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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의미에 대한 고찰로 탄생한 곳

다문화도서관 '모두'

인문쟁이 이소은

2018-02-01

책을 보고 싶을 때마다 언제든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원하는 책을 쉽게 구하거나 요청할 수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책을 구하는 데 실패해본 적도, 책의 부족함에 대해서 느껴본 적이 없다. 집 근처 도서관은 그렇게 책을 구하고 읽는 가장 편한 공간이라는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최근 도서관의 시설이 점점 더 좋아지면서 이용의 방식이 다양해졌다. 책을 보러 가는 것뿐만 아니라 조용하고 편히 쉴 공간을 찾으러, 잡지를 읽으러, DVD 영상을 보러 가는 등 도서관의 활용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역시 필자처럼 도서관이 익숙하고 편한 공간일까? 사실 한 번도 그들을 위한 책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당연하게도 결혼을 하러 한국에 온 이주민,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우리의 삶의 스타일에 맞춰진 도서관이 결코 익숙하거나 편한 공간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런 다양한 사람들의 이해와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 동대문 이문구에 위치한 ‘모두 다문화 도서관’이다.

 

모두 다문화 도서관

 ▲  모두 다문화 도서관


다문화도서관 모두

 

‘모두’ 다문화도서관(이하 모두)은 2008년에 개관했다. 지금은 파산한 어느 기업의 후원으로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재정문제 등 여러 상황에 의해 2017년 8월 잠시 폐관했지만 모두를 사랑하는 주민들의 지원으로 11월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 모두에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배움을 주고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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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문화 도서관의 다양한 언어로 된 도서들3

 ▲  모두 다문화 도서관의 다양한 언어로 된 도서들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러시아, 중국, 방글라데시, 필리핀, 몽골, 캄보디아, 일본 등 정말 우리가 구하고 접하기 힘든 언어로 된 책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 언어를 공부하려는 아이들이 보기에도, 자국어로 된 책을 보고 싶은 외국인이 보기에도 충분한 소장 책들이 많다.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은 도서관 한 쪽에 있다. 다양한 국적이 아이들이 서로 책을 함께 읽거나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상상된다. 


시민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 시민들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다문화뿐만 아니라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함을 인식시키는 책들도 비치되어 있다. 읽어 보니 실제로 다양성이라는 무엇인가 하는 개념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었다. 나와는 다른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할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흔치 않는 기회이기도 하다. 바로 이런 하나하나의 것들이 사람과 문화를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모두에는 그림책방도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영/유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적합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아용 그림 책방

 ▲  유아용 그림 책방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모두를 위해서

 

우리나라가 이미 다국적 사회가 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여,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서로 가진 문화가 다르지만, 각각의 다름과 차이를 인정함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삶과 가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다변화되고 있는 한국사회가 지닌 또 다른 숙제이기도 하다.


그런 맥락에서 다문화도서관 ‘모두’는 여러 가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필자 역시 한 번도 다문화 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해서 고민해보지 못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된 것은 물론, 다문화 확산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됐기 때문이다.


서로 간의 삶을 이해하고 조금 더 나은 생활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문화의 이해에서부터 시작한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한국의 문화뿐만 아니라 부모님의 나라의 언어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 여러 국가에서 온 나의 동료를 이해하는 것,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생활을 해왔는지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러한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까. 너무 거창하고 복잡한 것을 생각하기에 앞서, 우리는 다문화 도서관 ‘모두’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아주 작은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해의 방식, 존재 자체가 지닌 공간성의 의미 말이다. ‘모두’가 기능하고 있는 것은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 공간 자체가 문화의 시작을 열고, 그 공간에서 사람이 만나고,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는 것, 그것이 지금 다문화도서관 모두가 우리의 삶의 한 구석에서 조용히 발산하고 있는 변화의 시작일 것이다. ‘모두’ 다문화 도서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따뜻한 마음이 더 많이 모이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이소은

 

장소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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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인문쟁이 이소은

2018 [인문쟁이 3기]


이소은은 경기도 군포시에서 살고있다. 대학 4학년에 재학중이다. 새로운 것들을 보고 듣고 찾는 것을 좋아한다. 그 어떤 곳에서도 배우려고 하는 마음가짐으로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인생이란 인문 그 자체라고 생각해서 지원하게 되었으며 인문쟁이를 통해 많은 재미있는 것들을 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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