스터디 ‘BM11’은 공간 자원을 발견하는 사례 연구부터 프로젝트 계획까지 참여하며 동아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하는 포럼 개최를 앞두고 있다. 그 외에도 예비창업자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 0.9’는 선도 창업기업 대표와 전문가들과 함께 스터디하며 정부 엑셀레이터 프로그램에 당선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0.9M는 단순히 사무 공간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들이 이곳 안에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함께한다. 혼자 작업하기에는 막막할 수 있는 제안서나 기획안 작성 요령의 노하우 전수와 피드백부터, 일일이 찾기에는 번거롭거나 어려울 수 있는 정부지원과제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지해 입주자들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게시판까지, 공간 곳곳에서 세심한 지원과 배려를 느낄 수 있다. “0.9M와 입주자, 대중 간 상호 소통으로 자연스레 형성된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시너지와 에너지가 상당하다. 앞으로 0.9M만의 색과 브랜드를 단단히 구축하고, 다양한 로컬 콘텐츠를 기반으로 많은 분과 소통하고 네트워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해나가고 싶다.”는 한정우 개발 팀장의 말에서는 미래에 대한 단단한 포부가 느껴졌다.


 한 달에 한 번 이뤄지는 반상회를 통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의 이슈를 공유하고 있다. 0.9M

▲ 한 달에 한 번 이뤄지는 반상회를 통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서로의 이슈를 공유하고 있다. ⓒ0.9M


커뮤니티 매니저가 상주하며, 정부지원과제나 입주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게시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안내한다. 임수진

▲ 커뮤니티 매니저가 상주하며, 정부지원과제나 입주자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게시판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안내한다. ⓒ임수진


공간을 오픈한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최근 참여한 로컬 독립 잡지 ‘날_서면’이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해 개간을 앞두는 등 0.9M는 굵직한 성과와 함께 활발한 네트워크를 형성해가고 있다. 미처 다듬어지지 않았더라도 그 자체로 콘텐츠가 되는 많은 로컬 크리에이터과 함께 앞으로도 0.9M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와 네트워크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는 0.9M. 부산이라는 지역의 가치를 먼저 알아보고, 지역 사람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공간을 만들어나가고자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들의 공간에는 오늘도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하여 곧 개간을 앞둔 로컬 독립잡지 ‘날_서면’ 0.9M

▲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하여 곧 개간을 앞둔 로컬 독립잡지 ‘날_서면’ ⓒ0.9M


우리가 흔히 알던 일의 방식과 일터와는 전혀 다른 곳. 0.9M에서 그동안 만나 보지 못한 특별한 네트워크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품어 본다.


* 0.9M

위치 : 부산 부산진구 전포대로199번길 43, 3층

홈페이지 : http://0point9.co.kr/ 

페이스북 : http://www.facebook.com/0point9meter

장소 정보

  • 코워킹스페이스
  • 컨셉셰어오피스
  • 셰어오피스
  • 0.9M
  • 연대문화공간
  • 공유오피스
  • 시공간
  • 네트워크
임수진
인문쟁이 임수진

2018 [인문쟁이 4기]


멋과 맛을 알고, 사람의 마음을 알아가기를 좋아하는 청춘_! 생각이 많은, 그 무수한 생각들로 오늘도, 그리고 내일의 변화를 시작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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