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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을 향유하는 공간

군산 '마이 페이보릿'

인문쟁이 김슬기

2018-11-29

계기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주 영화를 보는 게 습관이 될 정도로 내 삶에는 영화가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좋아하는 영화의 블루레이를 사 모으거나 영화를 모티프로 하는 다양한 작가의 작품 구입하기를 즐기곤 했다. 영화 아이템을 직접 보고 만지며 마음껏 향유하고 싶은 바람이 있던 와중, 군산에 영화와 관련된, 온갖 좋아하는 것을 모아 판매한다는 ‘마이 페이보릿’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마이 페이보릿'의 외관

▲ '마이 페이보릿'의 외관



영화에 대한 애정이 깃든 공간

 

‘내가 좋아하는 것’ 그리고 ‘내가 선호하는 것’. ‘마이 페이보릿’이라는 이름대로 이곳은 대표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다.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한 공간이니만큼 내부에는 따뜻하고 모든 것을 포용할 것만 같은 훈훈함이 감도는 듯했다. 고전 영화 포스터 디자인의 엽서부터 팬층이 두터운 마블이나 해리포터 관련 상품까지 아우르며, 영화가 자아내는 감성 가득한 공간을 운영하는 신현이 대표를 만났다.


 ‘마이 페이보릿’의 내부

▲  ‘마이 페이보릿’의 내부


Q. ‘마이 페이보릿’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A. ‘마이 페이보릿’은 영화 관련 아이템을 판매하는 시네마 스토어입니다. 영화 관련 도서, 바이닐(LP), 카세트테이프, 엽서, 피규어, 블루레이 등을 판매하면서 작은 카페로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마이 페이보릿’이라는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A. ‘마이 페이보릿(My favorite)’이라는 이름 그대로 제가 좋아하는 영화와 관련된 아이템을 다양하게 판매하는 작은 가게입니다. 대중적인 면은 좀 떨어질지 모르지만, 구색을 갖추기 위한, 혹은 판매만을 위한 제품은 가져오지 않아요. 


‘마이 페이보릿’내 영화 포스터와 엽서

▲ ‘마이 페이보릿’내 영화 포스터와 엽서


Q. 영화 관련 상품만을 판매하는 시네샵이 아직 흔하지 않은데, 이 공간을 열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기본적으로 저 자신이 영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이런저런 아이템을 조금씩 수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언젠가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위한 가게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어요. 사실 영화 관련 아이템을 수집한다는 건, 쓸모를 위한 구매라기 보다는 자기만족을 위한 행동이잖아요. 저처럼 개인의 만족을 위해 소비하는 사람들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요. 취향과 개인의 만족을 공유하는 공간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나아갔고, 특히 그 공간을 제가 주도적으로 만들어나가고 싶었어요.


Q. 여러 지역 중에서 군산에 터를 잡으신 이유가 있나요?

A. 가게를 열고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예요. 다들 의아해했거든요. ‘왜?’ ‘군산에 연고가 있었어?’ 등 갑작스러운 군산행에 주변에서 더 놀라기도 했고요. 저는 군산에 연고도 전혀 없고, 이번이 서울을 떠나 처음으로 지방에서 사는 거예요. 처음 가게를 해야겠다 마음먹고 자리를 알아볼 때, 첫 번째 조건은 ‘무조건 서울은 제외하자’ 였어요. 서울을 떠나는 것 자체가 목표이기도 했죠. 지치기도 했고, 현실적으로 비싼 임대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요. 또 군산이라는 도시 자체가 주는 새로움과 골목골목의 한갓진 느낌이 마음에 들었어요. 평범하지 않은 일본식 가옥의 느낌도 좋아서 오래 고민하지 않고 결정했어요. 


 ‘마이 페이보릿’의 빈티지 텔레비전

▲ ‘마이 페이보릿’의 빈티지 텔레비전 


‘마이 페이보릿’의 영화 카세트테이프

▲ ‘마이 페이보릿’의 영화 카세트테이프


Q.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빈티지 텔레비전도 그렇고 카세트테이프, LP판 등 아날로그가 잘 어울리는 장소인 것 같아요.

