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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문화를 만나다.

천안 동남, 아라리오 광장

인문쟁이 정지안

2018-10-23

교통의 요지, 천안에서 문화를 만나다


 천안은 교통의 요지로 꼽히는 지역인 만큼, 기차, 버스, 자가용 등 어떤 방법을 택하든 편하게 천안에 당도할 수 있다. 그중 버스를 타고 오면 천안종합버스터미널에 발을 딛게 된다. 다양한 상업 시설과 공간을 공유하는 이곳은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이 오간다. 


천안터미널 안내 문구 Ⓒ정지안

▲ 천안터미널 안내 문구 Ⓒ정지안


천안터미널 앞 ‘천안 12경’ 안내판 Ⓒ정지안

▲ 천안터미널 앞 ‘천안 12경’ 안내판 Ⓒ정지안


 천안종합버스터미널 근처에는 스쳐 지나가기 어려운 장소들이 많다. 그중 시작점이 아라리오 갤러리다. 1989년 주식회사 아라리오가 천안종합버스터미널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터미널 옆에 조성한 이곳은, 현재 아라리오 조각공원 또는 아라리오 광장이라 불린다. 이곳은 천안시에서 지정한 12경 중 제4경이기도 하다.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입구와 주변 광경 Ⓒ정지안

▲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입구와 주변 광경 Ⓒ정지안


 천안의 중심에 서 있는 조각들아라리오 갤러리는 건물 자체로만 보면 비교적 작다. 터미널과 대형 백화점 옆에, 작은 건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하는 일만은 결코 작지 않다.갤러리는 정기 및 부정기적 전시회를 개최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거점 역할을 한다. 세계적인 조각가들의 작품을 상시 개방하여 모든 사람이 일상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조각공원을 관리한다.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입구의 작품 ‘Hymn’ Ⓒ정지안

▲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입구의 작품 ‘Hymn’ Ⓒ정지안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옥상에 설치된 작품 ‘성공2’ Ⓒ정지안

▲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옥상에 설치된 작품 ‘성공2’ Ⓒ정지안


 우선,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제일 처음 마주하는 작품은, 영국의 유명한 조형물 작가 Hirst의 작품이다. 인체 해부도 같이 생긴 모습이 섬뜩하긴 하지만, 갤러리의 첫인상을 강렬하게 남긴다.또한, 옥상에 설치된 씨 킴(Ci Kim)의 ‘성공 2[Success 2]’ 또한, 눈길을 끈다. 이는 아라리오 갤러리의 주인 김창일 씨의 작품으로, 하늘로 향해 있는 계단을 오르는 남녀의 모습을 담았다. 아마도 무한한 욕망을 따라가는 인간의 모습을 담은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천안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 ‘수백만 마일’ Ⓒ정지안

▲ 천안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 ‘수백만 마일’ Ⓒ정지안 


천안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 ‘수백만 마일’ 일부분 Ⓒ정지안

 ▲ 천안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 ‘수백만 마일’ 일부분 Ⓒ정지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처음 설치한 작품으로 추측되는 작품은 아르망 페르난데스(Arman Fernandez)의 '수백만 마일[머나먼 여정]Millions of Miles[Distant Voyage]'(1989) 이다. 총 999개의 ‘폐 차축’을 이용해서 1989년 3월 21일에 시작하여 1989년 6월 27일까지 총 96일간의 작업 끝에 만들었다. 


 이 작품은 한 단이 10개의 폐 차축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체적으로는 100단인 가로 6m, 세로 6m, 높이 20m의 거대한 작품이다. 상식적으로 1단에 10개에 100단이면 1000개의 폐 차축이 있어야 하나, 이 작품에선 하나를 빼고 999개를 사용했다. 이는 무한한 잠재력을 나타낸 것이다. 


천안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 ‘무식한 소 – 돈키호테’ Ⓒ정지안

 ▲ 천안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 ‘무식한 소 – 돈키호테’ Ⓒ정지안 


천안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 ‘MANIFOLD’ Ⓒ정지안

 ▲ 천안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 ‘MANIFOLD’ Ⓒ정지안 


천안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 ‘Line of Control’ Ⓒ정지안

 ▲ 천안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 ‘Line of Control’ Ⓒ정지안 


 이외에도 한국 작가 성동훈(Seong, Dong Hoon)의 ‘무식한 소 – 돈키호테The Ignorant Bull – Don Quixote’(1996. 8) 작품, 코헤이 나와(Kohei NAWA)의 ‘매니폴드MANIFOLD’(2010-2013) 등의 작품들이 광장을 채우고 있다. 알리미늄, 철 등 각 조형물을 이루고 있는 소재도 다양하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인도 작가 Subodh Gupta의 작품, ‘Line of Control’(2008~2010)로, 접시, 주전자, 작은 쟁반, 밥그릇, 국그릇 등 온통 골동품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의 ‘통제선’을 암시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렇듯 아라리오 갤러리는 해외 예술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다른 미술관에서조차 쉽게 볼 수 없는 거대한 설치 미술 작품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느낄 수 있다. 또한, 실력은 있으나 주목받지 못했던 아시아계의 신진 작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한다. 즉, 작품을 감상할 시민들에게도,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에게도 값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천안은 문화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아라리오 갤러리 건너편 공원의 임종국 선생 조형물 Ⓒ정지안

 ▲ 아라리오 갤러리 건너편 공원의 임종국 선생 조형물 Ⓒ정지안 


 천안에는 아리리오 갤러리 외에도 곳곳에서 문화를 느낄 수 있다. 아라리오 조각공원 건너편, 동네 사람들도 이름을 모르는 동네 공원이 있다. 그곳에서는 친일 문제 연구에 평생을 헌신한 임종국(1929~1989) 선생의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이는 천안 시민 3천 6백여 명의 시민이 성금을 모아 건립한 것으로, 천안 시민들이 얼마나 역사적 인식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영광의 기록만이 역사는 아니다.”라고 쓰여 있는 조형물의 글귀가 계속해서 마음에 남는다. 


천안의 다른 얼굴을 기약하며


 천안터미널은 다른 지역과 천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도농의 경계이기도 하다. 터미널을 기점으로 세련되고 화려한 도시와 정겹고 순박한 농경지가 나뉜다. 또한, 천안은 다수의 대학이 자리하고 있기에, 젊은이들이 이용하는 맛집과 카페가 즐비하다. 이 모든 이야기를 종합하면, 천안의 얼굴은 매우 다양하며 이곳에는 볼거리, 먹거리가 많다는 뜻이다. 이를 모두 담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하게 한다. 누구든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천안으로의 다음 여정을 기대해본다.

장소 정보

  • 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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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쟁이 정지안

2018 [인문쟁이 4기]


정지안은 충남 아산에서 태어나 초중고까지 20여년을 살았고, 10여년 꿈이란 것 때문에 서울 생활을 했다. 그 후로 직장 때문에 충남 당진에서 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직장에서 잘려 놀고 있는데, 여하튼 20여년 살고 있다. 이것저것 별것 없는 일을 하면서 산 세월을 합치니 50은 넘었고, 60도 내일 모레인가보다. 사람들은 언제나 파란하늘을 보며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었는데, 가끔은 하루 종일 하늘마저 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래도 그런 나를 위하는 사람도 역시 나 여야하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살기를 바란다. 좀 느리게 살아 보기를 바란다. 내가 느리게 사는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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