A. 이것도 제 취향을 적극 반영한 거예요. 최근 LP와 카세트테이프가 다시 인기를 끌게 된 점도 다소 영향을 주기는 했지만, 무엇보다 소장한다는 느낌을 좀 더 줄 수 있는 음악 포맷을 고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바이닐(LP)을 선택하게 됐어요. 카세트테이프는 한 곳에 모아 놓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조금씩 구하다 보니 아예 별도로 코너를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오픈 전에 열심히 구하러 다녔어요. 디지털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마이 페이보릿’의 성격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방식은 아날로그적이고, 어떠한 질감이 느껴지는 편이 맞는 듯해요.


‘마이 페이보릿’에 있는 플레인 아카이브의 DVD

 ▲ ‘마이 페이보릿’에 있는 플레인 아카이브의 DVD


Q. ‘플레인 아카이브’나 ‘프리즘 오브’처럼 영화 팬들에겐 익숙하지만, 흔하진 않은 아이템도 많아요.

A. 입고한 아이템의 제작사와 작가분들은 제가 기존에 좋아하거나 가게 오픈을 준비하면서 눈여겨봤던 분들이에요. ‘프리즘 오브’의 경우 제가 이전에 준비하던 매거진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콘셉트의 매거진이라 창간호부터 관심이 있었어요. ‘플레인 아카이브’는 이 공간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첫 번째로 입점을 고려했던 곳이고요. 영화를 더 오래 간직하고, 만질 수 있는 무언가로 만들고자 하는 노력, 애정, 장인 정신이 가득한 브랜드이거든요. 


‘마이 페이보릿’에 있는 각종 서적들

 ▲ ‘마이 페이보릿’에 있는 각종 서적들


Q. ‘마이 페이보릿’이 좋아하는 영화를 지속적으로 어떻게 다룰지 기대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천천히, 하지만 차근차근 준비하려 해요. 현재는 다른 브랜드에서 제작한 관련 굿즈를 입점시키거나,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해외 굿즈 상품을 조금씩 소개하거나,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영화 관련 아이템을 한 곳에 모아 놓는 것에 머물고 있어요. 앞으로는 직접 ‘마이 페이보릿’의 브랜드로 영화 관련 굿즈를 정식으로 하나씩 제작하는 게 목표예요. 내년부터는 이런 프로젝트를 하나씩 시작해 볼 계획인데, 본래 ‘마이 페이보릿’ 보다도 먼저 세상에 나올 뻔했던 영화 관련 독립 매거진도 내년엔 꼭 내고 싶어요. 


‘마이 페이보릿’ 내부

▲ ‘마이 페이보릿’ 내부


Q. 마지막은 공식 질문입니다. 인문이란 무엇일까요?

A. 살아갈 때 없어도 되는, 한마디로 그리 필요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있으면 삶을 더 만족스럽게 만드는 나만의 아이템 혹은 능력치 같은 게 아닐까요. 마치 ‘마이 페이보릿’에서 소개하고 있는 많은 영화 아이템들처럼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면

 

한동안 정신없는 현실과 일상에 치이다 보니 습관처럼 보던 영화는 시간 여유가 있을 때로 유보되었고, 어느 순간 영화를 잊고 살았다. 하지만 ‘마이 페이보릿’을 다녀온 후 ‘내가 좋아하는’ 영화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가 아니어도, 그곳에 가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장소 정보>

마이 페이보릿

* 전라북도 군산시 구영1길 38 

* 월요일 휴무

장소 정보

  • 마이페이보릿
  • 군산
  • 전북
  • 독립서점
  • 서점
  • 영화
김슬기
인문쟁이 김슬기

2018 [인문쟁이 4기]


문화자체의 삶을 살고 싶은 대학생. 매일 음악을 듣고, 일주일에 세편의 영화를 보고 한권의 책을 읽는다. 보고 들은 모든 것을 글로 남기는 게 일상. 아날로그 감성을 좋아해서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음반을 구매하지만 일상은 주로 노트북이나 휴대폰과 함께한다. 똑소리 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인문학과 언어 공부를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글을 쓰며 인문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 인문쟁이에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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